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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덕 칼럼]조직을 사랑한 윤석열, 조폭과 뭐가 다른가

김순덕 대기자 입력 2019-07-11 03:00수정 2019-07-11 03:00

온 국민 속인 검찰총장 후보자, 대한민국 법과 질서 세울 수 있나
나라와 국민에 충성해야 할 검찰
집권세력 무서워 수사 못 한다면 5년에 한 번이라도 正義 찾으라

김순덕 대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의 8일 청문회는 ‘조직에 충성하지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그의 명언을 유
감없이 입증했다. 자정 너머 뉴스타파를 통해 공개된 2012년 주간동아 기자와의 인터뷰 녹음파일은 윤
석열의 거짓말만 들통 낸 게 아니었다. 조직에 대한 지나친 충성이 나라와 국민에게는 배신일 수 있음
을 생중계로 보여준 것이다.

여야 의원들이 돌아가며 “재직 중 변호사를 소개한 일이 있느냐”고 물어도 “그런 사실 없다”고 하루 종
일, 일관되게, 전 국민이 보는 앞에서 부인했던 윤석열이다. 명백한 거짓말이고 위증인데도 검찰은 물
론이고 여권에서도 검찰 후배를 보호하는 의리 있는 사나이라며 미담처럼 보는 분위기다. 두 야당과 언
론이 문제 삼아도 문재인 대통령은 임명할 게 뻔한데 괜히 미운털 박히게 반대할 필요 있느냐는 냉소와
무기력이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다.

그럼에도 검찰총장이면 법과 질서를 바로 세우는 국가 최고 법집행기관의 수장이다. 우리나라에서 자
기 직업에 ‘대한민국’을 붙여 “대한민국 검사”라고 자부하는 조직은 검찰이 거의 유일하다. 조폭도 검
사 앞에선 무릎을 꿇고, 2007년 ‘변양균-신정아 사건’의 신정아도 “대한민국 검찰이 그렇게 호락호락
해 보이냐”는 윤석열의 호통에 앉은 채로 오줌을 싸고 말았다고 자서전에 적었다.

그렇게 대단한 검찰이, 다른 고위직도 아닌 검찰총장 후보자가 온 국민을 속였다. 검찰 내에선 장군, 그
것도 주윤발 같은 성향으로 평가된다는 윤석열이 “변호사 선임(選任)되지 않았으니 소개가 아니다”라
고, 주윤발은커녕 남자답지도 못한 변명을 했다. 국회 청문회라는 법과 질서를 우롱했는데도 검찰 조직
을 위한 일이니 문제없다는 윤석열의 ‘조직 이기주의’는 조폭의 충성심과 뭐가 다른가. 청문회 다음 날
“후보자가 나를 보호하려 그랬다”며 나선 ‘아그’들의 의리 역시 완전 삼류 조폭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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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면 윤석열의 불후의 명언도 2013년 국회 국감에서 정갑윤 당시 새누리당 의원이 ‘조폭보다
못한 조직’이라고 질타하던 끝에 나왔다. 그때는 수사팀-법무부의 갈등과 이로 인한 신뢰 추락이 지적
됐는데 이번 녹음파일에선 ‘검찰지상주의자 윤석열’의 편향된 시각이 노출돼 신뢰가 지하로 떨어지게
생겼다.


“분위기를 딱 보니까 아, 대진이(윤대진 현 검찰국장)가 이철규(전 경기지방경찰청장)를 집어넣었다고
얘들(경찰)이 지금 형(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을 건 거구나 하는 생각이 딱 스치더라고. … 내가, 중수
부 연구관 하다가 막 나간 이남석(변호사)이 보고 일단 네가 대진이한테는 얘기하지 말고, 대진이 한참
일하니까, 윤우진 서장 한번 만나봐라….”

경찰의 윤우진 내사를 윤석열은 검찰의 경찰 구속에 대한 보복으로 간주했다는 얘기다. 실제로 검경 수
사권 조정 문제에서 강경파를 대변해온 이철규는 검찰이 마음만 먹으면 무고한 시민 아니라 경찰도 감
방에 보낼 수 있고(그러나 1∼3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윤우진은 검찰 동생 있으면 수뢰 혐의로 해
외 도피했다 잡혀도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될 수 있음을 온몸으로 증명했다.

이렇게 제 식구의 식구까지 감싸는 검찰 조직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검경 수사권 조정이 필요하다는
게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논리다. 윤석열의 과잉 조직 사랑이 검경 수사권 조정의 빌미가 될 판이다.
그리하여 일제강점기 칼 찬 순사 같은 정보경찰들이 국민의 자유까지 탈탈 털게 된다면, 윤석열은 나라
와 국민에 불충한 검찰총장으로 기록될 수도 있다.

과거 정권에선 외압에 항명했던 그가 문재인 정부에선 100대 국정과제 1호 적폐청산 수사에 매진해 초
고속 출세에 성공했다. 검찰 내에선 윤석열의 특수통 조직연(緣)이 공안과 기획라인까지 장악하고는 요
직을 돌아가며 해먹는다는 불만이 부글거린다고 한다. 그러니까 윤석열은 칼을 휘두르지 못하게 하면
못 참지만 망나니처럼 휘두르라는 하명 수사는 외압으로 치지도 않는 천생 칼잡이였던 셈이다.

조직의 특성상, 일단 맛본 권력의 속성상 윤석열이 국민에 충성하는 것은 어려울지 모른다. 체질에 맞
지 않는다면 검찰의 관행대로 집권세력의 비리를 차곡차곡 캐비닛 속에 쟁여 두고 있다 정권 말 사정없
이 칼을 휘두르기 바란다. 정의(正義)가 5년 만에 한 번씩 돌아오더라도 영영 안 오는 것보다는 낫다.
대통령감으로 뜰지 누가 아는가.
 
출처;동아닷컴 사설
2019년07월11일 11:00:43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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