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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드니로도 수전 서랜든도… '한국 소주 바'에 뉴욕이 취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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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신영 특파원 이메일
sky@chosun.com
맨해튼의 '모노+모노
과일로 담근 소주 칵테일에 한국식 프라이드 치킨이 안주… 서랜든은 2호점 투자 제의도
미국 뉴욕 맨해튼 남동쪽, 트렌디한 바(bar)들이 많기로 유명한 이스트빌리지. 12월 초 오후 10시쯤 찾은 소주·치킨 바 '모노+모노'는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볐다. 약 1년 전 문을 연 '모노+모노'가 트렌디한 뉴요커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스트빌리지에는 일본인이 운영하는 술집이 많다.
처음 이곳을 찾은 손님들은 일본 술집이라 생각하고 들어섰다가 바 뒤쪽 벽을 가득 채운 98개의 유리병이 무엇인지 몰라 의아해했다. 빨간 뚜껑이 달린 병들은 한국 가정집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술 담그는 유리병'이다. "과일을 사용해 만든 소주 칵테일이에요. 8가지 종류가 있는데 이 소주 샘플러로 먼저 맛을 보셔도 좋고요." 웨이트리스가 권하는 4가지 종류의 소주 칵테일 샘플러 가격은 13달러(약 1만4700원). 물가 비싸기로 소문난 맨해튼에서도 절대 싸지 않은 가격이다.
디스크자키(DJ) 출신인 정명진씨는 약 1년 전 '모노+모노'를 열었다. 미국인들 사이에 일본 소주는 꽤 알려졌지만 한국 소주는 아직 생소한 술이다. 정 사장은 벽 한쪽 면을 장식한 3만5000장의 LP와 2층에 설치한 DJ 박스에서 틀어주는 재즈 등을 통해 최대한 '한국 분위기'를 배제했다. 빈대떡 같은 한식과 한국 술 소주를 팔면서도 '진짜 뉴요커'를 공략하기 위해선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유명 영화배우 수전 서랜든과 로버트 드니로는 이 소주 칵테일 맛에 흠뻑 빠진 단골들이다. 특히 서랜든은 거의 매주 수요일 밤 이 가게를 찾아 소주 칵테일을 '코리아 프라이드 치킨' 안주와 함께 먹는다. 한국식 닭 튀김을 뜻하는 'KFC', 즉 '코리아 프라이드 치킨'을 자신이 운영하는 바에서도 팔면 안 되겠느냐고 조를 정도로 서랜든은 이 가게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정 사장이 '모노+모노' 2호점을 열게 되면 함께 투자하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고 한다.
뉴욕 맨해튼 이스트빌리지의 소주·닭 튀김 바 모노+모노를 가득 채운 뉴요커들. 바텐더 뒤쪽으로 한국 여느 가정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술 담근 유리병이 보인다. 아래 사진은 이곳에서 내는 소주 칵테일 샘플러. /SB Design
코리아타운에서 한식을 팔면서 소주를 함께 판매하는 식당은 많지만,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맨해튼의 한국 소주 바가 코리아타운 밖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것은 처음이다. 발 디딜 틈 없이 가게를 메우는 손님 중 한국인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관광객들도 없었다. 150석의 좌석을 꽉 채우고도 모자라 선 채로 소주 칵테일을 마시는 사람들 대부분은 '물 좋다는' 바를 골라 다니는 뉴요커들이다. 친구와 함께 '모노+모노'를 찾은 아이다 홀런드(22)씨는 "한식을 좋아하지만 코리아타운 식당은 한국인 손님이 대부분이어서 가기가 부담스럽다. 한국식 닭 튀김과 소주를 팔면서도 인테리어와 음악은 뉴욕의 트렌디한 바의 형태를 띠고 있어서 친구들과 한잔하고 싶을 때 이곳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자몽 소주, 사과 소주 같은 소주 칵테일은 예쁜 꽃과 함께 장식해 소주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부드러운 술'인 줄 알고 쉽게 마신다고 한다. 정 사장은 "양주처럼 독하지 않고 맥주처럼 배부르지 않은 소주는 사실 가장 취하기 좋은 술이다. 소주 무서운 줄 모르고 마시다 필름 끊길 정도로 취해 돌아간 뉴요커들이 주로 단골로 남더라"고 말했다.
출처: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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