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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골화 되는 한나라당 ‘좌클릭’ 행보, 눈뜨고 집토끼 잃는 패착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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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꼴통보수들이 보수를 망치는 주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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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기자2011.05.18 10:20:09
중도실용 노선의 한나라당이 4.27 재보선 패배 후 급격히 좌경화하고 있다. 황우여 신임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8일 “(정부가 추진해온) 법인세·소득세 등 추가 감세정책을 철회하겠다”면서 “감세 철회로 생긴 예산과, 작년에 쓰고 남은 세계잉여금 등으로 10조 원의 재원을 마련, 학생 등록금과 육아비, 소시민 주택문제 지원 등에 쓰겠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 중 하나인 감세정책을 뒤집어 복지예산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최승노 자유기업원 대외협력실장은 “법인세는 기업이 쌓아 놓은 돈을 빼앗아 가는 것”이라며 “자본주의 핵심은 자본이고, 이런 축적된 자본으로 투자를 활성화시켜 경제를 발전시키는 것이 자본주의의 핵심”이라며 비판했다.
깊은 연구와 철학적 고민 없이 이뤄지고 있는 한나라당의 포퓰리즘성 좌클릭 현상은 경제정책뿐만이 아니다. 당의 정체성과 직결되는 이념문제에서도 한나라당의 ‘탈우파’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위기에 처한 한나라당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만든 비상대책위원회의 위원장에 정의화 국회부의장이 선임된 것이 한 예다. 정 위원장은 6.15선언과 10.4 선언을 지지하는 등 상대적으로 김정일 정권에 유화적 입장을 견지해 온 인물이다. 지난해 북한이 연평도 도발을 해왔을 때에도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사태 해결을 위해 이른바 ‘남북정상회담’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강경대응이 또다시 상대의 다른 강경대응으로 이어지는 남북사회의 이런 악순환을 끊지 않으면 북한의 이러한 국제적인 도발, 무모한 도발이 앞으로도 계속 반복될 것이라는 심각한 우려를 갖게 된다”며 “남북대결의 이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이명박 대통령께서 적절한 시간에 김정일 위원장을 직접 만나서 담판을 지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고 우파진영의 보편적 정서와는 거리가 있는 주장을 편 바 있다.
한편 우파를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상황까지 한나라당에서 벌어지고 있기도 하다. 최근 대기업 추가감세에 반대하는 법안을 제출한 정두언 최고위원은 지난 6일 이 법안이 보수적 가치와 상충된다는 지적에 대해 “양극화가 심화돼 대기업의 문제가 심각한 마당에 추가감세를 해주는 게 보수의 가친지 몰라도 이게 서민정당이라면서 할 일인지…”라며 “세상은 엄청 바뀌었는데 과거의 가치를 고수하며 지켜야 한다는 게 바로 이념의 노예가 아닌가요”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건 바로 종교적인 이유 때문에 수혈을 거부하며 자식을 죽이는 것과 뭐가 다른가요. 보수의 가치도 시대에 따라 달라져야 하는데 꼴통보수들이 보수를 망치는 주범”이라고 비난했다.
