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한 조폭 영화에서 나온 대사다.. 조직의 보스들끼리 모인 자리에서 농담이 오고 간다.. 누군가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이 뭐냐고 묻는다.. 그러자 다른 이가 대답을 한다.. “냉장고 문을 연다. 코끼리를 넣는다. 냉장고 문을 닫는다” 그러자 보스 한 명이 이야기를 한다.. “난 오른팔 시켜...” 그 대사를 보며 나는 군대 시절이 갑자기 생각났다..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까라면 까!”라는 말 말이다.. 고참이 X으로 밤송이를 까라면 까야 한다는 말에서 유래된 말인데.. 정말 깔 수 있을지 없을지를 떠나서 “까라면 까”라는 말이 내 쫄병 시절을 괴롭혔던 건 분명한 것 같다.. 시키면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시추에이션.. 이건 군대나 조폭사회에서나 통용되는 비인간적인 문화의 결과물일 게다..
물론 군대나 조폭사회가 목숨을 담보로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다른 사회와는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것이겠지만, 어쨌든 민주화된 사회에서는 도저히 받아들여질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군대나 조폭문화 같은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제 보니 조폭이나 군대는 울고 갈 정도로 살벌한 조직이 있다.. 다름아닌 친박진영이다..
언론보도를 보니 박근혜가 최근 친박의원들과 사석에서 만났다고 한다.. 그 자리에서 친박 의원들이 “요즘 친박계에서 좌장 역할을 할 사람이 없어 걱정이다”며 “2인자라는 의미의 좌장이 아니라 친박 의원들끼리 만날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하고, 의원들의 생각도 박 전 대표한테 전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제안을 박근혜에게 했단다..
그러자 박근혜 왈, “말로 해서 알아들어야 하면 그건 친박이 아니잖아요”라고 대답을 했단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얘기하면 “알아서 까라는”라는 말인데.. 여기에 비하면 조폭이나 군대는 최소한 말은 하고 까라고 하니 양반이지 않은가! 이 정도면 천하의 악녀(惡女)로 명성을 떨친 측전무후나 서태후도 박근혜 앞에선 쨉도 안 된다고 봐야 한다.. ^^;;
기사를 보니 박근혜의 그 말은 친박의원들에게도 황당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나온 얘기가 친박의 가장 큰 어려움은 박심(朴心)을 파악이라나? 말은 그 정도지만 속으로는 “뭐 저런 게 다 있냐?”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박근혜 대통령 되면 한자리 하자니 참고 속으로 삭혀야 하는 일인데.. 부랄 달린 놈이 할 짓은 못 되는 것 같다..
미생에 강도, 그리고 “말로 해서 알아들어야 하면 그건 친박이 아니잖아요”라는 이번 박근혜의 발언까지.. 파편적으로 나오는 박근혜의 말들을 종합해보면 기존에 내가 알고 있던 상식으로는 도저히 박근혜를 해석할 수가 없다.. 아마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박근혜의 정신상태가 심히 걱정스럽다.. 최소한의 상식은 탑재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인터넷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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