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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잣대, 김의겸 잣대
"김의겸은 굉장히 억울해하겠는데….

조선일보 최승현 정치부 차장

입력 2020.02.04 03:08



작년 9월 문재인 대통령이 각종 불법과 비리 의혹에도 조국 서울대 교수의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행했
을 때, 정치권 일각에서 이런 반응이 나왔다. 김 전 청와대 대변인은 그해 3월 재개발 지역이던 흑석동
상가 건물을 25억7000여만원에 매입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부동산 투기' 의혹이 일자 사퇴했다.
'집을 투기 대상으로 삼지 말라' '빚내서 집 사지 말라'는 정권의 부동산 억제 정책에 정작 '대통령의
입'이 정반대 행보를 하면서 서민을 배신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하지만 조 교수가 법무장관으로 지명된
뒤, 일가 전체가 자녀 입시, 딸 장학금 수수, 사모펀드 투자 등 전방위 불법·비리 의혹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난 상황에서도 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자, 뜬금없이 6개월 전 물러난 김 전 대변인 동정론이 떠
올랐던 것이다. 그런 김 전 대변인이 최근 총선에 출마하겠다며 '읍소' 전략까지 펴다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당의 거듭된 만류에 끝내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대변인이 마지막 순간까지 출마 의지를 드러내며 올린 글에서 조 교수를 '소환'한 대목이 흥미롭
다. "조 장관은 검찰 개혁을 추진하다 검찰의 반발을 샀다"며 "도전을 결심하는 데 조 교수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고난의 가시밭길을 걸어가면서도 의연하게 버텨내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에 파
동이 일었다"고도 했다. 검찰 수사와 광화문을 가득 메운 사퇴 시위 인파 속에서도 조 교수가 법무장관
으로 임기를 수행하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는 모습을 보며 자신의 허물은 반성이 아니라 극복의 대상
으로 여기게 됐다는 취지로 보인다. 사실 더불어민주당이 법적·도덕적 기준을 들이대며 총선 후보자 검
증을 하는 과정에서 제기될 수밖에 없는 근본적 모순(矛盾)이 바로 이 지점에 존재한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검찰에 11개 혐의로 기소된 조 교수의 각종 범죄 의혹에 대해 줄곧 "사실이 아니다"
"검찰의 정치적 수사"라고 해왔다. 국민적 공분 속에 조 교수가 사퇴한 뒤에는 오히려 불법 혐의를 수사
한 윤석열 총장을 겨냥해 '검찰 개혁에 저항하지 말라'며 압박 공세를 높이고 있다. 그래 놓고선 민주당
은 공천을 신청한 후보자들에 대해 검찰의 수사 내용과 기소 여부는 물론 사법 처리까지는 되지 않았던
도덕적·사회적 논란 등을 근거로 적격 후보자 심사 작업을 하고 있다. 정권 전체가 '조국 구하기'에 나섰
을 당시와는 전혀 다른 잣대로 총선 후보자를 선별하는 '부조리극'이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조국보다
법적, 도덕적으로 깨끗한가'를 기준으로 한다면, 공천 심사에서 탈락할 후보자들을 찾기가 어려울 것이
다. 여당 공천이 '코미디'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출처 :조선닷컴
2020년02월04일 17:12:57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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