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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가축 살처분을 농민들이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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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걸리는 게 로또복권 당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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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환 편집인
조선닷컴은 구제역 확산에 따른 농민들의 희비를 하나 소개했다. 이번 구제역 시태로 앞으로 구제역 청정지역(지금까지는 전라도)의 소들을 비싼 값으로 몇년 동안 팔릴 것이고, 이번에 구제역으로 자신들의 가축들이 살처분당한 농가들도 덤뿍 보상을 받아서 은근히 반기는 현상까지 벌어지는 것 같다. 조선닷컴은 "사료비에, 방역비도 꼬박꼬박 쓰면서 구제역으로부터 열심히 소를 지키는 농가보다도 소를 살(殺)처분한 농가가 오히려 이득을 보는 상황이라 허탈합니다"라는 강원도 철원에 한 축산농민의 하소연을 소개하면서, 구제역 보상이 '로또복권'이라도 되는 듯한 현실을 전했다. 구제역으로 자기 가축들을 살처분하는 축산농민들의 심정도 보살펴야 하지만, 구제역을 막아낸 축신농민들의 심정도 헤아려야 할 것이다.
앞으로 내려가는 소값을 가정하면, 구제역으로 살처분한 소들이 충분한 보상을 통해서 축산농가에 더 이득을 안길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예를 들면, 철원에서 한우 300마리를 기르는 한 축산 농민은 지난 12일 춘천의 음식점에서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만나 "한우 50마리를 키우는 두 농가 중 한 농가는 지난 1월 11일에 구제역이 발생해 살처분시켰고, 다른 한 농가는 방역을 철저히 해 구제역을 잘 막아냈습니다"고 주장한 뒤에 구제역을 잘 막아낸 농민들이 구제역에 당한 농민들보다 더 손해를 본 이야기를 늘어놓았다고 조선닷컴이 전했다. 구제역으로 가축들이 죽어도 축산농가에게는 국민의 혈세로 충분히 보상해주기 때문에, 오히려 구제역 살처분 당한 가축들을 가진 농민들이 더 유리하다는 내용의 주장이다.
그 철원 축산농민은 "(구제역으로) 살처분한 농가는 다 큰 한우 한 마리당 1월 10일 기준 가격으로 580만2000원을 보상받습니다. 여기에 생계안정자금 1400만원도 추가로 지원받습니다. 살처분으로 총 3억410만원의 보상을 받는 것입니다. 6개월 후에는 새로 소를 들이기 위해 연 3%의 낮은 금리로 융자도 받을 수 있습니다"라며 "반면 구제역으로부터 소를 잘 지킨 농가가 지난 2월 11일 한우를 팔 경우 마리당 524만9000원을 받아 총 2억6245만원을 손에 쥐게 됩니다. 한 달간 소 50마리의 사료비(2009년 기준)로 439만원이 들었고, 그 밖에 방역비와 분뇨처리비도 나갔습니다. 구제역을 열심히 막고는 오히려 4600만원가량의 손해를 보는 것입니다"라는 푸념을 늘어놓았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 유정복 장관은 "그래도 구제역을 막는 게 축산 경영을 계속 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이익이 될 것"이라고 그 농민을 달랬습니다만 이날 밤 기자들에게는 "소값이 떨어지는 바람에 구제역을 막아내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인정했다고 조선닷컴은 전했다. 조선닷컴은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구제역에도 불구하고 소값이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구제역이 발생하기 전 한우 농가에서는 한육우 사육이 급격히 늘어나 소고기 가격 폭락을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국의 한육우 사육 두수는 292만 마리로 5년 전인 2005년(182만 마리)보다 110만 마리 늘었습니다"라며 소값의 폭락을 염두에 두면 구제역에 당한 가축농가가 더 이익을 본다고 분석했다.
조선닷컴은 구제역 발생 농가에 대한 일명 '묻지 마 보상'정책을 문제삼았다. 조선닷컴은 "현재의 보상정책에 따르면 구제역이 발생해도 곧바로 신고하고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소독한 기록만 있으면 시가대로 보상을 해줍니다. 하지만 이 정도만으로는 구제역 방역을 충실히 했는지를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라고 지적하면서. 이런 사실을 인정하는 농축산 관계자의 "법 개정을 통해 현재의 보상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말도 소개했다. 구제역 막는 것도 급하지만 방역을 충실히 한 농가가 구제역에 당한 농가보다 오히려 더 손해를 보는 이 황당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보상정책도 손질해야 한다는 조선닷컴의 지적이다. 구정 때에 시골에서 들리는 소리는 '구제역이 축산농민들에게 큰 손해가 아니라는 주장'이었다.
사회의 일각에서는 한우의 사육두수가 너무 많아서, 구제역으로 살처분하는 것이 농민들에게 큰 이익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돌고 있다. 일단 구제역이 의심되면, 몽땅 살처분 당하는 현재의 방역시스템에서 구제역 희생 농민들에게 충분한 보상이 필연적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자연재앙에 가까운 구제역 확산사태라고 해도 과잉 보상은 국민들에게 형평성의 원칙에 어긋난다. 수조원을 들여서 축산농가의 재해는 보상해주고, 다른 재해들은 보상해주지 않는 형평성의 문제는 이미 축산농가에서 제기돌 정도로 심각한 논란거리인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에 광우병이 있다고 폭동까지 일으킨 한우협회가 요즘 구제역에 걸린 가축들의 살처분에 조용한 이유가 구제역이 사실상 한우농가들에게 큰 이익을 안겨 주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구제역 농가에 손해가 되지 않도록 정부가 노력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비판하기 힘들다. 하지만, 구제역에 걸린 축산농가가 구제역을 막아낸 농가보다 더 이익을 본다는 불평이 축산농가들의 입에서 나올 정도면, 구제역을 막아내는 의지가 약화되고, 구제역은 더 확산될 수 있다. '구제역 재앙이 축산농가에 돈벼락이 된다'는 등식이 축산농가들에 퍼진다면, 누가 책임성을 가지고 자신의 사유재산인 가축들을 질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알뜰히 관리하는 데에 헌신할 마음이 쉽게 생기겠는가? 구제역으로 살처분된 가축들이 지하수를 오염시키는 문제도 정부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겠지만, 구제역 가축에 대한 과잉보상이 몰고 올 역차별이나 형평성의 문제도 정부는 고민해야 할 것이다. 너무 후덕한 보상은 장기적으로 인재(人災)다.
언제부터인가 자연재해나 인간재해와 같은 불운을 국가가 너무 많이 보상해줘서 일종의 공짜심리를 국민들이 가지게 되는 것 같다. 너무 후덕한 보상도 국리민복에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 '수해와 같은 자연재해를 당하면 지방자치단체장에게 떼돈이 된다'는 속설이 루사 태풍을 겪들 때에 일부 지방에서 나돌았다. 구제역 농가들에게 섭섭지 않은 보상을 국가가 해주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수조원의 세금으로 구제역에 걸리지 않은 축산농가들이 손해를 봤다고 불평할 정도로 구제역 살처분에 대해 보상을 해준다면, 그것은 뭔가 잘못된 국가의 보상정책일 것이다. 지나친 정부의 보상은 국민들 타락시키는 또 다른 복지병이 아닌가. 구제역 피해 보상에 적절한 지혜가 필요하다. [조영환 편집인: http://allinkorea.net/]
기사입력: 2011/02/15 [12:06] 최종편집: ⓒ 올인코리아
출처 올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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