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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182석, 몸에 맞는 옷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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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닷컴사설]한나라당이 총선 공천 탈락에 반발해 탈당했던 친(親)박근혜 의원 전원을 조건 없이 일괄 복당시키기로 결정했다. 한나라당은 이 문제로 지난 석 달 동안 '친이'와 '친박'으로 갈라져 집안 싸움만 해 왔다. 한나라당 당헌·당규는 공천 탈락에 반발해 탈당 출마하는 행위를 해당행위로 규정하고 있으나 이런 규정은 정치 현실 앞에 다시 무용지물이 됐다.
한나라당은 지금까지 재적 과반수 150석을 겨우 넘긴 152석이었으나 친박 인사와 친여 무소속들이 모두 입당하면 182석이 된다. 1990년 3당 합당을 제외하고는 최대의 거대 여당이다. 국회 전체 과반수는 물론이고 국회 내 모든 상임위원회에서도 여유 있게 과반수를 차지하게 됐다. 한나라당의 국회 운영은 과반수를 가까스로 넘겼을 때와는 판이하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 앞에는 중대한 국정 개혁 과제들이 놓여 있다.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정부 규제, 국민의 허리를 휘게 만드는 비효율투성이의 공기업들, 독과점 이익을 지키려 세상을 멋대로 뒤흔드는 거대 정치 방송을 개혁하지 않고선 나라가 앞으로 나아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금 모두가 보고 있듯이 이해당사자들의 저항은 결사적이다.
문제는 우리 헌정사를 돌이켜볼 때 집권당이 압도적 다수 의석을 국정 개혁을 완수하는 약(藥)으로 쓴 경우보다는 집권당 자신도 죽고 정치도 죽인 독(毒)으로 써버린 경우가 더 많았다는 사실이다. 지금의 한나라당이 과연 그 힘을 국민과 국정을 위해 제대로 사용할 능력이 있는지도 솔직히 의문이다.
이날 박근혜 전 대표는 친박 일괄 복당에 대해 "잘 됐다. (화합을 위해) 노력해 나가야 한다. 나라를 위해 도움이 되고 옳은 일이라면 (협조하고) 노력하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박희태 대표는 "이제 제발 계파 얘기가 안 나오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 사이의 앙금이 제거되지 않은 채 당의 덩치만 커지면 국정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당내 싸움의 규모만 커질 수도 있다.
한나라당은 엊그제 '미국 쇠고기, 과연 인간 광우병에 위험한가'라는 토론회를 열었다. '미국 소=광우병'이라는 엉터리 소동이 나라를 흔들 때는 어디에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숨어 있다가 바람이 한바탕 지나간 다음에야 나와서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 대통령이 '찔끔 개각' '대리 경질'로 국민들 화만 돋웠는데도 일이 다 끝난 다음에 뒤에서 불평이나 하고 있다. 한나라당 182석이 과연 몸에 맞는 옷인지, 국민이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들이다.
출처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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