인터넷타임즈 -internettimes.co.kr-
Search
편집: 7월22일(월) 17:46    

인터넷타임즈 > 뉴스 > 안보
 프린트 하기  한글파일로 저장  메모장으로 저장  워드패드로 저장   
北, 최악의 식량난에도 '자력갱생' 내걸고 버티는 이유는

윤희훈 기자

입력 2019.05.05 06:00 | 수정 2019.05.06 16:45
WFP·FAO, 北 식량 실태 현지 조사 결과 발표…'심각한 식량 안보 위기' 지적
北 배급량 전년 대비 20% 줄어…7월부턴 더 줄어들 수도
北 매체 통해 농업활동 적극 장려…"금보다 쌀"

"1010만명이 식량이 부족한 상태로 긴급한 지원이 필요하다."(10.1 million people are food insecure
and in urgent need of assistance.)

최근 북한을 방문해 식량 사정을 실사(實査)하고 온 유엔 세계식량계획(WFP)과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 3일 '북한의 식량 안보 평가' 보고서에서 이같이 결론 내렸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식량
사정은 인구의 40%에 이르는 1010만명이 굶주림에 내몰린, 최근 10년 사이 최악이란 것이다. WFP와
FAO에 따르면 최근 북한은 1인당 하루 식량 배급량을 380g에서 300g으로 20% 이상 줄였다. 유엔은
오는 7~9월엔 식량 배급량이 더 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북한은 지난 2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자력갱생'을 내걸고 버티기에 들어갔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핵을 포기하게 할 만큼 강력한 효과를 발휘했는지에 대해 의문도 제
기됐다. 대외 수출 급감으로 각종 무역 사업을 벌이는 북한 일부 집권층은 직격탄을 맞았지만 북한 특
유의 폐쇄 경제 특성상 내부 시장의 충격은 더딘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왔다.

그런 와중에 북한은 4일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추정)을 발사하는 군사적 도발
을 감행했다. 북한의 식량 사정은 과연 유엔의 보고처럼 정말 심각한 것일까, 아니면 대량 아사자가 속
출한 1990년대 중후반에도 ‘고난의 행군’을 감행했던 북한이 버틸 만한 수준일까.


◇ 北, '심각한 식량 안보 위기' 직면하나

WFP와 FAO는 북한의 식량난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3월 29일부터 4월 12일까지 실사단을 파견해 북
한의 식량 현황을 조사했다. 실사 결과에 따르면 북한의 올해 식량 생산 예상량은 417만t으로 식량 수
요 576만t에 비해 159만t이 부족했다. 계획된 수입량 20만t과 국제기구가 지원하기로 한 2만t을 감안
해도 136만t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WFP와 FAO가 예측한 북한의 올해 식량 생산량은 2018년 식량 생산량 490만t보다 70만t 이상 적은 양
이다. 지난해 식량 생산량이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내년도 식량 상황은
더욱 나빠질 전망이다.

WFP와 FAO는 이같은 북한의 식량 상황에 대해 '심각한 식량 안보 위기'라고 평가했다. WFP 관계자는
"이번 실사 결과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최근 10년 이내 최악의 수확량을 거뒀다"면서 "가뭄과 폭염,
홍수 등으로 인해 1010만명이 심각한 식량 안보 위기를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심각한 식량 안보 위
기'란 "다음 곡물 수확기까지 이들이 충분한 식량을 공급받을 수 없다는 뜻"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
다.

WFP는 북한의 식량난이 기근 기간인 6월 본격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데이비드 비슬리 WFP 사무총
장은 최근 영국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기근 기간인 오는 6월까지 북한 아동들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는다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북한 전문 매체인 아시아프레스는 지난달 16일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함경북도 및 양강
도 등 농촌 지역에서 지난해 분배받은 식량이 바닥난 '절량(絶糧) 세대'가 속출하고 있다"면서 "초봄부
터 상당한 식량난이 시작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에서는 봄부터 가을 수확기 전까지 식량을 구하기 어려운 '보릿고개'에 들어간다. 보통 6월부터 춘
궁기에 들어가지만 올해는 4월로 평소보다 두 달 가량 앞당겨졌다. 양강도에서는 농민의 7할이 쌀이
떨어져 감자로 연명하는 상태라고 아시아프레스는 전했다.

