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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안철수 현상, 박근혜 역할론, 복지논쟁, 한미FTA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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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전세계적 정치 변화기, 경제 혼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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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2011-12-01 131
* 본지 우종순 사장, 정몽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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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이병화 기자photolbh@
[아시아투데이=송기영 기자]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청바지에 노타이 차림이었다. 이날 오후 대학 강연을 위해 편안한 차림으로 출근했다고 했다.
정 전 대표는 “20~40대뿐만 아니라 모든 계층과의 소통이 중요하다”며 “어르신을 만날 때는 정장에 넥타이를 꼭 매고 간다”고 말했다.
2002년과 2006년, 두번의 대선을 경험했던 정 전 대표가 또다시 대선 대장정의 길에 올랐다. 28일 정 전 대표를 그의 싱크탱크인 아산정책연구원에서 만났다. 인터뷰는 우종순 아시아투데이 사장이 진행하고, 하만주 정치부장이 동석했다. 정 전 대표는 빡빡한 일정에도 인터뷰 예정 시간을 두배 가까이 넘기며 할말을 쏟아냈다.
그는 한나라당에 대해 “한나라당이 보수정당으로서의 책임이 큰데 지금의 한나라당은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 정치의 특징 중 하나는 너무 경박하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무게 중심이 없어 급진좌파와 차이점이 없으면 안된다”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서는 “안철수 현상은 현실”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이런 현상에는 다 이유가 있다. 한나라당도 잘못했고, 민주당도 잘못한 것”이라며 “국민들은 정치인들이 나라가 아니라 자신들을 위해 권력투쟁을 한다고 보고, 이런 구태에 실망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또 박근혜 전 대표의 조기등판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위기일 때 한나라당 내에서 영향력이 있는 분들이 다들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한나라당 공식기구에 있지 않고, 당 바깥에서 당을 조종한다면 바람직하지 않고, 국민들 눈에도 좋게 비춰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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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가 28일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진행된 우종순 아시아투데이 사장 겸 편집인과의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사진이 벽에 걸려있다. / 사진 = 이병화 기자
- 사실상 대선 도전을 선언했다. 특별한 대선 전략이 있는가.
“전세계가 혼란상태다. 어떤 분은 30~40년만에 오는 정치 대(大)변화기라고도 한다. 전세계적으로 정치는 변화기고 경제는 혼란기다. 이런 시기에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나갈지 고민을 해야 한다. 지구촌 시대에 우리 집안 문제만 들여다봐서는 안된다. 변화의 흐름과 성격, 원인을 잘 알아야 한다.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교육, 복지, 경제 문제다. 대북 정책도 중요하다.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 최루탄을 터뜨려 난리가 났는데 북한은 어떠한가. 핵무기를 10개정도 만들 수 있는 플로투늄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우라늄으로도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 생화학 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얘기는 오래전부터 나왔다.
국민들에게 정치가 불신받는 것도 문제점이다. 우리 정치의 특징 중 하나는 너무 경박하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극진좌파가 아니다. 중도보수정당인데, 무게 중심이 없어 너무 가볍다. 한나라당은 내년 선거를 의식해야 한다. 정당은 선거에서 이기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우리의 말과 행동이 내년 선거를 의식하는 것으로 국민들에게 비쳐지면 아무 효과가 없다. 우리는 국가의 백년대계를 바라보는 정당이라는 모습을 국민들에 보여줘야 한다. 보수정당이 극진좌파와 차이점이 없으면 안된다. 일관되게 나라를 생각하는 믿음을 국민들에게 줘야 한다.”
- 현재 정치권에서는 안철수 신당, 박세일 신당, 범보수 신당 등 신당 창당에 대한 움직임이 많다.
“야권은 통합을 한다고 하는데 우파는 분열한다면 국민들이 원하는 모습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취지는 이해하지만, 바람직한 방향인지는 생각을 해봤으면 한다. 한나라당이 폐쇄적이다 보니 안철수, 박세일 같은 분들을 포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 이런 신당 창당 움직임이 향후 한나라당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는가.
“개혁에 대한 압력이 강해지고, 선거구도에도 변화가 올 가능성이 있다.”
- 정치권에서는 안철수 현상에 대한 관심이 높다. 안철수 현상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안철수 현상은 현실이다. 이런 현상에는 다 이유가 있다. 한나라당도 잘못했고, 민주당도 잘못한 것이다. 국민들은 정치인들이 나라가 아니라 자신들을 위해 권력투쟁을 한다고 본다. 이런 구태에 국민들이 실망을 많이 한다.
안 원장에 대해 국민들이 기대를 많이 하는데, 안 원장도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해서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 안 원장은 사실상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상태다. 그렇다면 왜 정치를 하는지 앞으로의 계획은 뭔지, 각 분야에 대한 자신의 구상이 뭔지 이런 얘기들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안 원장이 살아온 배경이라든지, 기업을 직접 경영해본 경험 등을 보면 충분히 대화를 할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한다.”
- 박근혜 전 대표의 조기 등판론을 자주 거론한다. 현재 당의 위기 상황에서 박 전 대표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는가.
