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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强占 100년, '北 공동사설'의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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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력을 감추고 평화의 손을 내미는 위장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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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일 원로 언론인
일제 강점 100년. 나라가 나라다움을 상실한 조선왕조, 중국 말고는 국제정치와 국제사회와 근대화라는 말조차 몰랐던 조선의 지도층, 근대화와 서구문명을 ‘금수만도 못한 짓’이라고 보았던 조선의 주자학 선비들, 조선왕조에 대한 절망을 이기지 못해 조선을 아예 일본에 위탁경영 해달라고 갖다 바친 조선의 일부 재승박덕의 소장 인텔리들. 이를 저지할 만한 역량이 없었던 조선의 뜻있는 선각자들과 민중. 그리고 1800년대 후기에 이미 서구화, 산업화, 문명개화에 눈 떴던 일본 지도층의 재빠른 부국강병책-. 일본은 이미 서구열강을 의식한 그나름의 아시아 패권주의의 큰 구도를 가동(稼動) 시키고 있었다. 그래서 조선은 망했다.
망국기 조선인들은 대충 3 가지 삶의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첫째, 순응주의의 길이다. 나라가 없다고 세상을 안 살 수는 없다고 하는 입장이었다. 이 부류는 우선 학교를 다닌다. 일제 교복을 입고 일본말을 쓰고 일본천황에 경배하고 일제가 깔아 놓은 제도로 들어가 출세를 하게 된다. 행정관료, 군대, 검찰, 법원, 경찰, 경제관료, 기술관료, 금융기관 임직원, 일제 척식(拓植)회사의 임직원, 신문사, 교육계, 문화계 종사자, 한국계 오너 회사의 임직원, 일제에 협력하는 기업체 주인과 임직원들이 되었다.
이 범주는 고위급과 하위직으로 가를 수도 있고, 적극적 부일협력(附日協力)과 소극적이고 마지 못한 순응으로 분류할 수도 있다.
둘째, 적극적인 망명생활과 반일 독립운동 종사자의 경우다. 이들은 위대한 혁명가의 영예, 고매한 지사(志士)의 명예, 한-일 대치선에서 다행히 이쪽에 남겨진 요행, 그리고 최소한 ‘부일협력’만은 하지 않았다고 하는 알리바이를 얻을 수 있었던 보통의 사람들로 구성되었다.
셋째, 친일, 반일로 딱히 가를 수 없는 일반 사람들의 선택 아닌 주어진 운명이었다. 친일 활동도 반일 활동도 한 것 없이 그저 시집가고 장가가서 자식새끼 낳고 키워서 농사일도 하고 시장에서 장사도 하고 뇌동자 노릇도 하고 기차도 운전하고 우체부도 되고 동회 직원도 되고 경방단 단원이 돼서 아줌마들 머리에 냄비를 씌운채 공습경보 훈련도 시켜 보면서, 시세의 추세에 따라 낮은 포복으로 그냥 적당히 산 대다수 조선인들이었다.
그러나 그런 각기 다른 유형의 조선인들에게도 공통점은 있었다. 전근대적, 봉건적 조선왕조 식(式) 아닌, 일본식 근대의 노하우를 습득했다는 점이다. 일본 억압자에게 고용당해 살면서 일본이 수입한 서양의 근대를 어깨 넘어로 커닝한 것이다. 이 기술자, 전문가들 (expertise)은 대한민국이 수립되면서 대한민국 1선 행정의 손발, 운전수, 설거지꾼, 악역 담당자, 화살막이, 조언자, 하도급자 구실을 했다.
이것을 두고 대한민국을 ‘친일파의 나라’ ‘그러니까 타파해야 할 나라’라며, 그 시대를 살아보지도 않은 세대가 요즘 나서서 입에 거품을 문다. 그러나 오죽했으면 여북했겠나? 삶이란 그처럼 기막힌 수모 그 자체다. 그래서인지, 조선왕조는 청나라에 끌려갔던 조선 여인네들에게 독립문 근처에서 흙탕물에 목욕하게 하고 그녀들의 ‘과거’를 불문에 부쳤다. 그게 바로 ‘환향년(還鄕女) 애사(哀史)’였다.
높은 직위에서 독립투사들을 일본형사들보다도 더 잔혹하게 다룬 악질들은 당연히 단죄돼야 한다. 다른 분야에서도 그런 A급들은 제거돼야 한다. 그 A급들이 면제받고 출세한 사례가 있다면 그것 역시 역사로 단죄해야 한다. 그러나 그 나머지 아랫 급들은 이미 세월이 지나 다 죽은 것으로 자연스럽게 청산되었다.