WFP와 FAO는 북한의 식량난의 원인으로 지난 한해 동안의 폭염과 국지적으로 발생한 홍수를 꼽았다.
올해 초 가뭄도 초기 작황에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도 식량난을 야기한 원인
중 하나라는 분석도 있다. 농작물 재배에 필요한 농기계의 부품과 농기계를 운영할 유류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 "금보다 쌀" "새 땅을 찾아라" 독려 나선 北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3일 '새 땅을 대대적으로 찾아 경지면적을 늘리자'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신문은 사설에서 "새 땅을 많이 찾아내는 것은 우리 당의 일관된 방침"이라며 "당이 제시한 알곡생산
목표를 점령하려면 새 땅을 많이 찾아 부침땅(경작 가능한 땅) 면적을 늘려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새 땅을 더 많이 찾아내 경지면적을 늘리는데 알곡증산의 예비가 있고 인민들의 식량문제, 먹는 문제
해결의 돌파구가 있다"고 했다.

노동신문은 나흘 전인 지난달 29일엔 '쌀로서 당을 받들자'라는 제목의 정론 기사를 냈다. 신문은 정론
에서 "모든 힘을 농사에 총집중, 총동원하는 것은 우리 당의 숭고한 뜻"이라며 "쌀이 금보다 귀하다"고
했다. 신문은 이어 "오늘날 농업전선은 원수들의 발악적 책동으로부터 조국과 인민을 지켜나가는 사회
주의 수호전의 전초선"이라며 "적대세력들의 제재압살책동을 무자비하게 짓부셔버리는 승리의 포성은
농업전선에서부터 우렁차게 울려퍼져야 한다"고 했다. "국가 제일주의 기치를 더 높이 들고 나가기 위
해서도, 사회주의 우리 집을 더욱 억세게 떠받들기 위해서도 결정적으로 쌀이 많아야 한다"고도 했다.
쌀 농사가 자력 갱생의 출발선이라는 것이다.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의 '정론'은 북한 당국의 권위가 실린 글로 북한 주민들이 받아들이는 무게감
은 남다르다. 이날 정론의 분량은 1만자에 이를 정도로 상당한 장문(長文)이었다. 이처럼 북한 매체를
통해 연일 쏟아지는 증산 독려 기사는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태
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는 노동신문 정론 기사에 대해 "모든 힘을 농사에 총집중, 총동원하라고 호
소한 것"이라면서 "북한의 내부 사정이 대단히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정권은 외무성에도 식량난 해소를 과업으로 제시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인 'NK뉴스'는 지
난달 16일 입수한 북한 외무성의 문건을 공개했다. 북한 외무성이 아세안 국가 대사에게 보낸 이 문건
에는 북한의 식량 상황과 함께 '식량 수입 조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부족한 식량을 해외 수입과 원조
로 해결해야 하니, 주변국에 의견을 타전해보라는 것이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러시아를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것도
식량난 해소를 위한 인도적 지원을 요청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 식량난에도 '자력갱생' 내세우는 北, 아직 버틸만 한가

유엔은 북한의 최근 식량난의 일차적인 원인을 가뭄과 폭염, 홍수 등으로 인한 작황 불황을 꼽았다. 하
지만 북한 김정은 정권의 핵·미사일 개발 등 무리한 무력 증강 때문에 스스로 국제사회의 제재와 고립
을 자초한 게 근본적인 원인이란 지적이다. 북 식량난과 인도적 지원 여부에 대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미국의소리(VOA)에 전한 미 국무부 관계자의 지적이 대표적이다.

"북한의 인도적 위기는 북한 정권이 자초한 것이다. 북한은 주민들의 기본적 복지를 제공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WMD 프로그램과 군사 무기를 조달하기 위해 자체 자원을 계속 사용하고 있다."

