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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 건축' 아이디어? 직원들 앉는 자리만 바꿔도 나오더라

조선일보 허윤희 기자

입력 2019.07.04 03:01 | 수정 2019.07.04 06:41
[크리에이터의 공간] [3] 김찬중
문어 빨판 같은 '플레이스 원', 조개껍데기처럼 휜 리조트… 한국서 가장 핫한 대표 건축가

그의 이름 석 자를 모르는 사람도 그의 작품을 보면 십중팔구 이렇게 반응한다. "아, 이 건물?"

지난해 서울시 건축상 대상을 받은 서울 삼성동 KEB하나은행 '플레이스 원'은 "문어 빨판 같다"는 평을
들으며 화제가 됐고, 서울 한남동 오피스는 가우디 건축을 닮은 외관으로 눈길을 끌었다. 업계에선 요
즘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건축가로 주저 없이 김찬중(50)을 꼽는다. 창고 8개를 붙여놓은 듯한
경남 양산 '미래디자인융합센터', 거대한 조개껍데기처럼 휜 울릉도 '코스모스 리조트', 마곡동 서울식
물원의 오목한 접시 온실도 그가 설계했다. 멈추지 않는 창의력의 비결이 뭘까. 서울 성수동 그의 더시
스템랩 사무실에서 뜻밖의 해답을 보았다.

◇"건물보다 조직을 먼저 디자인한다"

김찬중은 지난해 말 성수동으로 이전하면서 건축사 사무소 최초로 핫데스킹(자율 좌석제)을 도입했다.
직원들은 일주일 단위로 자리를 바꿔 앉는다. 대표부터 막내까지 '자기 책상'이 있는 사람은 없다. "어
느 날 자리에 앉아 일만 하는 직원들 보면서 숨이 턱 막혔어요. 줄곧 한자리에 앉아서 무슨 창의적인 아
이디어가 나올까." 새 사무실을 열면서 제일 돈 들인 게 PC를 가장 성능 좋은 노트북으로 바꾼 것이라
고 했다. 월요일 아침에 앉고 싶은 자리 골라 앉고, 금요일 오후에 자료를 파일에 저장한 뒤 책상을 닦
고 퇴근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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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성수동 우란문화재단 건물. 건축가 김찬중이 설계해 지난해 문을 연 이 건물 6층이 더시스
템랩 사무실이다. 가운데 큰 사진은 공용공간으로 쓰는 라운지. 오른쪽 사진은 업무 공간. 고정 책상 없
이 일주일마다 자리를 골라 앉는다. /사진작가 김용관
"현장에서 일해보니 '학교 시스템'만큼 효율적인 게 없더군요. 방학 있고, 지정 좌석 없이 강의 들을 때
마다 옮겨 다니고, 학기 끝나면 반드시 평가를 하죠." 그래서 도입했다. 더시스템랩엔 1년에 4번 평가제
가 있다. 팀장은 팀원을, 팀원은 팀장을 평가한다. 평가 항목은 세 개. ①마감 엄수 ②크리에이티브 디
자인(창의성) ③조직 혹은 발주처와의 관계(인화)를 A, B, C 세 등급으로 평가한다. 1년 동안 C가 세 번
이면 퇴출(퇴사)이라고 했다. "아직 퇴출된 직원은 없지만 C가 2개인 직원은 긴장하고 있죠(웃음)."

그는 "사람들은 제가 설계한 건물의 파격적 형태만 보고 어떻게 아이디어를 냈냐고 묻지만, 그런 건물
을 만들려면 발주처부터 수많은 사람을 설득해야 한다. 건축 실험의 이면에는 새로운 관계성에 대한 실
험이 계속 있었던 것"이라며 "건물을 디자인하기 전에 조직을 디자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몇 시간 일하는지는 중요치 않아"

이 회사는 이직률이 낮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김찬중은 "고된 일인 만큼 꼭 보상을 해줘야 한다"며 "연
봉도 업계 최고일 거라 자부한다"고 했다. 연월차 20일에 열흘짜리 방학이 두 번 있다. '잘 쉬어야 잘 일
할 수 있다'는 게 지론. 하지만 '양질의 삶'에 대한 기준을 정량적 시간으로만 따지는 데는 불만이다. "주
52시간 근무제? 난 직원들이 몇 시간 일하는지는 관심 없어요. 60시간 일해도 업무 수행을 못 하는 사
람은 시간을 더 들여서라도 해야 하고, 같은 일을 40시간에 끝낼 수 있는 사람은 재주가 좋은 거죠." 그
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란 단어도 싫어한다"며 "음식과 인생, 잠과 인생, 이런 말은 안 하잖나. 그
모든 게 삶인데 분리해서 균형을 맞춘다는 발상이 말이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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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김찬중은 고려대와 하버드대에서 건축학을 공부했다. 2016년 영국 ‘월 페이퍼’가 선정한 ‘세계
의 떠오르는 건축가’ 20인에 포함됐다. 사진은 김찬중이 성수동 라운지에 앉아 스카이프로 분당 사무실
과 회의하는 모습.
건축가 김찬중은 고려대와 하버드대에서 건축학을 공부했다. 2016년 영국 ‘월 페이퍼’가 선정한 ‘세계
의 떠오르는 건축가’ 20인에 포함됐다. 사진은 김찬중이 성수동 라운지에 앉아 스카이프로 분당 사무실
과 회의하는 모습. /박상훈 기자
수퍼마켓 2층 창고를 개조해 만든 분당 사무실도 그대로 운영한다. 직원들은 출퇴근하기 편한 사무실로
가서 일하면 된다. 스카이프로 24시간 연결돼 있어 지점 간 화상회의도 수시로 연다. 그는 "내년부턴 재
택근무도 시도해서 출퇴근이 의미 없어질 것"이라며 "어디에 있든 회사 시스템에 접속하기만 하면 된
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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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조선닷컴
2019년07월04일 11:34:17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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