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터넷타임즈
> 뉴스
|
|
|
[KPI 칼럼]북한의 연평도 공격과 대한민국의 안보국방태세
|
|
정경영(한반도평화연구원 연구위원/가톨릭대 안보학 교수 )
독립신문 (webmaster@independent.co.kr) 2010.12.16 09:28:52
2010년 11월 23일 북한은 연평도를 공격, 현지 주민은 물론 대한민국을 공황으로 몰고 가고 있다. 연평도 사태를 어떻게 규정지을 것인가? 단순히 해안포, 방사포 등 포사격을 뜻하는 포격으로 볼 것인가, 또는 대한민국의 영토를 유린한 침략행위인 공격으로 볼 것인가는 한국의 안보태세에 던지는 함의에 현격한 차이가 있다. 우리는 분명히 북한이 연평도 화력공격을 통해서 일련의 전략 목표를 달성해 나가고 있다는 점을 간파해야 한다. 따라서 북한의 연평도 공격 의도와 배경, 한국의 안보외교라인과 군의 대응, 한미의 대응과 중국의 태도, 향후 과제 등에 대한 총체적인 평가와 대응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금년도 두 차례에 걸친 끔직한 북한의 도발에 대한 우리 측의 대응은 대비책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서해 5도를 포함하여 예상되는 북한 도발 시나리오는 향후 대비방향을 수립하는 데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측면에서 전면적인 재 판단이 요구된다. 새로운 차원에서 북한 위협분석을 통해 국가안보전략, 군의 작전대비태세와 정신전력, 국민의 안보의식 등을 재조명하여 안보국방태세를 확립해야 한다.
북한의 의도와 배경
과연 북한이 지난 3월 천안함 폭침에 이어 연평도 포병공격을 자행한 의도와 배경은 무엇일까? 상당수의 북한전문가들이나 정보기관은 북한 내부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구체적으로 김정은의 대담하고 비범한 포병화력 운용으로 군부를 확고부동하게 장악하고 권력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해 자행한 도발로 보고 있다. 김정은은 천안함 폭침을 배후 지휘하였으며, 우라늄농축 설비를 전격적으로 공개함은 물론, 김일성군사종합대학 포병학과 화력운용 졸업논문을 금년 초 백령도 인근 NLL 일대에서 대규모 화력시범을 통해 시현하였고, 이어서 연평도 화력공격을 감행했다는 것으로 김정은의 탁월한 전략의 발휘는 그의 권력장악에 괄목할 만한 기여를 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이러한 내재적 접근은 희대의 3대 세습에 대해 대한민국과 한국 국민, 국군이 볼모로 잡혀 계속 희생당해야 된다는 데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
남북한 관계와 북한과 국제사회의 갈등에 초점을 맞추면, 여러 가지 추론이 가능하다. (1) 연평도 공격은 북한이 끊임없이 NLL 무실화를 위한 고도로 계산된 책동으로 해석될 수 있다. (2) 이명박 정부의 강경정책을 접고 투항하라는 무력 협박일 수도 있다. (3) 한반도에서 남북한 대규모 무력충돌을 야기함으로써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오바마 정부로 하여금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밖에 없으며, 이를 위해서는 평화협상의 장으로 나오라는 협박일 수도 있다. (4) 더 나아가 유엔제재의 한계를 간파, 수위를 높이는 과감한 도발을 자행하여 국제사회가 안정과 평화를 원하거든 북한에게 경제적 보상을 할 경우 도발행위를 중단할 수 있다는 일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행태로 해석될 수도 있다.
북한의 일련의 도발에서 사용한 전술을 종합하면, 한국의 영토를 일부 점령 후 협상을 통한 전쟁종결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북한은 이라크전 시 미군의 정밀유도무기와 전자전(EMP)으로 대규모 기계화부대와 전투기가 제대로 대항할 수 없었다고 평가한다. 향후 미군과 전쟁을 해야 될 북한의 입장에서 기계화군단을 이용한 정규전으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 비대칭 전력을 혼합한 새로운 작전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신전략 구상은 사이버 테러와 압도적 우위의 장사정 포병에 의한 생화학탄 공격과 동시에 특수전 요원을 침투시키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특히, 수도권이 공격 목표가 될 경우, (1) 사이버 테러, 장사정 포병에 의한 생화학탄 공격, 특수 부대의 침투로 수도권의 기능을 마비시킨 후, (2) 전방에 추진 배치된 경보병여단과 기계화 부대로 DMZ를 돌파, (3) 통일로와 자유로, 순환도로를 이용하여 고속 기동전으로 수도 서울을 포위하고, (4) 남진하여 동·서해일대로 상륙한 부대들과 영동고속도로에서 연결작전을 펼 수 있다. 종합하면, 남침 후 5-7일 이내에 수도권 일대를 장악함으로써 미군의 추가전력이 전개되기 전에 협상에 의한 전쟁을 종결짓겠다는 수순이다.
