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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VIEW] 北보트피플 관련 청와대, 함구령… 무슨 사정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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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기자 이메일
hejsue@chosun.com
입력 : 2011.11.09 03:09 | 수정 : 2011.11.09 05:07
'왜 보안사고 나나' 질책하고 "언론 대응말라" 지시
南北 뭔가 풀어가려는데 판 깨질까 우려하는 듯
이명박 대통령 지난달 30일 북한 주민 22명이 서해 상으로 귀순한 것과 관련, 국가정보원·통일부·국방부·경찰청 등 안보 관계부처에 함구령이 내려졌다. 언론의 취재에 일절 응하지 말고 설사 오보(誤報)가 나더라도 대응하지 말라는 이례적인 지시다.
안보부서 당국자는 8일 이에 대해 "모두 윗선에서 조치된 것"이라고 했다. 그가 말한 윗선은 청와대다. 또 다른 정부 소식통은 "이번 북한판 '보트피플' 보도가 언론에 나오자 VIP(이명박 대통령)가 대로(大怒)한 것으로 안다"며 "(탈북자들에 대한 정부 합동신문을 주관하는) 국정원에 대해 '왜 자꾸 보안 사고가 나느냐'는 질책이 쏟아졌다"고 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탈북자 귀순 때마다 반복되는 일이긴 하지만 이번의 함구령과 보안 강화 조치는 이례적일 정도로 강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남북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통제를 벗어난 탈북자 귀순 보도가 북한을 쓸데없이 자극할 수 있고, 북·중 국경지대에서의 탈북자 단속 강화와 탈북 시도자들에 대한 사살 등의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다른 이유가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마치 정부가 '이제 남북 간에 뭔가를 풀어가려고 했는데 이번 해상 탈북 사건 보도가 이런 분위기를 망칠 수 있다'고 걱정하는 듯한 기류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지난 8월 말 북·러시아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러 가스관 프로젝트 논의가 활발해진 뒤로는 정치권을 중심으로 남북 정상회담 재추진설(說)도 나돌고 있다.
특히 이번 함구령은 지난 9월 통일부 장관 교체를 기점으로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基調)가 바뀌는 시점과 맞물려 있어 주목된다.
류우익 장관 취임 이후 통일부는 5·24 대북 제재조치로 금지됐던 종교·문화계 인사들의 방북을 허용하고 개성공단에 대한 투자도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류 장관은 지난 5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유엔기구를 통한 정부 차원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고, 8일에는 세계보건기구(WHO)를 통한 대북 인도적 지원도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통일부가 취하고 있는 일련의 조치들의 이면에는 '북한과 대화채널을 열어야 한다'는 절박감이 자리하고 있다. 류 장관은 방미 중이던 지난 3일 "북한과의 안정적인 대화채널을 확보하고자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지난 5월 베이징 남북 비밀접촉이 실패한 이유가 '통-통(통일부-통일전선부) 라인'끼리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란 인식이 정부 내에 존재한다"며 "통-통 라인 복원을 위해 통일부가 다각도로 노력 중인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하지만 일련의 유연화 조치들이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위 탈북자 A씨는 "김정일은 지금 '장군님, 우리가 사과 안 하고 버티니 남조선이 알아서 굽히고 나옵니다'란 보고를 받고 있을 것"이라며 "아직도 김정일 정권과 대화로 뭔가 해보겠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은 과거 좌파 정권의 대북 정책 실패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출처: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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