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반값등록금’ 시위 모습. 이들은 반값등록금 촉구와 함께 최저임금을 인상하라며 '민생파탄 책임자 이명박대통령과의 면담 요구'라는 피켓을 펴놓기도 했다.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은 최근 ‘반값등록금 촛불시위’를 “여름농활에 전면적으로 결합하자”는 취지의 공지를 포털 사이트의 ‘클럽’과 ‘카페’ 등에 게시하면서 촛불시위 확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들은 “여름 농활은 대학생들 누구나가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싶어하는 활동”이라면서 “여름농활에 반값등록금 촛불 내용을 전면적으로 결합하자”며 오는 29일 시위장소로 “농활대 전체 상경집중”하라고 공지했다.
아울러 이들은 농활 기간에 “지속적으로 촛불을 이어나가는 것과 함께 적극적인 시민만남과 정치활동”을 벌여야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대학생활 중 방학을 이용해 농촌지역 등에서 부족한 일손을 거드는 ‘농촌봉사활동’을 흔히들 줄여서 ‘농활’이라 부른다. 이같은 본연의 목적을 놔두고 ‘정치적인 투쟁도구로 삼겠다’고 나서고 있어 비판의 눈길을 피하기 어렵다.
이와 관련해 김이환(고대 2년생) 대학생미래정책연구회 회장은 “농촌봉사활동이 좌파들의 선동장으로 변질된지 오래됐다”며 “농활에 함께 따라나섰던 대학생들이 선동하는 선배들의 달변에 넘어가기 일수”라고 꼬집었다.
△23일 시위현장 모습 영상스케치
‘농활’ 좌파들의 선동장으로 변질
특히 그는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면서 “낮에 일하고 저녁에 술 한잔하면서 분위기가 어느 정도 익숙해지자, 민노당 당원으로 보이는 자가 뜬금없이 FTA반대를 주장하기 시작하더니 주한미군철수까지 쏟아 놓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또 언젠가는 ‘이정희와 떠나는 여행’이라는 게 있었는데, 커리큘럼을 살펴보니 온갖 집회현장을 다 돌아다니는 것이었다”면서 “이처럼 ‘농활’이나 ‘여행’ 등의 미화된 문구를 이용해 그들의 선전장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대련측은 ‘반값등록금 특공대’라는 명칭으로 “여름 농활 기간 광화문 촛불을 책임지는 실천단”을 구성하겠다고 했다. 주요사업으로는 이른바 ‘진보 교수’의 “거리특강과 강연회 사업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학교 내의 호응도는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를 이들은 “시험기간이라는 여건”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지만 ‘조건없는 반값등록금’이라는 것은 시위를 참여하는 학생들조차도 실현가능성이 없는 주장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변질된 반값등록금 시위, 서해교전 추도물결 덮나?
한대련측은 오는 29일을 중요한 전환점으로 내다보고 있는 듯하다. ‘6.29 범국민 촛불’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촛불시위를 이날 광화문으로 집중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날은 북한의 도발로 국민들 가슴속에 커다란 멍을 남긴 날이기도 하다. 지난 2002년 6월 29일 서해 연평도 서쪽 해상에서 북한 경비정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하면서 기습 포격, 이 교전으로 한국 해군 윤영하 소령, 한상국 중사, 조천형 중사, 황도현 중사, 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 6명이 전사했다.
온 국민이 추모 물결 속에 경건히 보내야하는 이 날을 ‘반정부투쟁’으로 촛불을 모아보겠다는 것은 저의를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北, ‘반값등록금 투쟁 확산하라!’ 지령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남한의 ‘반값등록금’ 문제를 대남 공세의 소재로 활용해 체제전복 투쟁으로 확대시켜 나갈 것을 선동하고 있다.
또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산하 대남(對南) 선전선동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는 남한의 대학 등록금 문제가 공론화되어 대학생들이 거리로 나오기 전인 지난 4월부터 동영상과 기사, 논평 등을 통해 반값등록금 투쟁을 선동해왔다”는 지적이다.
이와관련 자유청년연합(대표 장기정, 이하 자청연)은 지난 17일 ‘반값등록금 시위자제 촉구’ 기자회견 퍼포먼스에서 김정일 가면을 쓰고 나와 “나는 남조선에서 무상복지 주장을 하는 정치인들이 너무나도 고맙다”며 “같이 망해서 민족동질성을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주장해 시민들의 관심을 모은바 있다.
한편 ‘반값등록금 시위’가 지속될수록 소모적인 비용은 많아지고, 결국 이같은 비용도 국민의 세금으로 감당해야하기 때문에 지성이라 불리는 대학생들의 온전한 판단이 필요한 시기며, 대학들도 자정활동으로 구조조정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승근 기자 (hem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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