“한나라당이 위기일 때 당 내에서 영향력이 있는 분들이 다들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나라당 공식기구에 있지 않고, 당 바깥에서 당을 조종한다면 바람직하지 않고 국민들 눈에도 좋게 비춰지지 않을 것이다. 특히 박 전 대표가 좀 공개적으로,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동료의원들과 많은 대화를 해야 한다. 또 기득권을 버려야하며 희생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최근 “공천 논의는 나중에 하자”는 주장은 기득권에 연연하는 모습으로 비쳐질 수 있다.”
-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물갈이론을 주장했다.
“영국의 프리미어 축구를 보면 1년 단위로 선수들이 바뀐다. 그런데 지난 4년 간 전 세계가 많이 변했고, 4년에 한번하는 선거의 공천이니 가능한 최대한 많이 바꾸는 것이 좋다고 본다.”
- 한나라당이 쇄신 연찬회를 열고 쇄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쇄신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보는가.
“한나라당 쇄신의 핵심은 계파 타파다. 계파가 없어져야 한나라당이 쇄신할 수 있고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 한나라당이 굉장히 폐쇄적인 조직이 되었다. 보다 더 개방적인 분위기가 당에 생길 수 있도록 문호를 활짝 열어야 한다.”
- 국민들은 한나라당이 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국민들에게 그런 느낌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한나라당의 잘못이다. 30대에게는 일자리를 늘려야 하고, 40대에게는 고용의 안정성을 줘야 한다. 이런 부분에 우리 한나라당이 역할을 다했는지 고민해봐야 한다.”
-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를 보면 당이 20~40대의 젊은층에 외면을 받고 있다.
“현재 한나라당에는 젊은 층과 대화하는 언어 자체가 없는 것 같다. 그들의 걱정거리, 관심사, 그런 것들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야 하며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 여야가 복지예산 확충에만 집중하고 있어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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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예산을 늘리자는 주장을 반대하지는 않는다. 재정의 여력이 있으면 늘려야 한다. 그러나 복지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일자리다. 일자리를 누가 만드는가. 시장이 만든다. 시장이 어떻게 일자리를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는 게 한나라당의 역할이다.
우리가 복지예산을 1~2조원 늘릴 수는 있지만, 이것이 우리 한나라당의 본업은 아니다. 시장이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5~6%는 되어야 한다. 경제성장률은 우리나라의 경제의 기초체력이다. 그런데 이 기초체력이 3%대로 떨어졌다.
사람도 기초체력이 떨어지면 병에 걸린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모든 것이 사상누각이 된다. 한나라당이 보수정당이라면 떨어진 기초체력을 어떻게 올릴지를 고민해야 한다. 이런 논의에는 여야가 없다. 그런데 정치권에서 기초체력을 올리자는 논의가 실종됐다.
총선과 대선이 치러지는 내년의 예산안을 두고 여야 가릴 것 없이 선심성 예산 증액 경쟁을 벌이고 있어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선거철이 되면 정치인들은 어려운 문제에 쉬운 해법이 있는 것처럼 국민들을 현혹시킨다. 어려운 문제에는 어려운 해법이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한나라당에서 민심을 달랜다는 이유로 복지 또는 민생 예산증액 요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은 3조원, 민주당은 10조원을 예산 증액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 우리나라를 여기까지 끌고 온 데는 수 십 년이 걸렸지만, 망치는 것은 한순간이다. 표퓰리즘이라는 것은 국민들이 어리석어서 잘 속아 넘어 갈 수 있다는 치졸한 발상에서 나온 것이다.”
- 한나라당 지도부가 ‘버핏세’, 즉 부유세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 나라 전체가 어렵고 경제가 어려운데 있는 사람들이 더 책임지고 희생하자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미국하고 우리나라는 주식 시장과 조세제도가 좀 다른 부분이 있어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
-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지난 22일 국회에서 처리됐다. 한·미 FTA로 인해 우리나라가 얻게 될 득과 실을 어떻게 전망하는가.
“한·미 FTA는 무역으로 먹고사는 우리로서는 피할 수 없는 길이다. 우리나라는 올해 무역 1조 달러 시대를 맞게 될 정도로 무역으로 먹고 사는 통상국이다. 미국은 과거에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우리의 중요한 수출 시장이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을 비롯해 일본 언론들이 10월 중순 미국의 한·미 FTA 비준으로 일본 제품의 경쟁력이 떨어지게 됐다며 우려하는 기사를 잇따라 보도했다. 이처럼 수출에 있어 한·미 FTA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국가 전체로는 득이지만 산업부문별로는 실이 있을 수 있다. 농업 등 피해산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과 철저한 보완이 필요하다.”
- 한·미 FTA 처리 과정에서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 최루탄을 터트렸다.
“아무리 생각이 다르다 해도 넘어서는 안 될 금도와 상식이 있다. 김 의원의 행동은 금도를 넘어선 상식밖의 행동이다. 우리 국회가 이런 식으로 전 세계의 조롱거리가 되는 일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된다. 여야가 이제는 국회의 앞날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진지한 논의를 해야만 한다.”
- 최근에 자서전 사인회로 전국 곳곳을 다니며 국민들을 만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국민들이 어떤 이야기를 주로 하던가.
“여러 가지 말씀을 한다. 지금 여러 가지로 사회가 어려우니까 희망을 만들어 달라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 과거에는 어려워도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고 살았는데 지금은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말씀이 많았다.”
출처:살기좋은나라 희마이있는나라 정몽준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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