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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소신을 우선시한 판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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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판결, 진단과 평가』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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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약칭 바른사회)는 2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PD수첩 판결, 진단과 평가』긴급토론회를 가졌다.
바른사회는 “해당 판결에서 PD수첩 광우병 편의 내용이 허위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한 점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며 “사법부의 독립성은 존중되어야 하나, 그 존중은 국민의 상식과 법 감정에 부합하는 판결로 신뢰감을 줄 수 있을 때라야만 지켜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무죄판결이 과연 이러한 점을 충족시키고 있는지 살펴보고,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를 정리해보는 긴급토론회를 개최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무죄판결’ 판사들은 법관의 양심보다 개인적 소신을 우선시한 것이 틀림없다”
주제발표에 나선 이재교 공정언론시민연대 공동대표는 “광우병과 무관한 동영상을 마치 광우병 동영상인 것처럼 보도하고 설명한 것을 진실보도로 볼 수 있느냐 판단해야 함에도 문(성관) 판사는 그 동영상 속의 소들 중 광우병에 걸린 소가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 없으니 허위보도가 아니라고 엉뚱한 논리를 적용하여 허위보도가 아니라고 논리를 전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방송의 내용이 ‘이 동영상 속에 광우병에 걸린 소가 하나도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였다면 문 판사의 논리가 맞다”며, “그러나 피디수첩의 방송내용은 그 소들이 광우병 의심소라는 것이었는데, 광우병 의심소가 아니었던 것”임을 주지시켰다.
또 “피디수첩팀은 적지 않은 곳에서 아레사 빈슨의 병명이 인간광우병인 것처럼 오역을 했다”며, 이는 “한결 같이 번역의 오류가 아레사 빈슨의 사인이 인간광우병이라고 단정하는 쪽으로 일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번역상의 오류나 의역으로 볼 여지가 없고, 실수로 볼 수도 없는 이유”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미국에서 아레사 빈슨의 사인으로 의심되었던 것은 인간광우병 만이 아니었다”고도 했다. 특히 “피디수첩 프로그램이 방송된 2008.4.29. 당시에는 인간광우병 보다는 다른 사인에 더 무게가 주어졌다”며 “그런데 피디수첩은 오로지 인간광우병이 마치 유일한 사인 후보인 것처럼 보도하면서 위와 같이 ‘오역’까지 했던 것”이라고 질타했다.
계속해서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섭취할 경우 인간광우병이 발병할 확률이 약 94%’라는 결론은 나올 수 없다”며 “광우병에 관한 전문지식이 없더라도 병에 확률이라는 게 그렇게 간단하게 결정될 수 없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피력했다.
이같이 밝힌 李대표는 “판결은 결론에서 두 가지 오류를 범하고 있다”며,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첫째, 판사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디수첩에 허위보도가 없었다고 결론을 내렸으므로 이는 진실한 보도를 하였다는 것이고, 그렇다면 형법 제310조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보도’라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어야 논리적 일관성이 있다. 정부정책비판이니 보도의 자유가 있다는 것만으로 무죄가 될 수는 없음에도, 이러한 점을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는 것은 전후가 모순되는 것이다.
둘째, 판사는 행위의 동기를 범죄의 성립에 연결시키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피디수첩 프로그램이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을 알리고 이런 위험을 등한시한 정부의 협상결과를 비판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목적(동기)라는 것은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느냐 않느냐와 하는 문제와는 무관한 것이다. 행위의 동기는 엄벌할 것이냐 관대하게 처벌할 것이냐 하는 양형의 요소가 될 뿐 범죄의 성립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
그는 “피디수첩판결의 경우 무죄라는 결과가 놀랍다기보다는 그 이유가 놀랍다”며 “허위보도를 하였다는 사실에 대하여 정정보도사건에서 지법과 고등법원에서 이미 인정하였고, 피디수첩팀도 인정하면서 다만 실수였다고 주장하고 있는 마당에 허위보도가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으니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법관이 개인적 양심과 법관으로서의 양심을 혼동하였기 때문”이라며 “두 양심이 때로는 충돌하기도 하는데, 이럴 때는 당연히 법관의 양심을 우선하여 유죄판결을 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피디수첩 무죄판결을 비롯한 일련의 무죄판결을 선고한 판사들은 개인적인 소신을 앞세워 법리상의 무리를 무릅쓰고 무죄판결을 하였음이 틀림없다”고 확언했다.
李대표는, 따라서 “판결에 대한 비판은 법관의 독립에 대한 침해가 아니다”라며 “판결문에 나타난 사실인정(증거의 취사선택), 법률적용, 양형 등에 대하여 건전한 상식, 일반국민의 법률 감각, 법리 등을 근거로 비판하는 것이고, 이러한 비판은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지 않음은 물론 법원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했다.
“아무도 범인이 아니라는 사실이 입증되지는 않았으므로 방영에 문제가 없다”?
한편 이날 토론자로는 윤창현 바른사회 사무총장, 이헌 시변(시민과 함께 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 등이 나섰다.
먼저 윤 총장은, 문 판사의 판결중 ‘다우너 소들이 광우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단정할 수 없고, 따라서 피고인들이 동영상 속에 등장하는 소들을 광우병 의심소라고 보도하였다고 하여 이를 허위사실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한 것에 대해 “양식을 의심케 하는 부분”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는 마치 한 방송이 연쇄살인사건 발생 직후 범인이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휴일날 유원지에 애들 데리고 평화롭게 산책 나온 시민들 모습을 찍어놓고서는 ‘이 사람들은 얼마 전 발생하여 범인이 아직 잡히지 않은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이다.’라고 자막을 내보내는 경우와 흡사함”이라고 꼬집었다. “모습이 방영된 시민들 중 아무도 범인이 아니라는 사실이 입증되지는 않았으므로 방영에 문제가 없다”고 한 셈이라는 것.
이어 이헌(변호사) 대표는 “사법부의 독립은 합리적이고 공정한 재판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 것인데, 이 판결을 포함한 강기갑 의원 및 시국선언 전교조 교사에 대한 무죄판결, 용산 사건의 기록공개 등으로 재판의 합리성과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극명하게 제기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라며 “사법부가 어떠한 경우에도 사법부의 독립이라는 방패 속에서 보호받고자 하여서는 아니될 것”이라고 일침했다.
李변호사는 “사법부의 독립의 기초가 되는 국민의 신뢰가 문제되는 마당에 주권자인 국민의 사법에 대한 애정어린 비판은 겸허하게 받아들여 철저한 자기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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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균 기자
출처 독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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