북한이 내부적으로 식량 증산을 독려하면서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자력갱생'을 내걸고 미국을 상대로
대결 기조를 강조한 것은도 여전히 이런 노선에서 탈피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북한의 무력 도발은 국제사회가 대북 인도적 지원을 하는데 장애물이 될 수밖에 없다. 유엔
WFP와 FAO의 북한 식량난 실태 보고서와 관련해 오는 9일 방한하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대북 인도적 지원을 논의하려 했던 정부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긴 어려운 상황이 됐
다. 북한이 지난 4일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것을 두고도 '미사일 시험을 할 돈
으로 식량 문제부터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북한이 최근 10년 중 최악의 식량난을 맞았음에도 이런 버티기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것은 일상화된
차별적인 식량 배급 정책 때문이란 지적도 나온다. 데일리NK에 따르면 북한 양강도엔 '삼지연 꾸리기'
사업을 위해 각 지방에서 건설 노동자들이 차출돼 노동을 하고 있는데, 노동자들의 출신 지역에 따라
급식 수준이 다르다. 평양에서 차출된 노동자들은 쌀밥 200g을 보장받지만, 다른 지역에서 온 노동자
들은 옥수수밥을, 그것도 200g에 부족한 양을 배급받고 있다.

이와 관련, 제성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북한의 장마당이나 개인 농사를 통해 풍족하진 않지
만 주민들이 굶지 않을 정도의 식량은 확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실제 장마당 같은 시장의 존
재 때문에 북한의 대외 교역이 무너진다고 해도 예전처럼 대량 아사자가 발생하진 않을 것이란 전문가
분석도 적잖다.

그렇다 해도 북한 당국의 차별적인 식량 배급 정책으로 소외된 지방 및 하층민들의 반발은 김정은 정권
으로선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대북 제제로 인한 외부와의 교역 감소로 대외 수출 급감으로 각
종 무역 사업을 벌이는 북한 일부 집권층은 직격탄을 맞았다. 이 두 계층의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하는
순간이, 김정은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북한 식량난에 따른 인도적 지원 문
제를 두고 김정은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섣불리 지원에 나서선 안 된다는 의견도 여전히 만만
치 않은 상황이다.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출처 : 조선닷컴
2019년05월06일 17:54:32초  

2018년 10월25일
[MBN-뉴스와이드]
2018년 6월25일
[MBN-뉴스와이드]'살생부' 등장…한국당 모두 다른 목소리, 무슨 상황?
2018년 2월8일
[MBN-뉴스와이드]
2017년 10월27일
[TV조선-이것이 정치다]
2017년 10월13일
[TV조선-이것이 정치다]




'권력의 완장'을 찬 조국, '심장이 …
깜빡이 작은 배려가 큰 사고 막아줍니…
法,'주총장 불법점거' 현대重 노조·…
휴가철 신용카드 해외 사용 피해 속출.…
美전문가 “‘판문점회동’서 한·미 연…
"한국 없인 IT생태계 타격"… 애플·…
미 전문가 26명 설문조사 "개성공단,…
'만능열쇠' 친일 프레임…불리하면 '딱…
 
   1. 에스퍼 美국방장관 지명자 "한미훈련, 北위협…
   2. 북·미·중·일 꼬이기만 하는 文외교
   3. 대북제재특위 "러시아 은행 세컨더리 보이콧,…
   4. [조선닷컴 사설] 늘어난 일자리 99%가 노인,…
   5. "한국 없인 IT생태계 타격"… 애플·대만기…
   6. 정권이 만든 원치 않는 싸움, 그래도 싸움은…
   7. 이상한 논리가 판을 친다
   8. 황교안, 안보라인 교체 요구…文대통령은 '묵…
   9. 비상경영 나선 이재용…日 수입통제 확대 대비
   10. 누구 멋대로 막말 감별사 노릇을 하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43-1  전화: (02) 784-5798, FAX: (02) 784-2712  발행인·편집인: 양영태   dentimes@chol.com
개인정보보호정책  l  광고안내    Copyright  2005 인터넷타임즈 www.internettimes.co.k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