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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되기는 글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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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노릇 해먹기 힘든 나라는 절대 안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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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8월 22일 (월) 18:22:50 황효식 hssion@unitel.co.kr
박근혜는 지난 15일, “어머니(故육영수 여사)는 힘들고 어려운 분들을 도와주실 때 자립과 자활을 중요하게 생각하셨다”면서 “국가가 개인의 상황에 맞춰 세심하게 지원하는 게 우리가 해야 할 복지”라고 말했다. ‘자립과 자활’ ‘국가가 개인의 상황에 맞춰’란 말의 의미는 그간 친박계가 주장했던 전면무상급식과는 완전히 상반된 견해다.
박근혜는 또 “자아실현의 기회가 공평하게 주어지도록 해야 하고 열심히 일하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함으로서 ‘전면무상’이 아닌 ‘기회의 균등’을 재차 강조했다.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야당이 주장하는 무상시리즈가 자립과 자활, 기회균등에 어긋나는 정책이란 나름대로의 소신을 제시한 셈이다.
박근혜는 “저는 그동안 어머니의 생각과 뜻을 받들어야 한다고 생각해 왔으며, 이를 오랫동안 고민해 왔다”고 말함으로서 무상급식문제를 놓고 많은 갈등이 있었음을 내비쳤다. 이로서 박근혜의 복심으로 여겨졌던 몇몇 친박인사들의 관심법은 머쓱해졌고, 그들은 또 다시 말을 바꾸어야 하는데 따르는 곤욕을 최소화하기에 머리가 복잡해졌다.
알아서 기었던 자들에게는 난데없는 봉변인 셈인데 그렇다고 계속 게길 수도 없다. 그건 박근혜의 원칙에 위배되는 대역죄니까. 박근혜가 천명한 원칙과 약속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 한다. 십계명은 범해도 괜찮다. 나중에 용서를 구하면 되니까. 그러나 박근혜의 원칙을 범했다간 그 순간 돌이킬 수 없는 대역죄인으로 몰려 돌팔매질을 당한다.
얼마나 엄격하고 단호한가? 그러나 알아서 기는 자들은 그게 박근혜의 매력적인 리더쉽이라고 목청을 높인다. 큰 소리로 기도를 해야 의롭다고 여겼던 바리새인들처럼 그들의 충성도는 박비어천가를 얼마나 더 크게 외치느냐로 가늠된다. 그들은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정치게시판을 비집고 들어가 전도지를 뿌리고 ‘근혜천당! 명박지옥!’을 외쳐댄다.
거기에 항의를 하거나 비웃기라도 하면 당장 멱살잡이를 당하고 온갖 쌍욕을 들어야 한다. 그들에 비하면 지하철 막말남은 양반에 속한다. 눈을 부라리며 “(근혜천당 명박지옥을) 무조건 믿어라! 믿지 않으면 천벌을 받을 것이다!”는 저주에 질려 사람들이 귀를 틀어막고 하나 둘 게시판을 떠나면 그들은 “우리가 이겼다! 접수했다!”고 승전가를 부른다.
박근혜가 무상시리즈에 상반되는 견해를 밝혔으나 그에 따른 후속조치가 전혀 없다면 그건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발뺌을 하기위한 먹튀발언에 지나지 않는다. 박근혜의 원칙은 당장 코앞에 닥친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적용되어야 한다. 박근혜와 오세훈은 나쁜 사이도 아니고, 더구나 오세훈이 대선불출마를 선언했으니 라이벌 관계도 아니다.
나경원 의원은 “오 시장은 대선불출마선언을 하면 박 전 대표가 도와줄 줄 알았는데 전혀 움직임이 없다”면서 “당원이든 의원이든 (주민투표 지원에는)예외가 있을 수 없지 않느냐?”고 답답해했다. 그녀는 “계백장군이 황산벌에서 죽고 나서 백제가 망했듯이 이번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지고나면 한나라당이 망할 수 있다”고 비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뭐 망하기까지야 하겠냐만 이번 8.24 무상급식 투표에서 지면 한나라당은 책임소재를 놓고 심각한 내분에 휩싸일 공산이 크다. 그럴 경우, 가장 타격을 받는 사람은 누가 될까? 그거야 뻔할 뻔자 아닌가? 당연히 내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1순위인 박근혜가 아닌가? 그러나 박근혜, 그리고 알아서 기는 분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심드렁하다.
지금 야권통합논의가 한창 무르익어가고 있다. 8.24 투표에서 지고 야권이 통합되면 가뜩이나 수세에 몰린 한나라당은 공멸하게 되고 어쩌면 영남보수당과 수도권보수당으로 나뉘어질지도 모른다. 그렇게되면 박근혜는 거대여당의 미래권력에서 영남지역당의 대모로 축소, 전락하는 것이다. 영남지역당의 대모가 대통령이 될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
현재까지는 박근혜가 1등이지만 그건 한나라당이 건재하고 당내경선을 거친다는 조건부 순위란 걸 알아야 한다. 대통령은 국민들이 뽑는 것이지 알아서 기는 분들끼리 모여서 뽑는 게 아니다. 과거 체육관에서 그렇게 대통령을 뽑았지만 지금은 아니지 않은가? 박근혜의 원칙도 알아서 기는 분들에게나 적용되는 율법이지 일반국민들과는 상관없다.
그러나 알아서 기는 분들은 모든 국민들이 박근혜의 원칙을 준수해야 하며 그게 민족중흥에 이바지하는 지름길이요, 국민의 의무라고 목청을 높인다. 만약 거기에 항의라도 하면 “너 같은 인간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다!”고 무섭게 단죄한다. 박근혜에 반대하면 죄다 개보수, 세작, 좌빨이라나? 이거야 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분간이 안 된다.
나는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는 것에 대하여 별 감흥이 없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들의 직접투표로 대통령에 당선되었으면 인정하는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러나 알아서 기는 분들의 교조적인 행태를 오랫동안 목격하면서 “저분들 때문에 박근혜는 대통령이 되기 힘들겠구나”라는 생각이 점점 굳어진다. 국민노릇 해먹기 힘든 나라는 절대 안 되니까.
입력시간 : 2011년 08월 22일 (월) 17:2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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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뉴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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