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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두 정상에게 바란다[김형석 칼럼]

김형석 객원논설위원·연세대 명예교수입력 2019-08-02 03:00수정 2019-08-02 08:19

국민 대다수는 양국 동반성장 원해… 인도주의 평등사회 누구도 거역 못 해
역사적 책임은 미래를 위한 건설… 미래 위한 열매 맺어야 과거 해결
후대 번영과 행복 해치는 일 멈춰야



김형석 객원논설위원·연세대 명예교수
현 정부가 출범하고 2년 이상의 세월이 지났다. 그동안 국민과의 약속이 얼마나 지켜졌는지 모르겠다.
안보, 외교, 경제 등 성공적인 업적은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협치와 국민의 대통합을 호
소했다. 그러나 그 약속을 저버린 책임은 현 정부에 있다. 정치계의 협치는 물론 사회 지도층과의 협력
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우리가 남겨주는 결과를 기다려 달라는 자세였다. 적어도 국제 문제에 있어서는
전문가들의 협조를 구했어야 했다.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가.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을 뿐이
다.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한일 간의 경제 분쟁도 그렇다. 국민의 절대다수는 과거 문제에 집착하기보
다는 젊은 세대와 양국의 미래를 위해 동반성장과 협력을 원하고 있다. 한미일의 협력은 동북아의 안보
는 물론 자유시장경제와 세계경제 질서를 위해 비판의 여지가 없이 중요하다. 자유와 인간애의 가치는
자유민주국가의 역사적 사명이다. 앞으로 한 세기쯤 경과하면 러시아와 중국도 같은 대열에 참여하게
되어 있다. 그것이 인류 역사의 건설적인 과제이기 때문이다. 선의의 경쟁과 인도주의에 따르는 평등사
회는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정도이다.

그런데 지금 한국과 일본이 치르고 있는 불행한 사태는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는 정치적 과오
이며 실책이다. 그 책임의 주역은 다분히 일본의 아베 총리와 우리 대통령이다. 양국의 지성인들은 누
구도 원하지 않았고 오늘의 사태가 잘됐다고 생각지 않는다. 물론 그 역사적 뿌리는 100년 전부터 있었
다. 그러나 역사적 책임은 미래를 위한 건설이지 과거 문제의 뿌리를 바로잡는 과제가 아니다. 세월이
지난 후일에 한국과 일본의 역사가들은 두 정상의 판단과 정치적 행보가 옳았다고는 보지 않을 것이다.
양국의 장래와 젊은 세대들의 희망과 행복을 볼모로 삼은 도박을 왜 감행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프랑스와 독일은 수백 년에 걸친 불화와 전쟁의 역사를 남겼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의 결과는 어떠
했는가. 우리는 독일 지도자들의 반성과 과거에 대한 사과와 보상 정신이 프랑스보다 더 훌륭했다고 생
각한다. 기독교 국가에서는 회개하라는 정신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우리가 일본에 대해 원하는 것은
경제적 보상이 아니다. 잘못된 과거를 뉘우치고 서로 협력해 새로운 세계사에 기여하자는 소원이었다.
그 역사적 새 출발의 기회를 역행한 것이 일본의 아베 정권이다. 100년 전의 과거가 중한 것이 아니다.
두 국민과 미래 세대를 위해 이제라도 방향을 바꾸자는 요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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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는 최선의 길을 택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태의 계기를 만든 징용 보상 문제는 누가 어떤
목적으로 제기했는가. 청와대를 대변한다고 볼 수 있는 책임자가 대법원 판결을 반대하는 사람은 친일
파라고 공언하는 것을 보고 국민들의 상식이 더 옳았다는 생각을 했다. 100년 전 친일, 반일을 끄집어
내 범국민적인 항일운동에 동참해 달라는 호소였다면 그런 가치관을 갖고 어떻게 국제무대에서 대한민
국의 위상을 높여갈 수 있는가. 100년간의 원한은 다 해소되어야 미래로 갈 수 있다는 사고는 역사적
교훈이 아니다. 미래를 위한 열매를 맺을 수 있어야 과거가 해결되는 법이다.


오늘의 잘못된 판단과 선택은 두 나라 정상 개인들의 역사관에도 영향이 있는 것 같다. 한 야당 정치인
의 질문에 우리 대통령은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한미일이 밟고 있는 세계사적 과정에서 자유민주주
의가 공산국가로 남아 있는 중국이나 그 과거를 청산하지 못한 러시아의 정치나 역사보다 앞서 있다는
사실을 모르거나 부정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지금은 누구의 잘못이라고 하거나 어느 편의 책임을 물을 때가 아니다. 두 정상과 정부가 세계 역사에
역행하며 후대들이 누릴 수 있는 번영과 행복을 저지하거나 해치는 일을 더 진행시키지 말아야 한다.
두 나라 국민들의 희망과 역사의 정상적인 진로를 가로막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김형석 객원논설위원·연세대 명예교수

출처;동아닷컴
2019년08월02일 12:16:05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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