북한은 이미 이러한 전략에 의해 작년 7월 DDOS 사이버 공격에 의한 청와대, 국방부 등 국가의 통제기능을 마비시킨 바 있고, 어뢰공격에 의한 천안함을 폭침시켜 비대칭 능력을 검증한 바 있으며, 해안포 및 방사포 등 집중화력으로 서해 5도 중 수도권 심장부를 겨루는 최남단에 있는 연평도를 기습, 공황을 유발하였다고 본다. 실제 북한의 공격이 있기 전에 김정일과 김정은의 황해북도의 포병사령부를 현지지도하였고, 방사포를 사전 전개시켰으며, 평양방어임무를 수행하는 5대의 Mig-23기가 NLL인근에 떴었다. 또한, 고정간첩이나 특수요원을 침투시켜 화력유도를 통해 집중화력으로 2차 공격까지 감행한 흔적이 보인다. 이런 일련의 북한의 도발은 특정 지역, 특히 수도권 일대의 대비태세를 시험한 시도로 판단된다.
연평도 공격 이후 한·미 대응과 중국의 태도
북한의 연평도 화력공격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대응은 세 가지 나누어 평가할 필요가 있다. 첫째, 한국의 대응은 미흡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외교안보관계 장관회의를 주관하면서 필요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강력히 응징보복하라는 지시와 달리 확전을 자제토록하라는 초기단계에서의 언론보도는 우리 군에게 행동의 운신을 극도로 제한시키는 조치가 아닐 수 없다. 당연히 군도 동종 동량의 보복을 했어야 하며 오히려 전투기가 대기하고 가용한 함정이 전개되어 있는 상태에서 발사원점에 대해 합동공격으로 무자비하게 보복을 했어야 마땅하다.
둘째, 연평도 공격 직후 한국 외교라인은 긴밀하게 움직였다. 이명박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과 일본 총리는 물론 유엔안보리 의장국인 영국 수상과 통화를 하였다. 이를 통하여 국제사회에 북한의 천인공노할 야만적 행위의 실상을 전파하고 우방국들과 협력체제를 구축했다. 한국의 외교적 노력은 궁극적으로 북한을 향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통화 이후 오바마 대통령은 후진타오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도발적인 행동을 용납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하라는 주문과 함께 중국의 책임있는 역할을 강조하였다.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에서는 한국이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해 군사적으로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것에 미·일은 반대하지 않을 것임을 명확히 했다. 이는 최고위 외교라인의 실력 시위로 볼 수 있다.
셋째, 한·미연합군사대비태세가 긴밀히 유지되었다. 김태영 전 국방장관은 Robert Gates 미 국방장관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공동대응방안을 협의하였고, 합참의장과 연합사령관은 화상회의를 통해서 한미연합위기관리반을 운용하였으며, 감시태세(WACHTCON)를 격상, 정찰 감시자산을 증가시켰다. 특히 미국은 핵 항공모함인 조지워싱턴호를 한반도에 급파하여 서해에서 대규모 연합훈련을 실시함으로써 정치외교적인 대북 · 대중 압박과 함께 유사시 막강한 전력이 즉각 전개될 수 있다는 것을 과시하였다. 특히 한·미 합참의장협의회를 개최하여 북한 추가도발 시 전투기 폭격에 대해 미측은 존중할 것이며,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미국이 지원하는 대침투작전체제를 구축하기로 합의한 것 등은 수준 높은 한·미 연합군사대비태세의 조치가 아닐 수 없다.
중국은 사태 악화를 막으면서도 여전히 북한 편들기를 계속했다. 중국은 연평도 화력공격 후 외교부 성명을 통해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남북한 양측에 냉정과 자제를 요구하였다. 양제츠 외교부장은 주중 북한 대사를 소환하였고, 다이빙궈 외교담당 부총리 겸 국무위원을 특사로 서울에 파견, 긴급 6자회담을 제안한 바 있으며, 북한의 김정일을 만나는 등 적극적으로 개입하였다. 서해 상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배타적 경제수역 침범을 불허한다는 입장을 밝혀 미국의 서해안 항모훈련에 격렬히 반대했던 천안함 사태와 온도차이는 있으나, 한국의 호국훈련이 북한의 도발을 유인한 것으로 북한측 입장을 옹호하고 있는 것은 변함이 없다.
