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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쌀 지원 놓고 우파진영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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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한목소리 주장…민주당은 “100억은 너무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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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북 쌀 지원 문제를 놓고 우파진영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민주당 등 야당은 그렇다 치더라도 안상수·이회창 등 우파정당의 대표를 비롯해 김문수 경기지사, 이재오 특임장관, 소관 부서인 통일부의 수장인 현인택 장관까지 나서서 대북 지원에 긍정적인 의사를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9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북 쌀 문제가 정리되지 않고 있다’는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의 지적에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인도적 차원에서 쌀을 지원한다면 수해가 있으니까 가급적 많이 지원해 주면 좋겠다”고 답해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에게 “(발언은) 공인된 입장에서 하는 것”이라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
특히 민주당은 현 장관이 전날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100억원(1만톤 가량 분량) 한도에서 대북 쌀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 “너무 적다”는 반응을 보여 가뜩이나 ‘뿔 난’ 우파진영에 기름을 부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고위정책회의에서 “(1만톤 정도라면) 현 장관 식구들 먹으라고 집으로 보내라”며 “이러한 반통일부는 없애 버려야 한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소속 김영록 민주당 의원은 이 자리에서 “2006년 수해피해가 났을 때도 10만톤을 북에 보냈는데 이번 기회에 ‘통 크게’ 40만톤은 지원해 줘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예고했다.
김 의원은 “작년에도 옥수수 1만 톤을 제공하겠다고 제의했다가 충돌이 있었는데 마찬가지 상황”이라면서 “북한에서 달라고 할 때 도와줘야지 이렇게 민간차원에서, 그것도 1만톤 이내에서 지원한다고 할 경우 국제적 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1만톤은 북한 전 국민이 하루 먹을 수 있는 양”
이에 대해 탈북자 출신인 강철환 조선일보 기자는 <독립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수해 지역 원조 차원을 넘어 1만톤이면 북한 전 국민의 하루치 식량인데 그것도 모자라 40배를 준다는 건 군량미를 준다는 말과 똑같다”고 일축했다.
북한인권 연구단체인 ‘북한전략센터’ 대표를 맡고 있기도 한 강 기자는 “지난 10년 동안 퍼줘서 북한의 핵개발 다 시켜놓고 민주당은 양심도 없는 것 같다”면서 “그렇게 주고 싶으면 자기들 당비로 도우라”고 일침을 놨다.
우파논객인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는 “(민주당의 발언은) 코멘트할 가치도 없으니 무시하면 된다”면서 “자선단체도 이렇게는 안한다”고 정부에게 비판의 화살을 돌렸다.
조 전 대표는 “대북 지원이 아니라 ‘대북한 정권 지원’, ‘대김정일 지원’이라고 정확히 표현해야 맞다”면서 “북한 정권이 무너지면 그 때가서 도와주는 것은 몰라도 지금 수해복구의 책임은 어디까지나 김정일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수해복구의 가장 쉬운 방법이 있는데도 조치를 안 하고 있다”면서 식량난 해결을 위해 중국식 경제개혁·개방과 농지 사유화 등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했다.
역시 대표적인 우파논객 중 한명인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도 “정부 정책의 일관성과 원칙이 없기 때문에 신뢰성 또한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면서 “대통령의 ‘공정한 사회’란 말처럼 공정하게 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뒤에 지원해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류 전 주필은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대북지원에 대한 ‘스필오버’ 효과는 없었다”며, “모두 지도층에게 혜택이 돌아갈 뿐 주민들에게는 가지 않기 때문에 중국과의 협조를 통해 지원되는 전 과정을 모니터링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 ‘격앙·분노’ vs 학계 ‘우려·신중’
우파 시민단체 측은 규모를 떠나 지원 자체를 반대하며 훨씬 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서정갑 국민행동본부장은 “박지원 원내대표를 비롯해 민주당 의원들은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 아니라 김정일의 하수인”이라면서 “46명의 천안함 폭침에 대한 사과 없이는 북한에 대한 어떠한 지원도 반대”라고 밝혔다.
서 본부장은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기 마련인데 (대북 쌀 지원은) 자존심도 없고 국민을 모독하는 행위”라며 “정치인들도 모두 포퓰리즘에 빠져 있다”고 비난했다.
봉태홍 라이트코리아 대표는 대북 쌀 지원 방침에 대해 “북한 정권을 기사회생시키는 행위”라며 “아주 굴종적이고 김대중의 햇볕 정책과 다를 바 없다”고 혹평했다.
이어 “의료물품 등 구호물자는 인정하지만 현금이나 마찬가지인 쌀은 절대 안된다”면서 “북한 정권은 그렇게 도와준다고 해서 절대 고맙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시민단체 진영과 달리 학계는 기본적인 원조에는 동의를 하면서 과거 ‘퍼주기 관행’의 재현에 대한 우려감을 드러내 온도차를 보였다.
박효종 서울대 윤리교육과 교수는 “도움을 주는 건 공감하지만 너무 지나쳐도, 모자라도 안된다는 ‘과유불급’이란 단어를 되새길 때”라면서 “급하게 먹는 밥이 체한다고 잘못된 관행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도 “지원 대상이 북한 정권이냐 주민이냐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면서 “쌀 지원을 반대하면 반인도주의적이라고 하는데 그럼 천안함 사태는 인도주의적이었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당해놓고 퍼주는 것이 대통령이 강조한 ‘국격’에 맞는지, 우리나라의 극빈자들을 놔두고 북한을 지원하는 것이 현 정부의 국정 화두인 ‘공정한 사회’의 모습인가는 제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인택 통일부장관은 전날(8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출석해 “정부가 하는 대규모 식량지원은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또한 군 장비로의 전용이 우려되는 시멘트, 굴착기 등의 지원 요청에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독립신문 김봉철 기자 (bck07@hanmail.net)
출처:독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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