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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마 전두환'이 만든 밥솥
이 나라는 헬기 사격 운운하는 사람들보다는 밥솥을 만들고 손톱깎기를 만들어 판 사람들이 일으켜 세운 것이다

태극당(회원)


1970~80년대 부산의 깡통시장에는 일본산 생필품이나 가전제품이 넘쳐났다. 상당수는 밀수로 들어온 것이었다. 당국의 단속은 늘 있었지만 밀수는 근절되지 않았다. 언론은 단속 공무원의 부패와 국민 의식수준 탓을 했지만 근본원인은 경제성장에 비해 우리 생필품의 질이 떨어지는 데 있었다.

일제 전기밥솥이 좋다는 소문은 주로 주부들을 통해 퍼졌고 깡통시장에서 파는 세칭 '코끼리 밥솥'의 가격은 점차 올라갔다. 그런 시기에 부산의 한 주부모임에서 일본에 단체 여행을 갔는데, 오는 길에 각각 밥솥을 몇 개씩 사들었다. 코끼리 밥솥 투성이였던 것. 이 모습을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우리 언론은 개탄조였다.

‘국산품 쓰기운동’까지 있던 시절이니 수사당국은 가만 있질 않았다. 세관을 통해 일본을 다녀온 여행객의 통관목록을 살펴 그 여행을 주선한 여행사 관계자를 구속하고 여행객들로부터는 들여온 제품을 임의제출 형식으로 압수하였다. 이를 언론이 보도했는데 당시 전두환 대통령이 보았다. 전 대통령은 경제수석 비서실에 있는 과학기술 비서관을 호출했다.

“우리 아줌마들이 일본에서 코끼리 밥통을 사온다는데 어찌 생각하노?"
대통령의 의중을 모르는 비서관은 으레 그랬듯 궁금한 점을 묻는다고 생각하고 대답했다.

“몰지각한 여자들의 분별없는 행태라고 봅니다. 심려 거두십시오.”
그러자 전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게 아니야. 일본에 좋은 물건이 많은데 왜 하필 그 무거운 밥통을 사들고 오겠나? 남편과 자식들 밥 잘 지어주려고 그런 거 아이가. 이런 훌륭한 엄마들이 또 어느 나라에 있겠노?”

그러면서 관계부처를 통해 전자제품 기업들로 하여금 코끼리 밥솥 같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밥통 하나 제대로 못 만들어서 엄마들이 남에 나라 밥통을 사도록 하는 못난 나라가 무슨 엄마들을 나무라느냐는 호통과 함께.

세심한 성격답게 전 대통령은 한 달 후 상황점검까지 했다. 얼마 후 주무부처 장관은 속성으로 쓸 만한 밥솥을 만들어낸 가전제품 회사간부들을 데리고 대통령 앞에 섰다. 대통령은 이 밥솥에 대한 품평을 청와대의 밥하는 아줌마에게 맡겼다.

전 대통령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생활필수품을 수입하는 일이 없도록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했다. 그렇게 해서 '생활필수품 100개 품목 품질향상 전략'이 나오게 되었고 라이터, 손톱깎기 등의 생필품 질이 급격히 향상되었다. 이후 외국인 관광객들이 우리 상점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었다. 시장 상인들의 얼굴은 피기 시작했다. 우리 수입물품 시장에서 일본 전자제품을 찾아보기 어렵게 된 지 오래다. 우리 밥솥 수출은 활발하다. 요즘엔 코끼리 밥통이 뭔지 모르는 이들이 더 많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하여 ‘그렇게 노력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고 했다 한다. 부하들에게도 그렇게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고 한다. 그런 면모는 나도 들은 적 있다. 오래 전 친척 동생 하나가 의경 복무를 마치고 찾아왔다. 어디에 있었냐고 물으니 전 대통령의 연희동 사저 경비를 했다고 하였다. 호기심에 전두환 전 대통령을 직접 본 일이 있느냐고 물었는데, 동생은 밥도 함께 먹은 적이 있다고 했다. 동생에 따르면 전 대통령은 이따금 사저 경비 의경들을 모두 집으로 들어오라 하여 불고기를 대접했다고 한다. 식사를 마치고 나면 내복을 돌리면서 격려를 했단다. 동생은 그 불고기가 그렇게 맛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근의 노태우 전 대통령 사저를 경비하는 동기들에게 ‘야, 우리는 불고기 먹었는데 니네는 뭐 있냐’고 으스대곤 했다고 말했다.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실은 계엄령을 내리는 것에 부정적이었다고 한다. 수사기관 말단에서 계엄을 빙자한 개인적 한풀이가 빈번할 것이 뻔한데, 이는 정권에 대한 원망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그랬다는 것이다. 이처럼 그는 바닥 민심을 잘 헤아렸다. 그러니 엄마들이 쓰는 밥솥에까지 신경 썼을 것이다. 그런 대통령이 살인마였을까. 우리 신문 속에서 죽은 김일성과 김정일은 여전히 주석이고 국방위원장이다. 전두환 씨라 적힌 문장 뒤에는 ‘인간이 아니다’는 편향된 전언이 꼭 붙어 있다.

전두환 정권에서 우리 경제가 고도성장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88올림픽 개최 역시 누가 뭐래도 전두환 작품이다. 전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만큼이나 과학기술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무기의 성능에 절대적 영향을 받는 군대를 이끈 경험 때문일 것이다. 특히 전 대통령은 공고 출신이었기에 실생활에 쓰이는 과학기술 부문에 이해가 높았다고 한다. 오명(吳明) 전 체신부 장관을 앞세운 정보통신산업 육성정책은 오늘날 대한민국이 IT강국이 되는 기반이 되었다.

이 나라는 헬기 사격 운운하는 사람들보다는 밥솥을 만들고 손톱깎기를 만들어 판 사람들이 일으켜 세운 것이다. 그 밥솥 밥을 먹은 이들이 ‘살인마 전두환을 단죄하자’고 외치는 것은 인간이 할 짓이 아니다. 김정은이 좋아하는 비상식적인 얘기는 이제 집어치우길 바란다. 전두환의 옛 일들은 자칭 민주화 대통령이 스스로 사면했고 그는 이제 生의 막바지에 와 있다. 대한민국 세력은 전두환의 공과를 냉정히 평가하고 이른바 '광주세력'으로부터 그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 누가 살인마인지 구분도 못하고 사실확인 기능이 마비된 언론의 주장에 따라가선 안 된다. 비겁함을 버리고 정의와 진실에 눈을 떠야 한다.

출처;조갑제닷컴
2019년03월13일 16:17:31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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