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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民意 왜곡의 자책골

김상협 사회부장 국가정책 수행을 위한 기초데이터를 만들 때 최소한 과학과 통계의 오류가 있어서는 안 된다. 국민의 뜻을 묻는 여론조사 방법은 최대한 객관적이어야 한다. 객관성·공정성 확보와 함께 중요하게 평가되는 정책학의 기본가치는 ‘사람 중심’이다. 이는 기본이다.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고 정책이 낳을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의 환경정책에서는 오류의 배척은커녕 첫 단계부터 조작과 왜곡이 의심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4대강 보(洑) 철거 결정 과정이 이렇다. 5일 현재까지 후폭풍이 이어지는 이유다.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기획위원회는 ‘2·22 발표’를 통해 전국 16개 보 중 우선 금강과 영산강 보 5개 중 3개를 철거하고, 2개는 상시개방하겠다고 밝혔다. 과학을 빙자한 초보적 마술로, 복잡한 숫자놀음을 통한 최면술로 국가 기간시설의 존폐를 결정하려는 의도인지 안타깝기 그지없다. 과학적 분석·여론조사의 경우 방법론이 결과를 좌우한다. 이후 해석을 거쳐 최종 결단이 이뤄지기까지 이른바 정무적 판단이라고 불리는 정치가 개입되기 마련이다. 국정철학에 따라 휘둘린다는 의미다. 그러잖아도 100% 정확한 결과를 도출하는 방법은 없는 셈인데 최소한 지켜야 할 원칙마저 무시되면 왜곡의 증폭이 불가피하다. 외국에서 최소 10년 이상 축적된 자료를 갖고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이유다. 사망선고를 받았던 영국 템스강 살리기 작업이 그랬다. 환경부는 불과 6개월∼1년 치 자료만으로 후다닥 해치웠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0년, 100년 집권을 공언한 대로 충분한 시간을 갖고 한 치의 오류 없이 결정하면 될 일을 왜 이렇게 서두르는지 의문이다. 비교방법론에서도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통계를 악용하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비판했다. 더구나 2009년, 2012년 같은 환경부 관료들이 만들었던 자료·보고서에는 이번 발표와 정반대의 논리들이 수없이 나열돼 있다. 현장에서는 “6년간 7급수가 3급수가 됐다”는 주민들의 증언이 잇따랐다. 이번 여론조사는 해석상의 오류도 심각하다. 원자력발전, 대학입시 공론화위원회조차도 예상외의 결과에 질타를 감수하면서까지 있는 그대로 발표했다. 찬반이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일 경우 한쪽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점을 알고 최소한의 양심은 지켰다. 이와 달리 4대강 평가위는 국민을 유치원생 취급했다. 4개 보는 찬반여론이 팽팽했다. 공주보의 경우 오히려 필요 의견이 우세했다. 주요 정책대상자인 농업·임업·어업 종사자의 절반 이상이 보 필요론에 호응했다. 정부는 이런 상세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쯤 되면 소극적인 감추기를 넘어 정책 여론조작·민의왜곡의 비난을 피할 길이 없다.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는 이유다. 5개 보 해체에 들어가는 1667억 원의 돈보다 더 큰 문제는 현 정권의 속마음에 자리 잡은 적폐청산 조급증이다. 과거 정권에서 시행됐다는 이유로 모든 정책을 적폐로 규정, 해체함으로써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정치적 계산뿐이다. 옳고 그름의 논란이 이토록 심하다면 적폐를 바로잡는 일 또한 허점 없이 공정하게 이뤄져야 공감을 얻지 않을까. 정치적 의도로 분열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 출처;문화일보
2019년03월06일 11:33:18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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