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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썩는다’며 빚 내서 총선 선심, 나라 거덜내고 있다

청와대의 공식 입장으로 차마 믿기지 않는다. 고민정 대변인은 11일 “곳간에 작물을 쌓아두면 썩어버리기
마련”이라며 “어려울 때 쓰라고 곳간에 재정을 비축해 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 개념에 대한 이해는
있는지, ‘쌀’이 부족해 빌려 쓰는 형편이라는 사실은 아는지조차 의문이다. 무면허 운전자가 고속도로에서
술에 취해 운전하는 것 같다.

더 심각한 문제는, 청와대 대변인만 그런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청와대와 정부, 여당이 하나같이 중앙
부처와 지자체 등에 예산 집행률을 끌어올리라고 다그치고, 돈을 다 쓰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공언
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예산을 전액 집행한다는 각오로 특단의 노력을 해야 한다”며 불용예산이 많
은 경우엔 벌칙을 주겠다는 방침까지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올해 내내 지자체를 찾아다니며 예산
민원을 챙겼다. 그런 사업액이 상반기에만 134조 원에 달했다. 연 2.0%의 성장률 수치를 짜내는 한편, 총
선에서 환심을 사기 위해 나랏돈을 쏟아붓겠다는 자세다.

재정 상황판에는 빨간불이 들어온 지 오래다. 올해 1∼9월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57조 원을 기록했고, 내년
에는 72조1000억 원이 예상된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조세 수입 자체가 줄어드는데 씀씀이는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 채무도 내년에 800조 원, 2023년에는 1000조 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균형재정이라는
단어는 이미 화석화한 지 오래다. 재정지출은 무엇보다 경제 체질 강화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고효율
산업부문에의 자원 배분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한편, 연구개발(R&D) 인프라 구축, 교육·훈련 분야의 집중
지원으로 성장동력을 높여야 한다. 이것이 정부의 존재 이유다. 하지만 현금성 무차별 복지 살포에 취한
정부는 재정의 건전성과 효율성 두 가지를 모두 망쳐 놓고 있다.

정부가 마구잡이 재정 확대로 경기를 진작시킬 수 있다면, 무상복지 살포를 내걸고 씀씀이를 마구 늘려 국
민을 현혹했던 베네수엘라 경제는 벌써 살아났어야 한다. 정부가 정책 실패에서 비롯된 경기침체는 바로
잡지 못하고 재정 확대에만 매달리는 것이야말로 돌팔이 의사의 처방과 뭐가 다른가. 청와대와 정부, 여당
이 힘을 합쳐 대한민국을 거덜내고 있다.

출처;문화일보
2019년11월13일 11:05:42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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