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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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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상설 이종격투기장’? 여의도 국회 의사당이라는 표현은 과장이 아니잖은가. 1968년 대통령 박정희. 여의도에 옛 단위로 땅 10만평을 매입하고 7년여의 대역사 끝에 1975년 의사당을 세운다. 여의도 총 면적 80만평의 8분의 1, 어마어마한 스케일이다. 이런 엄청난 시설에서 한 해 수천억원의 예산을 쓰는 제18대 국회. 연말이 다 지나도록 내년도 예산안조차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을 화나게 하는 거대한 공해 배출 공장!
누구 책임인가? 4대강 사업 예산을 단 한푼도 깎을 수 없다는 대통령? 여야 당대표나 원내대표? 국회의장 김형오도 이렇게 강변하고 싶을 것. 그러나? 묻고 싶다. 국회 수장(首長)으로서 예산안 처리를 위해 얼마만큼 치열성을 보였느냐고.
기가 막힌다. 정기국회 100일과 12월 임시국회 기간 그의 일정을 보면. 예산안이 법정 처리 시한인 2일을 넘기고, 폐회일인 9일을 넘겨가는 걸 뻔히 내다보면서도 그는 여야 협상을 위해 어떤 중재 역할도 하지 않았다. 역대 어느 국회 수장도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이처럼 중재 역할을 외면한 경우는 찾기 어렵다. 그러다가 단 한 건, 12월을 9일 남겨놓은 22일 원내대표들을 불러 협상하라고 말한 게 전부다. 9일 앞두고. 도대체 뭘 했기에. 국정감사가 시작된 10월6일부터는 민생탐방한다며 국회를 4주간이나 비우고 전국을 돌았다. 그 경비 다 어디서 나왔나? 국민 세금 아닌가. 11월에는 중국 톈진대학에 날아가 명예박사 학위(관리학)를 받았다. 지난해 공주대에서 명예박사 학위(교육학)를 받은 것도 모자란 듯. 12월 일정을 보자. 위암으로 세상을 뜬 여배우 장진영이 청룡영화상 특별상을 받자 장문의 추모편지를 블로그에 올린다.(12월3일) ‘찬란하게 빛나던 별 하나가 국화 꽃 향기 속에서 떠나갑니다.’ 애절하다. 경북 영주시 문화탐방(12월5일)→태양의 아들 잉카전 관람(12월10일)→경기 파주 예술인 마을 헤이리 방문(12월14일)…. 사이사이 숱한 공개 모임에 참석해 축사, 또 축사. 완전히 대권 주자의 행보 아닌가? 지난해 12·18 국회 폭력사태 때도 20일 동안이나 국회 밖으로 돌았다. 여야로부터 욕먹는 것 피하며 인기관리.
서울 한남동 국회의장 공관의 부지는 2903평, 가위 ‘황궁(皇宮)’이다. 국민이 안쓰럽다. 입법부의 궁극적 책임자가 과연 누구인가? 대한민국 국민은 국회 때문에 생기는 스트레스에 너무 시달린다. 아, 국회 스트레스!
[[윤창중 / 논설위원]]
기사 게재 일자 2009-12-24
출처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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