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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직장인의 직무몰입도 세계 최저수준으로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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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만족도 22國 중 최저... 내적퇴직현상 부추기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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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일, solbeeya@todayfocus.kr
등록일: 2010-04-20
국내 직장인들의 업무몰입도가 미국, 영국, 일본, 중국 등 22개 조사대상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타워스 왓슨이 국내 응답자 1000여 명을 포함해 미국 영국 중국 일본 등 전 세계 2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발표한 '2010 글로벌 인적자원 보고서(Global Workforce Study)'에 따르면 국내 직원 업무 몰입도는 조사 대상 국가 중 최하 수준에 그쳤다.
직원들이 본인의 업무에 얼마나 몰입하고 있을까?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본인 업무에 높은 몰입도를 보이는 직원 비율은 우리나라가 6%로 조사대상국가의 평균인21%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다. 본인업무에 비교적 몰입하는 편이라는 답변까지 합한 수치도 52%에 불과했고, 이에 따라 본인 업무에 별로 몰입하지 않거나 마지못해 회사에 다니는 직원 비율도 48%나 되어 조사대상국가의 평균 38%를 크게 웃돌았다.
직원 몰입도(employee engagement)란 직원이 근무하는 기업의 성공을 위해 자발적으로 투입하는 시간, 지력, 에너지 등을 말하는 개념으로, 인적자원 관리에 있어서 직원 몰입도 상승이 기업 성과 향상에 가장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되기 때문에 기업의 성장동력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수치는 곧바로 한국 기업의 국제경쟁령 지표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게 한다.
이처럼 직원들이 낮은 업무 몰입도를 보이는 이유로는 리더십 부재가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꼽혔다. 조사 결과 경영진 리더십에 대한 국내 직원 만족도 역시 37%에 불과해 조사 대상 22개국 중 최저 수준을 나타냄으로써 낮은 업무몰입도와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인도와 중국 직원 가운데 각각 77%, 66%가 경영진 리더십에 만족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아주 큰 차이가 있었으며, 향후 이들 국가와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시급한 과제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리더십에 관한 항목별 평가와 만족도를 살펴보면 '경영진이 경제위기를 효과적으로 헤쳐나가고 있다'는 항목에 34%만이 긍정적으로 응답했고, '조직 성공을 위한 인재 육성에 힘쓰고 있다'는 항목에도 32%만이 좋은 평가를 내리는 등 경영진의 리더십에 대해 전반적으로 부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었다.
특히 직원들은 자신들을 육성하고 보살펴주는 리더십이 부족한 것에 아쉬움을 표했다. 국내 직원들은 경영진의 리더십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인재 육성', '조직비전 제시와 실현', '직원 복지에 대한 보살핌`을 꼽았으나, 직속 상관이 `효과적인 경력 개발을 돕는다`는 항목과 `공정하게 성과 관리를 수행한다`는 항목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은 모두 40%에 미치지 못했다.
이러한 직원들의 경영진에 대한 불신은 1998년을 전후하여 직장에서 발생한 가장 커다란 변화 중 하나인 '내면적 자기퇴직'(내적퇴직) 급증 현상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1980년대부터 신자유주의 깃발 아래 시작된 세계화는 모든 면에서 경계를 없애는 과정이었는데, 긍정적인 발전을 하는 듯하던 세계화 과정은 1986년 이후 불안정한 상태에 빠져들기 시작한다.
중산층이 붕괴하면서 근로빈곤층이 늘어난 것이다. 전장(戰場)을 방불케 하는 직장에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직장인들은 일자리를 잃을까 불안해한다. 게다가 그들은 대부분 과도한 업무에 시달린다.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병을 얻으며 '번 아웃(탈진)' 상태에 빠진다. 결국 남은 것은 그저 버티기 위해 선택한 '내적 퇴직'이다." 내적 퇴직 상태에 들어간 직장인은 성취욕구 감소, 참여도 감소, 부재시간 증가, 여가 지향, 업무 불만, 상사와 거리 두기 등으로 나타난다.
'바벨탑에 갇힌 세계화'라는 책에서 지은이 페테르 빈터호프 슈푸르크는 그렇게 내적퇴직을 설명한다. 지시에 따라 시키는 일은 하겠지만 더 이상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려 하지 않으려 한다. 평생직장 개념이 무너지고 평생직업 개념이 이를 대신하는 상황 속에서 몸은 회사에 있지만 마음은 살길을 찾아 전직과 창업과 자격증의 언저리를 방황하거나 인터넷 속의 증권가를 헤맨다. 어차피 인생은 퇴근 시간 후부터 의미를 갖는다는 생각이 지배한다.
한국이나 일본이 IMF이후 겪고 있는 급격한 변화를 설명하는 것 같지만, 이러한 추세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화된 현상이었다. 독일의 베르텔스만(Bertelsmann)재단의 위촉으로 본(Bohn)의 한 경제.사회 연구소에서 2000명의 중견및 신입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4%가 바로 이런 상태를 경험하고 있었다. 미국의 퍼블릭 아젠다 포럼(Public Agenda Forum)의 조사에서도 약 75%의 직원이 현재의 직무에 만족하지 못하며 자신의 능력을 다 쓰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라인하르트 휀(Reinhard Ho:hn)은 이것을 내면적 자기 퇴직이라고 불렀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이미 살펴본 바와 같이 한국의 경우 업무몰입도가 가장 낮다는 사실을 내적퇴직 현상과 맞물려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IMF를 거치면서 평생직장 개념이 무너진데다 상사에 대한 신뢰도까지 저하된 탓에 이제 한국은 지나간 산업사회의 성공을 가능하게 했던 '충성심'이라는 개념 대신 지식사회에 걸 맞는 새로운 적절한 개념의 정립이 시급해졌다는 것을 뜻한다.
물론 내적퇴직 현상이 세계적으로 새로운 화두가 되고 있는 것에서 보는 것처럼 한국이 애써서 모방하려는 서구 사회의 모델조차도 직원의 잠재력을 몰입시켜 기업의 성과에 직결시키는 데 있어서는 성공적이지 못한 것 같다. 그렇다면 한국기업으로서도 일단 서구기업들을 단순 모방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인식을 갖고 새로운 직장몰입도 제고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기업은 첫째 진정으로 직원을 소중하게 여겨야 할 것이고, 둘째 지시와 통제에 기초한 권위주의를 버릴 것이며, 셋째 직원의 다양성을 인정함으로써 개인의 상상력과 창의력이 최대한 발현될 수 있고 개방적 혁신이 가능한 지속가능 경영체를 지향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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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투데이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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