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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이라도 ‘동맹 외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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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논설위원

트럼프가 黃대표 만나줄 건가
불문율 깨는 백악관 결정 주목
야당의 동맹 중시 원칙 밝혀야

김정은 ‘文 모욕’ 발언에 침묵
文정권 외교·안보 궤도 벗어나
한국당, 北과 접촉 기피 말아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다음 달 미국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 황 대표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면담
도 추진한다고 한다.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미 대통령이 우방국 야당 대표를 만나주기 시작하면 정치
적 논란은 차치하더라도, 밀려드는 면담 요청을 일일이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될 것이다. 그런
만큼 만약 성사되면 국내 정치적으로 ‘사건’이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중국의 강력한 반대
에도 불구하고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백악관 등에서 네 차례나 만난 전례가 있다. 트
럼프 대통령도 당선자 시절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총통과 통화를 했다. 미·중·대만 3자 관계에서 수십
년 이어온 외교 관행을 깬 트럼프가 한·미 관계의 불문율을 깬다고 해도 크게 놀랄 일은 아니다. 문재인
정권은 달가워하지 않겠지만, 판단은 백악관의 몫이다.

따라서 황 대표의 방미와 트럼프 대통령 면담 성사 여부에 정치권과 외교가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
하다. 야당이 우물 안 개구리식 정쟁에서 벗어나 정당 외교를 한다고 응원하는 차원이 아니다. 문재인
정권의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바로미터도 되기 때문이다. 굳건한 한·미 동맹, 북한 핵 불용(不用), 한·
미·일 협력, 중국·러시아와의 협력 강화라는 우리 정부의 기본적인 외교·안보 노선이 지난 2년간 흔들
렸다. 그 대신 무조건 북한, 더 정확히 말하면 김정은 정권 우선 정책이 문 정부의 핵심 대외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심각한 일탈이다.

국민 앞에 문재인 정부는 답해야 한다. 김정은이 핵을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진심으로 북한 핵
무기 폐기를 원하는가. 주한미군이 계속 한국에 주둔하길 바라는가. 북한이 도발하면 전쟁할 각오로 대
응할 것인가. 모든 통일은 옳은가. 문 정부의 입장은 이미 일부 나와 있다. 지난 12일 문 대통령은 전날
김정은의 모욕적인 ‘오지랖’ ‘제정신’ ‘사대주의’ 발언을 듣고도 “높이 평가하고, 환영한다”고 했다. 김
정은이 말하지도 않은 비핵화 의지를 호평했다. 딴 세상에 사는 것 같다. 문 대통령만이 아니다. 이 정
부의 국무위원 19명, 여당 의원 128명 가운데 단 한 사람도 김정은의 모욕을 반박하거나 비판하지 않
았다. 이건 정상적인 나라가 아니다.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지적한 ‘관제 민족주의’만으로는 설명
할 수 없는 심각한 무언가가 이 정권에 내재돼 있다.

현재 문 정부를 제도적으로, 정치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존재는 제1 야당밖에 없다. 황 대표가 트럼프
를 만난다면 복잡한 얘기를 할 필요가 없다. 한국인의 다수는 민족보다 동맹을 중시한다고 말하면 된
다. 트럼프도 그 의미를 잘 이해할 것이다. 트럼프를 만나지 못해도 마찬가지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 등 의회 및 정당 지도자, 정부·싱크탱크·언론 관계자 등 누굴 만나도 똑같은 메
시지를 명확하고, 일관되게 전달해야 한다. 다만, 미국 당국자 앞에서 대놓고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는
것은 비애국적이고, 또 외교적으로 매우 촌스러운 일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한국당은 나경원 원내대표가 말한 대로 북한과도 대면할 필요가 있다. 북 정권은 문재인 정부를 함부로
대한다. 무례한 행동도 당연한 듯 받아들이고, 못 도와줘서 안달인 문 정부를 우습게 보는 것 같다. 한
국 전체가 그렇지는 않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북한도 한국당과의 대면을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4·27 판문점 정상회담 이후 만찬에서 북한 관계자들이 왜 홍준표 대표를 찾았겠는가. 북한도 남측의
보수 세력이 반대하면 남북관계 개선이 어렵다는 것을 잘 안다. 7·4 남북 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등
도 보수 정권에서 이뤄졌다. 그걸 진보 쪽에 빼앗기면서 보수의 대외정책이 왜소화됐다. 한국당과 북한
노동당 접촉이 이뤄지면 양측이 얼굴을 붉힐 것이다. 그러나 대좌 자체가 긴장을 획기적으로 완화하고,
북 정권이 한국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문 정부가 정보를 독점하며 일방적으로 대북 정
책을 끌고 가는 것을 견제하는 효과도 있다.

한국당은 미·북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 정당과의 외교도 강화해야 한다. 외교·안보
는 기본적으로 정부 몫이다. 야당도 어지간하면 초당적으로 도와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문 정
부에만 맡겨두기에는 너무나 중요하고 불안하다. 미국은 물론 일본 생각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출처;문화일보
2019년04월19일 14:42:07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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