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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은혁 판사, 그가 내린 판결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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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의 연가투쟁에 대한 견책은 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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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회 폭력사태로 기소된 민주노동당 당직자 12명에 대해 공소기각 판결을 내리고,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가 운영하는 단체의 후원 모임을 겸한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는 서울남부지법 마은혁 판사(사진)에게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동아일보 등 언론보도에 의하면, 사법부 내 사조직 ‘우리법 연구회’ 소속인 그는 과거 인천 지역에서 노회찬, 조승수 등 정치인들과 오랜 친분을 맺어 왔으며, 1987년 결성된 사회주의 지하 혁명조직인 ‘인천지역 민주노동자 연맹(인민노련)’의 핵심 멤버였다고 한다. 당시 경찰은 인민노련이 인천 부천지역 공장 근로자들을 상대로 사회주의 의식화교육을 시켜 왔으며 배후에서 파업을 독려하는 활동을 벌여온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최근 수년간 마 판사의 판사로서의 궤적에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가 내린 선고들과 업무수행과 관련된 내용의 일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2005년 9월, “교사노조의 연가투쟁에 대한 견책처분은 위법”
마 판사는 전교조 교사 등 공무원들이 정부정책에 항의하기 위해 집단적으로 연차휴가를 제출하고 집회에 참여하는, 이른바 ‘연가투쟁’에 대해 합법성을 인정하는 판결을 지난 2005년 9월 27일에 내린 바 있다.
당시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시행에 반대하던 전교조 교사들은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연가’를 신청한 뒤, 학교장이 불허했음에도 집회 참가를 강행했다. 이에 인천시 동부교육청은 이들 교사들에게 견책 처분을 내렸고, 이에 불복한 교사들은 ‘견책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그리고 재판장으로서 본 사건을 맡은 마 판사는 “(견책처분은) 위법한 조치이니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린 것.
인천지방법원에 근무하던 마 판사는 판결문에서 “연가를 어떠한 목적으로 이용할 것인지에 관해서는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등의 법령에 아무런 제한이 없다”며 “(연가 사용은) 공무원이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고 행정기관의 장이 간섭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학교장이 교사들에게 연가와 집회참석을 불허한 것에 대해 “정당한 사유가 없을 뿐만 아니라 전교조의 집단적인 집회 및 표현의 자유와 조합활동권, 원고들의 개인적인 집회 및 표현의 자유, 조합활동권을 침해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이 판결에 대해 일부 좌파성향 언론에서는 “이번 판결로 교육부나 교육청이 전교조의 연가투쟁에 대해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을 근거로 일선 학교장에게 연가를 불허하도록 지시하는 것도 위법한 행위이며, 나아가 전교조의 단결권을 훼손하는 조처임이 분명해졌다”고 환영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2008년 4월, 도로 점거농성 15명에 선고유예
“(벌금을 물리면) 노조를 재정적으로 파탄시켜 사회적 토론이 중단될 우려가 있다”
지난 2008년 4월 8일, 당시 서울남부지법에 재직 중이던 마 판사는 조합원 강제 연행에 항의하며 도로 점거 농성을 벌인 혐의(일반교통방해)로 벌금 100만원에 약식기소된 이모씨(37) 등 코스콤 비정규직 노조원 15명에 대해 선고유예 결정을 내렸다.
이에 일부 언론에서는 “불법 집회를 엄단하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강경 기조에 사법부가 제동을 건 것으로 해석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마 판사는 “비록 점거농성이 정당한 조합활동의 범위를 일부 벗어났다 하더라도, 비정규직 문제의 사회적 토론이라는 가치를 고려하여 양형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환위기 이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진 사회문제로 등장했고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사회적 토론은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고 덧붙였다.
그는 “개인에게 부과된 100만원씩의 벌금이 과중하고, 나아가 개인이 아니라 노조에 부과하는 게 통례”라며 “(벌금을 물리면) 노동조합을 재정적으로 파탄시켜 사회적 토론이 중단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또 당일 점거 농성이 15분 정도에 불과했고 우발적으로 발생한 점, 위험한 물건을 소지하거나 검거 과정에서 저항하지 않았던 점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2009년 1월, 손영태 공무원노조(전공노) 위원장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 기각
또한 마 판사는 지난 1월 정부의 지침 등 지방공무원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던 손영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위원장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앞서 손 위원장은 “부당한 업무 명령에 따르지 않겠다”며 작년 6월 촛불집회에 참여하고, 동료 공무원들의 촛불집회 참여를 독려하는 등 정부의 지침을 위반한 혐의로 행정안전부에 의해 검찰에 고발됐다.
당시 서울 남부지법 영장전담 판사였던 마 판사는 “(손 위원장이) 검찰 소환에 잘 응해 왔고 도주·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고, 범죄 사실에 대한 소명자료가 부족하다”고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이에 전공노는 성명을 발표해 “국민에 대한 봉사 의무를 다하려고 부당한 업무지시를 거부했으므로, 영장 기각은 당연한 결과”라고 환영했다.
마 판사의 영장 기각결정을 두고 일부에서는 “‘정치적 중립 의무’를 강조하며 공무원들의 정치집회 참여를 엄금, 단속하고자 하는 정부의 지침에 우회적으로 엇박자를 놓는 행위”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2007년 3월, 대법원에 소명자료 제출 요구
“대법원은 재판 늦어진 이유를 설명하라”
마은혁 판사에 대한 또 하나의 참고사항으로는 대법원과 관련된 건(件)이 있다. 지난 2007년 3월, 마 판사는 재판 지연으로 피해를 봤다며 미포조선소 해고 노동자 김모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대법원은) 재판이 늦어진 이유를 소명하라”며 자료 제출을 요청한 것. 이 당시 언론들은 하급심 법원이 대법원에 소명자료를 요구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다며 관심을 보였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소속의 마은혁 판사는 김모씨가 '대법원이 특별한 이유 없이 선고를 지연해 손해를 입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30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심리하면서, 피고 측 소송수행자인 법원행정처에 “대법원이 신속한 재판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유사 사건의 경우 재판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지 등을 소명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마 판사에게 “그동안 대법원에서 3년 넘게 계류 중인 사건이 2건 있었다”며 “원고의 사건이 특별히 늦어진 것은 아니다”는 취지의 소명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행보를 보인 마 판사는 서울대 정치학과 81학번 출신이며, 1997년 사법시험(사법연수원 29기)에 합격했다.
한편 대법원 윤리감사실은 최근 노회찬 씨와 관련된 단체의 행사에 참석한 마 판사에 대해 진상조사를 벌인 결과 “마 판사가 부적절한 처신을 했지만, 징계할 사유는 아니라는 게 잠정적인 결론”이라고 11일 밝혔다.
출 처 독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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