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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무엇이 두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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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성군 출마는 자신감 상실로 보여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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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승인 2011년 07월 21일 (목) 09:12:21 황효식 newstalk@newstalk.kr
▲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뉴스톡
나는 예전에 박근혜의 호남출마를 권유한 바 있다. 그녀가 대통령이 되기를 원한다면 그 정도의 진정성과 포용력을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설령 호남에서 출마하여 낙선되더라도 그녀에게 해가 될 건 하나도 없다. 외려 그녀의 대권의지를 더욱 확고히 관철시킬 수 있을 뿐이다. 그게 정 어려우면 비례대표 후순위로 배수진을 치고 총대를 메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 정도의 리더쉽도 없이 어떻게 당 대선후보를 바랄 수 있겠나?
당대표가 되기 위해 지역구 출마를 포기한 원희룡은 지금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대선후보 1순위도 본전생각을 하는데 내가 미친 짓을 했구나...’ 하고 후회하고 있는 건 아닐까? 원희룡이 서울시장출마를 노리고 지역구를 포기하는 옥쇄전략을 썼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하물며 차기대권 1순위 후보자는 좀 더 차원 높은 자기희생을 보여주어야 하는 거 아닌가? 헌데 지역구 출마라니, 이건 본전부터 챙기고 보자는 심산 아닌가?
그러나 와신상담, 절치부심하며 5년을 기다려온 박근혜가 본전생각에 바들바들 떨며 지역구 출마를 결심한 건 아닐 터이다. 그건 마치 자기 집 안방에 누워 구들장 꺼질까봐 안절부절 못하는 격이니까. 측근들의 조언도 있었을 것이고, 나름대로 계산도 섰을 것이다. 모험을 택할 것인가, 안전빵을 택할 것인가? 모험을 택하자니 후환이 두렵고, 안전빵을 택하자니 스타일이 구겨진다. 망설이면서 천막당사 시절이 꽤나 그리웠을 것이다.
내가 판단할 때 이번 박근혜의 대구 달성군 출마 결정은 자신감의 상실로 보여진다. 선거의 여왕인 자신이 총선을 진두지휘했는데도 막상 결과가 신통치 않을 때 그 여파가 대선에 미칠 악영향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자구책이 아니었을까. 그녀가 만약 선거는 당 지도부의 몫이라는 평소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지역구 출마결심을 굳힌 거라면 그건 자승자박이며 ‘자신감의 상실’을 ‘신뢰와 원칙’으로 상쇄시킨 옹색한 자기합리화일 뿐이다.
그런 식의 계산법은 누구나 쉽게 떠올릴 수 있고, 몫과 나머지까지 암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는다. 왜? 이심전심으로 서로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걸 나만 알고 있고 상대는 모른다고 착각하는 경우다. 참 난감한 일인데 그럴 땐 그냥 속아주거나 모른 체 할 수밖에 없다. 상대에게 무안을 주기 싫어하는 최소한의 배려인 것이다. 그런데 가관인 것은 상대의 그런 아량을 무지의 소치로 여기는 적반하장이다.
그게 박근혜 지지자들의 행태인데 참으로 목불인견이다. 박근혜가 대구 달성군에 출마하는 게 공정한 공천을 위해서란다. 저들은 만약 박근혜가 호남출마를 결심했다면 살신성인이라고 찬송가를 불렀을 것이고, 비례대표 후순위를 선택했다면 당을 살리기 위해 총대를 멨다고 진군가를 불렀을 것이다. 저들에게는 박근혜가 어떤 선택을 하던 그게 곧 원칙이요, 약속이요, 길이요, 진리인 것이다. 이 무슨 무개념, 몰이성의 극치란 말인가?
이건 미개인들이 벌이는 광란의 굿판도 아니고 뭐하는 짓인지 당최 알 수가 없다. 나는 박근혜 지지자는 아니지만 하도 보기가 민망하여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충고 몇 마디 드린다. 박근혜가 뜻을 이루려면 먼저 계파정리를 확실히 해서 친이,친박 구분없이 정권재창출을 위해 단합해야 한다. 레토릭으로 끝나면 안 된다. 그러나 박근혜가 정권을 잡으면 정권재창출이 아니라 정권교체라고 엉뚱한 소리들을 하고 있으니 이게 될 턱이 있나?
정권교체? 그러려면 탈당을 해서 신당을 차려야지. 뻐꾸기가 남의 둥지에 알 낳듯이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서 정권교체를 하겠다고? 이러니 무슨 단합이 되겠나? 또 하나, 내가 그간 수없이 주장한 건데 내년 이맘때면 4대강사업의 효능이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된다는 거다. 박근혜가 그걸 얼마만큼 자신의 표로 연결시킬 수 있느냐는 거다. 난데없이 4대강사업을 옹호하는 발언을 한다는 게 겸연쩍겠지만 어쩌겠나? 그래도 해야지.
안하던 짓을 하는 게 어려운 건 나도 잘 안다. 그러나 꿩 잡는 게 매라고 체면보다 중요한 게 실속이다. 원희룡을 보라. 자신을 빨갱이 취급하던 보수시민단체 사무실까지 찾아가지 않는가. 무릇 정치란 마음을 열고 외연을 넓히는 게 중요하다. 내년 총선에서도 마찬가지다. 결과에 관계없이 당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일 때 계파의 단합은 성큼 무르익는 것이다. 뭘 두려워하는가? 이제 계산기를 내려놓고 국민을 바라보라!
입력시간 : 2011년 07월 21일 (목) 08:5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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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뉴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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