문제는 이제부터의 한-일 100년이다. 일본 우익은 대등한 ‘한-일 합방’이라면서 조선의 일부 ‘아시아주의자’들을 속여서 끌어들이고, 일본 정부는 그렇게 해서 끌어들인 ‘합방’ 상황을 ‘병합’ 상황으로 바꿔치기 했다. 이 사기적인 2중적 역할분담이 오늘의 일본 조야의 대한 정책에 연면히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일본 지식인들은 과연 전적으로 부인할 수 있을까? 일본 조야가 이 교활한 2중 전술을 진심으로 청산하지 않는 한 과거의 한-일 관계가 한 단계 더 높이 올라가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반면에, 한국인 역시 이제는 더 이상 식민지 트로마(trauma)에 감성적으로 매여 있지 않아도 괜찮을 시점을 준비했으면 한다. 삼성이 소니를 제치고, 김연아가 일본 선수를 제치고, 한국 원전(原電)이 중동을 따내는 2000년대의 한국. 이 쯤 됐으면 이제 한국인들도 옛날의 상처에만 언제까지나 매달려 있을 이유가 없을 것도 같은데. 속단하는 건 물론 아니다.
한류(韓流)를 매개로 한 일본 청소년들, 일본 아줌마들, 그리고 한국의 글로벌 세대 사이의 지각(知覺, perception)의 급속한 접근을 바라 볼 때, ‘가해자-피해자’ 관계를 뛰어 넘는 새롭고 대등한 한-일 신시대가 전개될 가능성을 전적으로 비관할 필요는 없다는 기대가 때로는 들기도 한다. 독도(獨島) 문제가 자꾸만 뇌리에 떠오르긴 하지만.
류근일 2010/1/2 탐미주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南韓 언론이 떠드는 北韓 ‘공동사설’의 속내
북한의 이른바 ‘공동사설’을 대남화해의 적극적인 신호라고 보는 관점이 있는 모양이다. “전민족적 범위에서 자주통일 기운과 화해와 협력, 단합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 시켜야 한다”는 것을 두고 말하는가? 하지만 이 경우의 ‘자주통일’이란 한미동맹을 깨라는 것이다.
‘화해, 협력, 단합’? 그건 평양주도 통일전선을 말하는 것이다. 이에 가담하지 않는 자는 ‘반(反)통일’ 세력이라는 뜻이다. “6.15 공동선언과 10.4선언에 기초해 북남관계를 개선...”? 한 마디로 남쪽은 변해야 하지만 북쪽은 변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상호주의의 반대인 셈이다.
“조-미 사이의 적대관계 종식, 대화협상을 통한 조선반도의 공고한 평화체제, 비핵화”? 이건 순전히 미국을 향한 말이지, 남쪽은 끼지 말라는 것이다. 미국과 북이 대한민국의 안보장치를 해채 시키는 ‘대화’와 ‘협상’을 하려 하니, 너희 ‘종속국’은 ‘조-미’가 하는 큰일에 상관하지 말고 물자와 돈이나 대가 없이 갖다 바치라는 것이다.
‘남북 쇼’를 활용하려는 정권홍보가들, 통일부 관료들, 자칭 북한전문가들, 대북사업가들은 이걸 또 솔깃한 먹거리 건(件)이라며 좋아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조금이라도 건드리는 것을 불문곡직 ‘강경론’이라고 낙인찍을 것이다. 그러나 북의 논리가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서해에서 대포 꽝꽝 쏴댈 때는 언제이고 이제 와선 또 ‘협력’? 그 때 총 쏜 건 김정일 군대 아닌 소말리아 해적이었나? 세(勢) 유리하면 ‘진보대연합으로 보수우파 타도’요 ‘불바다’, 그리고 세(勢) 불리하고 아쉬우면 “협력하고, 돈 달라”? 참, 제멋대로군.
하기야 이렇게 말할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명분이야 뭐라고 하든, 좌우간 대화하자는 것이니 외면할 수야 없지 않은가?” 이런 말에는 이렇게 답할 수밖에 없다. “정당한 방식의 대화조차 아예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대화 정치 쇼에 연연하는 나머지 북의 대화구도에 일방적으로 '흡수통일'당하지 말고 1대 1의 ‘주고 받는’ 대화 본연의 정도를 지키라는 것, 그리고 그게 안 되면 단호히 집어치워 버릴 줄도 알라는 것이다.”
출처 올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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