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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해야 할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그 활동가들의 30년 노력이 할머니들의 80년 고통보다 무거울 것 같지는 않습니다.

진중권(동양대 前 교수) 페이스북

심각한 것은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여성단체에서는 처음
부터 철저히 '진영'의 관점에서 이 문제에 접근했습니다. 여성단체들이 우르르 윤미향과 한 패가 되었고,
그로써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그 문제의 '일부'가 되어버린 거죠. 이 운동의 원로들 이름까지 팔아먹었
으니, 누군가 권위를 가지고 이 사태에 개입할 이도 남아 있지 않게 된 거죠. 문제를 왜 이렇게 처리하는지
이해가 안 되네요.

윤미향 편들고 나선 여성단체들은 '대체 뭐가 문제인지'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배후세력'이니, 토착왜
구니 떠드는 것은, 이들이 이용수 할머니가 던지는 메시지를 수용하는 데에 철저히 실패했다는 것을 뜻하
겠죠. 뭘 알아야 고치기라도 하죠. 이런 상황에서 요구되는 것은 세 가지겠죠. (1) 문제 상황에 대한 인지,
(2) 그에 기초한 새로운 운동의 노선과 방식, (3) 그 개혁을 추진할 주체…지금은 이 세 가지가 다 없는 상
황입니다.

아마 상황이 적당히 수습되고, 시간이 흘러 다들 이 사건을 잊어버릴 때가 되면, 문제는 저절로 해결될
거라고 믿을 겁니다. 그걸 희망하겠죠. 거기서 사라지는 것은 할머니의 목소리. 또 다시 묻혀버리는 거죠.
툭하면 "30년 운동"이 어쩌구 하는데, 그 30년은 할머니들의 역사이지, 자기들이 가로챌 역사가 아니죠. 설
사 그 30년이 온전히 자기들 거라 해도, 그 활동가들의 30년 노력이 할머니들의 80년 고통보다 무거울 것
같지는 않습니다.

사실 할머니가 우리 사회에 아주 어려운 '과제'를 던진 겁니다. 그 윤곽을 그리는 것조차 엄두가 안 나서
포기했을 정도로 복잡하고 섬세한 논의가 요구되는…근데 거기엔 아무도 관심 없어 보이네요.


출처;조갑제닷컴
2020년05월26일 14:59:10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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