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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향해 다시 타오른 고려대 촛불…"불공정에 고개 숙이지 말자"
궂은 날씨 속 100여명 모여 진상규명 요구 모교 및 사회를 향한 성토의 목소리로 가득차

2019-08-31 03:00
최현욱 기자(hnk0720@naver.com)


"공정한 사회를 염원하는 고려대인의 자리가 될 것이다."
"학생들의 정당한 목소리에 침묵으로 일관하지 말아주길."

고려대학교 재학생·졸업생들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딸 입시비리 의혹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다시
한 번 촛불을 들었다. 이들은 30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중앙광장에 서 열린 ‘입시비리 의혹 진상규명 촉
구를 위한 고대인의 함성’ 집회에 참석해 “진상규명 요구하는 목소리에 응답하라”, “함성소리 왜곡하는
진영논리 물러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거센 소나기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100여명
(집회측 추산)의 인원이 모여 목소리를 냈다.

집회를 주최한 고려대 총학생회는 집회 시작 전 “이번 집회는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 공정한 사회를 염
원하는 고대인의 자리가 될 것”이라며 “그동안 논란이 돼온 입시 제도의 문제점들은 이번 사건을 통해
수면 위로 부상했으며, 한국 대학사회의 구성원 모두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공감할 것”이라고 했다. 이
들은 일각에서 제기된 정치적 중립성 논란을 의식한 듯 집회 참가자들에게 고려대 학생증과 재학·졸업
증명서 지참을 요구하기도 했다.

집회는 저녁 6시50분께 총학생회 측의 선언문 낭독과 함께 시작됐다. 총학생회는 “지난주 금요일 500여
명의 학우들이 입시비리에 대한 진상규명을 외쳤지만 아무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다”며 “입학처는 공식
적인 단체가 진상규명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응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그렇다면 지난주
500여 학우들의 함성이 실없는 외침이었단 말인가”라고 규탄했다.

이어 “입시비리에 대한 학교 측의 확실한 해명과 상응한 조치를 기대한다”며 “향후 의혹이 사실로 밝혀
질 경우 조 후보자 딸에 대한 입학 취소 처분 등 올바른 판단으로 공명정대하게 사건을 처리하길 기대
한다”고 덧붙였다.

메모지에 학교에 대한 요구사항 적어 본관 정문에 부착하기도


총학생회의 선언문 낭독이 끝난 후 학생들은 포스트잇 메모지에 학교에 대한 요구사항을 적어 본관 정
문에 부착하고 주변을 일렬로 걸으며 구호를 외쳤다.

학생들이 부착한 메모지에는 “불공정 입학은 미래의 우수한 고려대생이 입학할 기회를 강탈한 것, 반드
시 사필귀정으로 해결돼야 합니다”, “우리는 진실을 원하며,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원한다”, “공정
한 사회를 위해 사실관계를 명백히 밝혀주세요”, “조 후보자 딸의 입학 과정에 비리가 있었다면 입학을
취소시켜 고려대의 정의가 아직 살아있음을 보여달라”는 등의 내용이 적혀있었다.

고려대 재학생 김모 씨(남·16학번)는 얼마 전 군대에서 전역 후 2학기 복학을 준비하던 중 집회에 참석
했다고 밝혔다. 그는 “군복무를 시작하기 전까지 고려대생이라는 것에 큰 자부심을 갖고 생활했는데,
복학하는 시기에 맞춰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벌어지니 오히려 이제 와서는 부끄러운 마음이 든
다”고 말했다.

“유시민, 정의·자유·진리 외치는 목소리에 더러운 정치논리 입혀”




행진을 마치고 시작된 2부 집회는 참석자들의 자유발언으로 구성됐다. 고려대 졸업생 이하람 씨가 자유
발언대 앞에 섰다.

이 씨는 “우리는 지금 이 시간에도 내 꿈을 내 스스로 실현하기 위해 피터지게 공부하고 있다. 조 후보
자의 딸 같은 사람들 노력의 무게와 우리 같은 사람들 노력의 무게는 다른 것인가”라며 “어떻게 우리 나
라에서, 우리 학교에서 이런 불명예스러운 일들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인가”라고 규탄했다.

이어 그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최근 대학가에서 열리고 있는 학생들의 촛불집회를 폄하하는
발언을 한 것을 지적하며 “유 이사장이 김어준의 방송에 나와 감히 우리의 함성을 더러운 정치논리를
입혀 매도했다. 그런 것에 휘둘려야겠느냐”며 “어째서, 무슨 자격으로 무슨 권리가 있어 정의를 짓밟으
려 하는가”라고 외쳤다.

지난해 고려대에 지원했다가 낙방해 재수를 준비하고 있다는 백상우 씨도 자유발언에 나서 눈길을 끌
었다. 백 씨는 “지난해 고려대 사학과에 수시 지원을 했다가 떨어졌지만 나는 내 실패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나의 본분을 알고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할 뿐”이라며 “하지만 우리들의 노력
이 대한민국에서는 부정당했다. 정말로 부끄러운 것은 이 나라의 누군가는 대학 입학 후 학점을 매우
심각하게 받으면서도 장학금을 6번에 걸쳐 1,200만원씩이나 타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을 사범대학교 78학번 출신이라고 밝힌 한 참가자는 집회를 마친 후 “졸업한 지 수십년이 지났지만
후배들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이 자리에 나왔다”며 “이런 부조리함에 용기 있게 목소리를 내는 후배
들이 있어서 다행이다. 후배들이 보다 더 공정하고 정의가 살아 있는 세상에서 살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학가에선 연일 조 후보자 딸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조 후
보자의 딸은 고등학교 시절 2주간의 인턴 활동을 거쳐 의학논문의 제1저자로 등록된 후 이를 바탕으로
고려대 수시 모집에 지원 및 합격해 논란이 됐다. 또한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에서는 1점대의 학점
을 받고도 6학기 연속 장학금을 받아 빈축을 사기도 했다.

총학생회 측 관계자는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예고하며 “학생들의 얘기를 보다 더
듣고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서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발언했다.[데
일리안 = 최현욱 기자]


출처;데일리안
2019년08월31일 10:47:13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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