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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실패 땜질에 총선用 6.7兆 추경, 찬성할 수 없다

문재인 정부가 24일 6조7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확정했지만, 이 시점에서 밀어붙여야 할 당위성과 절박성을 단 한 가지도 발견하기 어렵다. 게다가 빚내서 한다고 하니 더 어이없다. 추경은 문 대통령이 미세먼지 대응을 주문하면서 발동이 걸렸다. 실제로 ‘미세먼지 등 국민 안전’에 2조2000억 원이 편성됐으나 마스크·공기청정기 보급 등 국민건강에 긴급히 쓰일 돈은 기껏 2000억 원이다. 올해 미세먼지와 관련해 책정된 예산 1조9000억 원 중 1조 원 이상이 남아 있다. 추경 예산의 주력은 4조5000억 원을 투입하는 선제적 경기 대응, 민생경제 긴급 지원 명목이고, 그중 3조1000억 원이 소상공인·일자리·지역경제 지원에 쓰인다. 결국 미세먼지나 산불은 핑계일 뿐, 정책 실패를 땜질하면서 내년 총선을 겨냥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최근 경제 동향(그린북)’에서 ‘긍정적 모멘텀’이란 표현을 썼고, 문 대통령도 “경제 흐름이 견실하다”고 했다. 그러나 기재부는 이달 그린북에서 ‘부진한 흐름’이라고 입장을 바꿨다. 돌발 변수가 없는데도 이렇듯 표변한 것은 추경으로 몰아가기 위한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 그게 아니라면, 경제팀이 애초에 경기 흐름을 오독(誤讀)하고 정규 예산을 잘못 짰음을 자인하는 것으로 문책 대상이다. 추경은 문 정부 출범 후 3년 연속이다. 지난해보다 9.5%나 늘린 470조 원 슈퍼예산을 40%도 못 쓴 상황에서 추경부터 들고나오는 재정중독이 도를 넘었다.

2017·2018년 추경은 그나마 초과 세수를 끌어다 썼지만, 이번엔 3조6000억 원의 국채를 발행한다. 2016∼2018년 38.2%를 유지했던 국가채무비율은 올 슈퍼예산을 편성하면서 39.4%로 급등했는데, 추경으로 39.5%로 더 오른다. 다급하게 써야 할 곳이 생겼다면 모르지만, 문 정부의 씀씀이는 이와 거리가 멀다. 지난해 3조8000억 원 추경 편성 후 지금까지 100% 사용한 사업은 절반 정도다. 이번에도 추경 규모부터 정해놓고 돈 쓸 곳을 찾으라고 채근했다고 한다. 이미 예비 타당성조사를 면제하는 지역 사업에 24조 원, 생활 SOC에 48조 원 투입하겠다며 총선 행보를 노골화한 터다. 혈세를 흥청망청 쓰는 추경엔 결코 찬성할 수 없다. 잘못된 정책을 바꾸지 않으면 경제 살리기에 되레 부정적 효과를 내게 된다. 이런 세금 낭비를 저지하는 게 국회 책무다.

출처;문화일보
2019년04월24일 14:12:11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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