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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검찰발 사정정국, 여야 대응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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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옥 "'한명숙 살리기'하는 좌파세력 냉정해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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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본 기자
▲ 한명숙 전 총리의 검찰조사 불출석 기자회견이 열린 11일 오전 서울 망원동 노무현재단에서 한 전 총리와 이해찬 전 총리가 유시민 전 장관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12월 여의도 정치권에 거대한 검찰발 사정 먹구름이 몰려들고 있다. 여권 인사들이 연루된 안성 골프장 회장 공 모씨의 금품살포 사건이 이른바 '골프장 게이트'로 확전되며 한나라당 공성진 최고위원이나 현경병 의원 등에 대한 소환이 임박했고, 대한통운 비자금사건에서는 친노(親盧) 핵심이자 차기 서울시장 출마도 유력했던 한명숙 전 총리가 검찰의 레이더에 걸려들었다. 사정당국 주변에서는 여야를 망라한 거물들이 '사정 리스트'에 오르내리며, 올초 '박연차 게이트' 수사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정치권은 또 다시 검찰발 '사정 태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하지만 여야를 향한 검찰의 양날의 칼에 양측의 대응은 천양지차(天壤之差)다.
여 ‘공성진’ 반향없음, 야 ‘한명숙’ 범야권 공격적 대응
안성 골프장 로비의혹을 수사 중인 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김기동)는 골프장 회장 공모씨 등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을 이번 주에, 다음 주에는 현경병 의원을 각각 소환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간 금품 제공 기업들에 대해 차례로 압수수색을, 금품을 제공받은 보좌관 등 관련자들에 대해서는 잇따라 소환, 금품수수 여부를 추궁했다.
공성진 최고위원에 대한 검찰수사가 수차례 본인의 억울함의 토로 외에 별 다른 반향없이 진행되는 것과 달리, 한 전 총리에 대한 대한통운 비자금 수사는 범야권의 총체적 저항으로 정치 이슈화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12월 10일 대한통운 비자금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뇌물수수혐의로 한명숙 전 총리를 소환하자, 한 전 총리 측에서는 '검찰의 정치공작, 표적수사'라며 불응의사를 밝혔다. 야권이 공동대응을 위해 결집하며, 대한통운 비자금 수사를 둘러싸고 검찰-보수 언론과 진보언론-야권진영의 대립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한 전 총리의 혐의는 2007년 총리 재직 당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한국남동발전 사장으로 선임될 수 있도록 힘써 달라"는 청탁과 함께 5만 달러를 받았다는 것이다.
노무현 재단·시민주권모임·국민참여당의 친노 세력은 물론 민주당·민주노동당·진보신당까지 포함된 야권진영은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정치공작분쇄 공동대책위원회'('한명숙 공대위'.위원장 이해찬)를 꾸리며 강력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검찰의 소환통보에 대해 한 전 총리 측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노무현재단'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검찰 수사는 한 전 총리를 망신주려는 정치공작"이라며 소환 불응으로 결론을 지었다.
한 전 총리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검찰 수사는 여론재판을 통해 민주개혁세력에 흠집을 내려는 검찰과 수구언론의 합작 기획수사"라며 "한 전 총리에 대한 확실한 의혹이 있다면 비겁하게 언론에 흘리지 말고 모든 증거를 다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한명숙 공대위'는 이번 검찰 수사를 지방선거를 앞두고 반대세력을 흠집 내려는 정치공작으로 규정, 오는 15일 서울 도심 대규모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한 폭로와 철저한 수사촉구의 선봉은 단연 조선일보다. 인터넷 <조선닷컴>은 연일 하루에도 4~5개 기사와 사설을 통해 '한 전 총리의 혐의있음'을 뒷받침하며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10일자 <조선>은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곽 전 사장으로부터 '2007년 초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한명숙 전 총리에게 5만달러를 직접 건넸다'는 진술을 얻었다"며 기사화했고, 주변 인물들로부터는 “'(곽 전 사장이)한 전 총리 덕분에 남동발전 사장으로 갔다'고 떠들고 다닌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반면 그 반대의 축엔 한겨레·경향신문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진보성향 언론이 있다. 조선일보와는 방향만 다를 뿐 이들 역시 한 전 총리의 수뢰사실여부를 떠나 날마다 검찰과 정부의 '의도적 의혹 흘리기식' 행태에 대해 노골적인 비난을 가하고 있다. 특히 10일자 <오마이뉴스>는 인터넷 언론답게 가장 노골적으로 "검찰이 확인되지 않은 피의사실을 계속 흘리고 있어 야당은 물론 여당 내의 반발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한 전 총리나 공성진 의원은 피의사실이 언론에 먼저 뿌려져 여론재판을 유도하고 있다’는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의 발언을 소개하고 있다.
전여옥, "'한명숙 살리기'하는 진보 냉정해져라"
이렇게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축을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공성진 최고위원수사에 대한 여권의 대응과 한 전 총리에 대한 야권의 대응방식의 차이를 지적, 진보진영이 좀 더 냉정하게 대응할 것을 주문해 화제가 되고 있다. ‘유사사안-여야 전혀 다른 반응’의 행태를 지적한 것이다.
전 의원은 ‘검찰의 수사를 당당하게 받으시길~’이라는 제목의 자신의 글에서 먼저 "유감스럽게도 지금 검찰은 여야를 할 것 없이 전방위적으로 조준을" 할 정도로 "지난 5년 동안 검찰의 독립성이 기대이상으로 확립되어간다는 생각을 해봤다"며 검찰수사의 의도가 여권과 무관함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이어 그는 정치인 수사에 대한 여야간 차이에 대해 여당은 '당신일이니 알아서 하라'는 식인 반면, "국참당이나 민주당이 하나가 되어서 '음모론'이니 '그리 아름답지 못한 온갖 표현을 다하며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전 의원은 검찰의 독립성이나 검찰의 사정 칼날에 대해 "양날의 칼인 셈이다, 누가 그 날카로운 칼에 베일지는 두고 보아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런 점에서 좌파 진보세력도 좀 쌀쌀맞고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검찰의 수사를 당당하게 받고 정말 부당하고 억울하게 표적수사를 했다면 그 엄정한 책임을 검찰에 물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정치적 공세는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면서 "좌파 진보세력들이 냉정하고 차분하게 지켜본다면 국민들은 더 많은 진지한 관심을 이 사건에 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의 한 전 총리수사를 둘러싼 정치환경에 대해 한나라당 의원 모임 '함께 내일로' 신윤철 사무처장은 "한 전 총리에게 직접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과 정황이 확보된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정파적 공방이 아니라 수뢰여부를 검찰이 신속하게 수사해서 진실을 밝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 학습효과로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들이 이 문제에 지나치게 적극적으로 매달리는데 잘못하면 자충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경헌 포스커뮤니케이션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한 전 총리에 대한) 뇌물수수의 팩트없이 진술에만 의존하는 상황에서 야권은 검찰의 사정정국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돼 당분간 대여공세 격해질 듯하다"고 전망했다. 또 이 대표는 “혹시 팩트의 발견이나 유죄의 입증 등 경우 범야세력이 오히려 위험에 빠져 대여공세가 주춤해질 가능성 또한 동시에 존재한다”며 야권대공세의 이중성을 설명했다.
출처 투데이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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