북한의 향후 도발과 총체적 안보국방태세 확립
서해 5도를 포함하여 전반적으로 북한의 예상되는 도발 시나리오는 한국의 안보국방태세 확립을 위한 방향을 설정하는 데 중대한 의미가 있다. 향후 북한은 김정은의 업적을 쌓는 데 기여하고, 세계 이목을 집중시키면서, 남남갈등을 유발하고, 북한의 체제를 결속시켜 나가면서 한반도 적화통일이라는 치밀한 전략적 구상을 실현할 수 있는 도발을 자행할 것으로 판단된다. 국지도발이 악화되어 제한전으로 다시 전면전으로 비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한국에 비해 북한은 전면전 시 잃을 것이 없다고 보고 있다. 천안함 및 연평도 사태에서 보여준 한국의 위기관리 수준이 이 정도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환상에 빠질 수도 있다.
예상될 수 있는 도발시나리오는 몇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국제사회의 집중적인 시선을 받을 수 있는 판문점 또는 인천국제공항, 용산기지 및 오산공군기지를 공격하는 시나리오다. 둘째, 북한은 서해 5도 또는 대성동과 자유의 마을을 점령할 수 있다. 셋째, 북한은 서해 북방한계선 근처에서 한국 함정을 유인하여 공격할 수 있다. 넷째, 수도권을 대상으로 장사정 포병에 의한 생화학탄 공격으로 수도권을 마비시킬 수 있다. 다섯째, 개성공단의 한국인들을 집단으로 피랍하면서 볼모로 잡을 수 있다. 여섯째, DDOS 등에 의한 사이버 테러 공격으로 한국을 마비시킬 수 있다. 이러한 도발을 개별적으로 또는 동시 다발적으로 감행하여, 승산이 있다면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수도권 점령의 수순을 밟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북한의 도발 시나리오에 따른 대한민국의 안보 국방태세를 어떻게 확립해 나갈 것인가? 정부 차원에서 북한군의 어떠한 도발에 대해서도 초기단계에서 즉각적으로 자위권 발동을 할 수 없다면 현 정부의 존립 자체가 국내외적으로 심대한 도전을 받을 것이다. 한미연합전력은 적의 전략적 중심을 무력화시켜야 한다. NSC를 복원하여, 정책조정, 전략개발, 위기관리 기능을 강화하고 안보, 외교, 대북전문가와 경륜가를 충원시켜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행정안전부 산하에 있는 비상기획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전환하여 비상시 민간인 통제 대책, 전시 동원 등의 업무를 총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강화해야 한다.
강한 정신력이 강군의 제1조건이며,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 군의 사기, 작전기강, 준비태세가 확립되어야 한다. NLL은 타협할 수 없는 전략적 요충지로 수도권 방어에 핵심임을 직시하여, 서해 5도 방위사령부를 하고, 필요시 공세기지로 운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북한 도발 시 선 조치 후 보고체제 구축, 정보담당자 뿐 아니라 전간부의 정보판단 능력을 제고시키는 문제, 경계와 감시체제를 강화하고, 해상전력을 포함한 타격전력은 물론 북한의 포병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대화력전 수행능력을 대폭 증강시키는 등의 총체적인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 동안 대한민국은 국가안보를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방위체제에 맡기고 경제발전에 치중하여 세계 제 12위의 경제강국이 되었다. G20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국제적 위상이 격상되었으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도움을 받는 나라에서 최초로 도와주는 나라가 되었다. 그러나 남북한 간에 국력, 경제력, 국제적 위상이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방태세 및 국민의 안보의식 면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그 화려한 우위도 일순간 무너져 내릴 수 있다. 경제성장에서 제3세계 국가발전전략의 모델국가로 거듭난 대한민국은 이제 안보분야에서도 조국을 우리 스스로 지킬 수 있는 자립적인 안보국방태세를 구축해야 한다.
자료제공 : 한반도평화연구원(www.koreapeace.or.kr)
[젊고 강한 신문-독립신문/independent.co.kr]
Copyrights ⓒ 2002 독립신문 - 무단전재, 재배포 금지
출처 독립신문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