한나라당과 결별하는 애국우파 진영
이렇듯 한나라당은 거의 모든 부분에서 ‘탈우파’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민주당이 야권연대를 통해 ‘민노당화’ 하고 있는 사이 한나라당이 그 틈새를 파고들어 ‘민주당화’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4.27 재보선 패배를 기점으로 보수적 가치를 부정하는 인사들이 당의 중심에 속속 등장하면서 정통적 지지세력과 더욱 멀어지는 모양새다. 그간 한나라당의 탈보수화 현상을 비판하면서도 지지를 완전히 거두지 않던 정통 지지세력은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울며 겨자먹기’식 지지를 철회, 한나라당과의 결별을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대표적 애국우파 사이트 조갑제닷컴의 논객인 ‘강철군화’는 “한나라당의 좌클릭 이동은 현재의 위기에 대한 답이 아니다. 한나라당의 근본적인 문제는 이념의 부재(不在)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한나라당에는 (당원 모두가 우러를 수 있는 이념의 깃발 등) 그런 가치, 그런 이념이 있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 이전에 그런 문제를 가지고 고민한 적조차 없다. 그게 한나라당”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그는 “행여라도 내년 총선에서 ‘그래도 한나라당인데...’라며 보수표에 기댈 생각은 말기 바란다”며 “지금의 좌클릭 작태를 떠나서라도, 그따위 정당에는 더 이상 표를 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조영환 올인코리아 편집인도 ‘투지가 거세된 한나라당의 自滅(자멸)’이란 글을 통해 한나라당의 좌클릭 분위기를 강하게 비판했다. 최근 좌편향 한국사 교과서 문제제기를 주도해온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역시 한나라당이 당리당략적 좌경화에만 몰입한 채 대한민국 정체성과 직결된 한국사 교과서의 좌편향 문제를 제기하는 의원이 단 한 명도 없다며 당의 정체성 문제를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한국경제 “한나라당은 좌파 정당으로 전락했다”
문제는 포퓰리즘 성격의 한나라당 좌클릭 현상에 대한 비판이 애국진영 등 우파진영 일부의 목소리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최보식 조선일보 선임기자는 13일자 ‘비겁자가 영원히 설 자리는 없다’란 칼럼에서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야권이 선점한 이슈를 좇기에만 바쁜 한나라당의 포퓰리즘성 쇄신분위기에 일침을 놓으며 “세상 사람들은 한나라당이 민주당의 복지 노선에 슬쩍 올라탔다는 걸 다 안다. 점점 한나라당의 존재 이유가 모호해질지 모른다”며 “내년 총선에서 '선심성 복지 경쟁'으로 붙으면 굳이 '민주당 2중대'가 된 한나라당을 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 선임기자는 이어 “한나라당은 “쇄신, 쇄신” 떠들 뿐 무엇을 새롭게 해야 하는지를 모르고 있다. 반대 진영이 해온 공세를 그대로 되풀이할 뿐”이라며 “한나라당 의원치고 나라의 정체성을 위해 앞장서고 시대적 소임에 몸을 던진 이를 거의 본 적이 없다. 한나라당에 속해 있으면서도 스스로 ‘보수는 낡은 것’ ‘표가 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한다. 투표 때마다 투표율이 높을까 봐 걱정하는 희한한 집단” “그러면서 젊은이들에게 파고들어 시장경제와 자유주의의 가치를 설파한 적은 없다. 젊은 층을 지지자로 만들겠다는 생각은 벌써 단념한 상태다. 보수의 가치를 더럽히는 탐욕과 부도덕성을 도려내는 데는 관심도 없다”고 거듭 힐난했다.
앞선 12일 한국경제도 사설 ‘한나라당은 좌파 정당으로 전락했다는 분석’을 통해 18대 국회에서 처리한 시장관련 법안을 분석한 결과 한나라당의 시장친화지수가 급격히 낮아진 점을 들고 “한나라당은 이미 좌파 정당으로 변신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념과 철학이 없는 정당의 말로는 비참하다. 잘해도 기회주의요 잘못하면 정치장사꾼 모리배가 되고 만다”며 “지금 한나라당이 그 언저리에서 방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나라당, 충청권에 우파적자 내주나
한편 정치권에서도 마찬가지로 우려의 목소리와 면밀한 행보가 연이어 터져 나오는 실정이다. 이인제 무소속 의원은 11일 “보수우파를 자처하는 한나라당의 갈지(之)자 행보에 소외당하는 국민들을 대변하는 신(新)정당 건설을 심각하게 논의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의 좌경화에 무주공산이 된 우파의 지지를 노골적으로 노리는 발언이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는 9일 대표직을 전격 사퇴하고 보수 세력 재편에 불을 지피고 나섰다.
우파 진영 안팎에서는 한나라당이 버린 ‘우파정당’ 창당 목소리가 연일 커져가고 있다. 단순논리로, 한나라당이 국민의 30%를 차지하는 우파의 지지 없이 차기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를 거두기는 힘들다. 눈뜨고 집토끼를 잃고 있는 한나라당의 인기전략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불과하다. 충청권 중심으로 우파 정치인들의 정개개편 시동과 맞물려 한나라당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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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뉴스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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