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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國과 싸워 미세먼지 몰아낸 싱가포르

조선일보 최규민 경제부 차장대우
입력 2019.03.12 03:15
인구 600만명 싱가포르, 45배 印尼와 미세먼지 전쟁
중국 눈치만 보는 한국, 나라다운 자격 있나

최규민 경제부 차장대우

우리가 지금 겪는 미세 먼지의 고통을 비슷하게 경험한 나라가 있다. 동남아시아에 있는 도시국가 싱가포르다. 1990년대 이후 건기(乾期)인 6~9월이 되면 헤이즈(haze)라고 부르는 자욱한 연무(煙霧)가 주기적으로 싱가포르를 덮쳤다. 해가 갈수록 정도가 더 심해져 2013년 9월엔 초미세 먼지 농도가 300㎍/㎥까지 치솟았다. 나라 전체에 마스크가 동나고, 초·중·고등학교에 일제 휴교령이 내렸다. 정부는 노약자들에게 안약, 비타민, 비상식량 등이 담긴 긴급 구호 물자를 제공했다. 검은 재가 섞인 공기에서는 매캐하게 타는 냄새가 났다.

한국의 미세 먼지가 중국에서 왔듯, 싱가포르의 미세 먼지는 남쪽 인도네시아에서 왔다. 팜오일과 펄프를 생산하는 기업들이 대규모 경작지를 개간하기 위해 보르네오와 수마트라섬 열대림에 불을 질렀다. 위성에서도 관측될 만큼 거대한 검은 연기가 섬 곳곳에서 뿜어져 나와 남풍을 타고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태국까지 퍼져 나갔다. 중국에서 퍼져나온 검붉은 미세 먼지가 한반도를 뒤덮은 위성사진과 흡사하다.

그러나 한국과 싱가포르 두 나라의 미세 먼지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크게 달라진다. "미세 먼지의 책임이 중국에 있다"는 말도 제대로 못 꺼내는 한국 정부와 달리 싱가포르 정부는 외교 갈등도 불사하며 인도네시아에 맞섰다. 인도네시아는 면적 1억9000만㎡에 인구 2억7000만명을 거느린 동남아 대국(大國)이다. 싱가포르는 서울과 비슷한 면적에 인구 600만명이 못 되는 작은 나라다. 이런 인도네시아가 싱가포르의 항의를 처음부터 진지하게 받아들였을 리 없다. 2013년 싱가포르 총리가 미세 먼지 해결을 촉구하자 인도네시아 복지부 장관은 "싱가포르가 애처럼 군다. 그만 좀 칭얼대라"고 조롱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굽히지 않았다. 미세 먼지 발생에 책임이 있는 개인이나 기업은 국적을 막론하고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초(超)국경 미세 먼지법'을 2014년 제정해 인도네시아 기업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명백한 내정 간섭이며 우리 국민을 기소하는 것을 용납지 않겠다"고 엄포를 놨다. 싱가포르는 "국경을 넘나드는 대기오염은 주권 문제가 아니다"라며 조사를 강행해 인도네시아 최대 제지 회사를 포함한 다섯 기업을 미세 먼지 주범으로 지목했다. 싱가포르 국민은 대대적인 불매운동으로 이 회사들 제품을 시장에서 몰아냈다.

국제사회의 힘을 빌려 미세 먼지를 해결하려는 노력도 병행했다. 다른 이웃 국가들과 힘을 합쳐 인도네시아를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이 문제를 유엔까지 가져가 2015년 지속개발정상회의 의제로 채택시켰다. 다른 한편으로는 군 병력과 헬기를 인도네시아에 파견해 화재 진압을 돕는 등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외교력과 경제력을 총동원한 싱가포르의 끈질긴 노력은 결국 인도네시아의 변화와 협력을 이끌어냈다. 소방 인력과 장비를 늘리고 방화범에 대한 처벌과 단속을 크게 강화하면서 인도네시아발(發) 미세 먼지는 2016년 이후 크게 줄었다. 최근 3년간 싱가포르 국민은 미세 먼지 없는 여름을 나며 다시 맑은 공기를 마셨다. 인도네시아 장관은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환경 포 럼을 찾아 "과거와 같은 최악의 미세 먼지 위기는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해결이 불가능해 보였던 미세 먼지를 막아낸 싱가포르의 사례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나라 크기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려는 결의 문제라고. 한사코 중국에는 눈감은 채 국내 요인 탓만 하는 우리 정부를 보며 무엇이 나라다운 나라인지 생각한다.


출처 :조선닷컴
2019년03월12일 12:57:06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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