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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구하기' 증언대에 선 정세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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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면 진술 예상깨고 직접 재판 출석… 골프빌리지 사건이 결정적 계기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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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 기자 jhchoi@chosun.com
"韓씨가 人事 부탁한 적 없다" 주장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26일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게서 뇌물 5만달러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한명숙 구하기'에 나섰다. 정 대표가 직접 법적 공방의 한복판에 뛰어든 것은 한 전 총리의 출마를 전제로 한 서울시장 선거에 정치적 승부를 걸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 대표는 산업자원부 장관 시절이던 2006년 11월 이원걸 산자부 2차관에게 '곽영욱씨를 석탄공사 사장 후보로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으며, 같은 해 12월 20일 총리공관에서 열린 한 전 총리 주재 오찬에 곽씨와 함께 참석했다. 곽씨가 총리공관 오찬이 끝나고 5만달러 돈 봉투를 놓고 갔다는 게 한 전 총리의 혐의 내용이다.
▲ 26일 오전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한명숙 전 총리 뇌물 수수 의혹 공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정 대표는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재판에서 "한 전 총리에게 곽씨가 공기업 사장이 되게 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일이 없다"며 한 전 총리의 결백을 주장했고, 특정 정황에 대해 검찰의 질문이 집중되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답변 도중 그는 "(총리가 퇴임하는 장관에게) 점심을 베푸는 것을 대단하게 생각하지 말라", "검찰이 (곽영욱씨를 석탄공사 사장 후보로 추천하라는) 내 검토 지시가 대단한 것처럼 답변을 유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오전 10시 30분 시작된 증인 신문이 정오 무렵으로 이어지자, 재판장은 "점심시간을 충분히 가졌으면 좋겠냐"고 묻자 정 대표는 "오후 일정이 있으니 식사 없이 계속 하자"고 답한 뒤 15분 휴정시간 동안 법원 민원실 주변에서 당직자들과 빵으로 끼니를 때웠다. 오후 1시 50분, 증인 신문이 끝나자 그는 "재판장님과 검사님 모두 수고하셨다"고 인사한 뒤 법정을 빠져나갔다.
사실 정 대표의 이날 출석은 제1야당 대표가 법정에 섰다는 것만으로도 당은 물론 정 대표 개인 이미지에 부담이 되는 사안이었다. 그래서 그가 재판에 출석하지 않으리라는 관측이 당 안팎에서 지배적이었다. 그런데도 그가 재판정에 나온 것은 지난 24일 검찰이 한 전 총리의 '골프 빌리지 무상사용과 골프비 대납 문제'를 제기한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한다. 당시 정 대표는 "검찰이 본안(本案)과 무관하게 흠집 내기로 가고 있다"며 화를 냈다고 한다. 이후 서면답변을 준비하던 분위기가 법정 출석으로 급반전됐다는 것이다.
이는 정 대표와 민주당에 서울시장 선거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방증이라는 지적이다. 정 대표와 주류측은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의 후보로 줄곧 한 전 총리를 지원해 왔다. "한명숙 하나만을 바라보고 갔다가 재판 결과가 나쁘면 어떡하느냐"는 비주류 일각의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수도권 선거전략의 중심축이 한 전 총리였고, '한명숙 카드'가 삐끗하면 정 대표가 구상하는 전체 선거구도는 꼬일 수밖에 없게 된다. 더구나 한 전 총리에 대한 대안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정 대표가 그냥 내버려둘 수는 없다고 판단, 직접 나섰다는 분석이다. 정 대표는 이날 증인 신문을 마치고 나오면서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서 "한 전 총리의 유죄는 상정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출처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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