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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가 이명박보다 한수 위다!
정치인의 ´말´은 정치적 효과를 발생시키는 잣대다

정치 행위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들라면, 바로 정치행위자의 ‘말(Talk)’이다. 대통령,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등 선출직 공무원들은 한마디로 ‘말’을 통해서 그들의 주장을 펴고, 논쟁도 하고, 토론도 벌인다.

유권자인 국민들은 정치인들이 행하는 ‘말’을 정치행위로 규정한다. 이 정치인의 ‘말’을 통하여 국민들은 정치인들이 지닌 정책이나, 사상 그리고 인격과 품격 등을 평가하게 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정치인의 ‘말’은 정치인을 평가하는 잣대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정치행위자의 ‘말’은 단순히 뱉어낸 ‘말’이 아니라 정치적 효과를 발생시키는 원칙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이명박은 얼마 전 이러한 ‘말’을 하고, 또 얼마 지나서 그 ‘말’에 대해 사과를 했다. 내용인즉 지난 1월 20일 이명박은 ´대전발전정책포럼´ 창립대회 특강에 나가서 그가 시장 재임 시절 저출산 문제에 관한 세미나에 나온 여성 강사가 자녀가 없었다는 점을 예로 들면서 "나처럼 애를 낳아 봐야 보육을 얘기할 자격이 있고, 고3생을 네 명은 키워 봐야 교육을 얘기할 자격이 있다"고 말해서 파문을 일으켰다.

이명박처럼 애도 낳아보고, 보육도 해본 경우를 제외하고는 보육에 관한한 얘기할 자격이 없다는 뜻이다.
또 고3생을 네 명을 키워보지 않고서는 교육에 관해서 말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대세론의 대선주자 발언치고 좀 황당하다고 밖에 할 수 없다.

이러한 이명박의 ‘말’이 언론을 통해 나가자 이명박은 22일, 자신이 이틀 전인 지난 20일 “나처럼 애를 낳아봐야 보육을 얘기할 자격이 있다”고 한 발언이 박 전 대표를 지목한 것으로 비쳐진 것을 의식하고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이야기한 것으로 비쳐졌다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공식 사과했다. ‘말’을 하고 그 ‘말’을 다시 진화(鎭火)시킨 셈이다.

박 전 대표도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명박이 말한 보육관련 발언을 겨냥하여 “그런 논리라면 남자는 군대 안 갔다 오면 군 통수권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이냐”면서 이명박을 정면으로 공격했다. 일단 사과는 받아들이는 대신 이명박이 질병으로 군 면제를 받고 군대에 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은유적으로 역공했다고 할 수 있다.

박근혜의 ‘말(Talk)’는 분명 이명박의 ‘말(Talk)´보다 한 수 위다.
박근혜의 ‘말’은 대한민국 남성이면 의례히 3년을 군에 의무 복무함으로서 진짜 사나이가 됨과 동시에 대한민국 남자로서 당당한 모든 자격을 갖출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이번 이명박의 ‘말’과 박근혜의 ‘말’을 종합해보면, 단연코 이명박이 먼저 공격수에 해당되었지만, 수비수인 박근혜가 되받아친 ‘말’에 이명박은 K.O를 당한 셈이다.

‘나처럼 애를 낳아 봐야 보육을 얘기할 자격이 있고, 고3생을 네 명은 키워 봐야 교육을 얘기할 자격이 있다’라는 이명박 정치인의 ‘말’이 그 얼마나 정치행위자인 이명박의 인격과 사상과 내면을 극명하게 유권자들에게 특이한 영향을 미쳤는가는 앞으로 그 결과를 보게 되면 알게 될 것이다.

수준 낮은 공격언어가 수준 높은 수비언어에 참패를 당한 전형적인 예

또한 박근혜가 쏘아올린 촌철살인(寸鐵殺人)한 ‘응답송(應答頌)’격인 ‘그런 논리라면 남자는 군대 안 갔다 오면 군 통수권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이냐’라는 ‘말’이 박근혜가 지닌 신중한 인격을 그대로 나타내준 것이다. 한마디로 이명박의 ‘말’은 뼈있는 공격언어였고, 박근혜의 ‘말’은 뼈 속에 논리성이 곁들여진 응전(應戰)언어였다. 수준 낮은 공격언어가 수준 높은 수비언어에 참패를 당한 전형적인 예다.

대세론 벗어나지 못하면, 한나라 위기 온다

대한민국 대통령 누가될 지 아무도 모른다. 아직도 11개월이라는 길다면 긴 세월이 남아 있다. 2002년 대선을 상기하여 보라. 2001년 12월 당시 지지율을 살펴볼 때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민주당 이인제 후보의 지지율을 2배 이상 앞섬으로써 대세론적 후보로 급부상 했고, 그의 대세론은 당선이 필연적이라는 인식 속에 대부분의 국민들은 반드시 이회창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심지어는 반대당 후보의 지지자들조차도 이회창 후보가 대통령이 되리라는 운명적인 부분을 받아들이는 태도였다.

2002년 대선에서는 2년 전에 대통령 선호도로서 제 1위를 차지했던 이회창 후보가 1%대를 오르내렸던 노무현 후보에게 예상을 뒤엎고 참패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많은 시사점이 있다. 오늘에 비견해볼 때 상황은 다소 다를 진 몰라도 ‘투표의 유령(幽靈)’이 이명박의 미래를 필연적 대통령으로 만들 것인가? 자못 궁금하다. 물론 이명박 지지자들이야 100% 당선으로 확신하겠지만…

내일을 모르는 대세론을 놓고 세인들은 다된 듯이 목에 힘주고 함부로 ‘말’해서도 안 되고, 반면에 믿을 수 없는 지지율 때문에 초조하거나 의기소침해서도 절대 안 된다. 선거는 국민의 선택으로 이루어지는 신기루와 같다. 선거는 더욱이 시대적 필요성과 시대적 감성과 시대적 어젠다에 의하여 결정지어진다.

통상적으로 정치 분석가들은 2007년 대선을 이렇게 내다본다. 2007년 대선은 이 시대에 적합한 시대정신과 국민이 추구하는 가치와 국가관 그리고 무엇보다 국제 감각이 뛰어나 세계 속에서 한국의 경쟁력을 선두주자로 만들 수 있는 글로벌 능력의 소유자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것이다.

정치인들의 ‘말’은 정치행위자의 ‘말’이다.
정치행위자의 ‘말’은 정치인을 평가하는 ‘잣대’다.
함부로 ‘말’하고, 함부로 자기가 한 ‘말’을 번의하는 것은 정치행위자의 인격과 품격을 가름하는 가늠자가 된다.

이번에 박근혜가 한 ‘말’, ‘그런 논리라면 남자는 군대 안 갔다 오면 군 통수권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이냐’라는 논지가 앞으로 중요한 이슈로 부상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자유언론인협회장. 육해공군해병대(예)대령연합회 사무총장·대변인 양영태 (전 서울대초빙교수. 치의학박사)

뉴스일자: 2007-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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