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터넷타임즈
> 뉴스 > 정치
|
|
|
현직 기자들이 말하는 '유시민의 힘'
|
유시민의 참여와 친노신당에 대해서는 회의적 전망 지배적
|
구원본 기자, gwb@todayfocus.kr
▲ 노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유시민 전 장관
"사죄하라! 어디서 분향을 해"
지난 5월 29일 서울 경복궁 흥례문 앞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 민주당 백원우 의원의 외침이다. 고인의 영정 앞에서 헌화하던 이명박 대통령도 멈칫하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상당수 조문객들은 "이명박 물러가라", "살인자", "노무현을 살려 내라", "무릎을 꿇고 빌어라"는 등 거세게 항의했다. 그 한편에 격한 감정과 울분을 토로하는 많은 친노성향 정치인들과 달리 예리한 눈으로 아픔을 오직 침묵으로 대변하는 한 정치인이 있었다. 바로 유시민 전 장관이었다.
최근 본격적 정치재개 초입에 들어선 유 전 장관은 10월 19일 "(친노) 신당을 추진하는 분들이 (참여를) 요청하고 있는데 입당할 생각"이라며 이른바 '친노신당' 참여의사를 밝혔다. 그는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언제 입당하면 좋을지는 그분들이 판단해서 이야기해주면 입당할 계획이다.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5월 노 전 대통령 타계후 절치부심(切齒腐心)했던 그가 최근 활동을 재개하며 마침내 신당참여의 뜻을 밝힌 것이다. 주류 정치판을 떠난 지 2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음에도, 그는 최근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10%대 2위권을 유지하며 확실한 '스타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노 전 대통령 자살 직후 그의 주가는 하늘을 찔렀다. 지난 6월 1일 '노 전 대통령의 후계자'를 묻는 폴리뉴스 여론조사에서 조사대상의 21.3%가 유 전 장관을 꼽았고, 10.5%의 2위 한명숙 전 총리와는 10%p의 큰 격차를 보였다. 노 전 대통령의 적통을 가장 뚜렷이 계승했다는 일반인들의 인식이다. 지방선거 1년을 앞둔 지난 6월 2일 리얼미터 서울시장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다. 2자대결구도에서 유 전 장관(45.9%)이 오세훈 시장(38.2%)을 꺾으며 급부상하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현직 정치부 기자들, '유시민 경쟁력 있지만, 친노신당은 글쎄...'
▲ 독자적 세력화에 분주한 친노세력들
현재도 그의 신당참여소식은 정가의 큰 관심 사안이고, 그가 참여할 신당의 향후 영향력에 대해서도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그의 끈끈한 정치적 경쟁력의 비결은 뭘까. 국회를 출입하는 여러 정치부 기자들에게 그 해답을 구했다.
먼저 <한국일보>의 K기자는 유 전 장관의 식지 않는 인기에 대해 "이른바 '노사모'를 위시한 열성지지층이 많은 것이 그 하나"라며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을 끝까지 지지하며 지킨 인간적 호감도 높게 평가받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향후 그의 파괴력에 대해서는 "앞으로 정치인으로서 얼마나 파급력을 가질지는 의문"이라며 "현재의 양대 정당 시스템에서 현실정치의 높은 벽을 넘을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라고 전망했다.
기자라는 직업특성상 개인적 호불호를 드러내놓고 표하지는 않았지만, 접촉을 가진 10여명의 국회 정치부 기자들은 대체적으로 유 전 장관에 대해 긍정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대부분 기자들은 확고한 소신과 논리정연한 언변, 날카로운 정치적 감각 등을 유 전 장관의 개인적 자질로 꼽았고, 특기할 만한 부정적 평가는 보이지 않았다. 개인적 감정이 아닌 직업적·객관적 평가에 치중했지만, 전반적으로는 '아주 우수'라는 평가를 내렸다고 볼 수 있다.
중도성향 [P 뉴스] A 기자의 평가는 유 전장관에 대한 호감도를 가장 확실히 나타내고 있다. A 기자는 "비호감이 될 만한 뚜렷한 이유가 없다. 정치적 주관이 뚜렷하고 노 전 대통령 사망에 대한 인간적 진정성이 느껴지기 때문이다"고 말한 뒤, "민주당이 노 서거를 정치적 호재로 이용하려는 측면이 있었던 반면 유 전 장관은 오랜 자숙기간을 가졌고, 노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해 대한 책임있는 자세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기자로서 할 수 있는 현실 정치인에 대한 최대한에 근접한 예우다.
그는 유 전 장관의 높은 지지율에 대해 "노사모등 열성 지지자들과 노 전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지지했던 수면아래 지지자들의 호응이 이유중 하나인데 그건 유 전 장관이 노 전 대통령의 적통을 잇고 있다는 인식으로 강화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민주당이 한나라당에 대적할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도 또 다른 이유"라고 덧붙였다.
유 전 장관과 그가 참여할 '친노신당'의 전망에 대해서는 "노 전 대통령의 중요한 유지가 지역구도 타파해 전국정당을 수립한다는 것인데, 과연 우리 현실에서 지역적 뿌리가 없는 정당이 가능할 지 의문"이라며 "전국정당의 이념에는 친노의 중심적 기반인 영남에 대한 동진정책이 포함될 것인데 한나라당의 아성을 깨뜨릴 수 있을지, 그리고 호남도 마찬가지로 민주당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향후 정치적 파급에 대해서는 어려움 겪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진보성향 <프레시안>의 모 기자는 "TV 토론 프로그램진행 등 이유로 우호적 인지도가 높은 스타 정치인이기 때문 아닐까"라며 인기의 비결을 제시했지만, "앞으로 어떤 정치를 보여줄지는 미지수"라고 고개를 갸웃했다.
유 전 장관 개인이나 경쟁력에 대한 긍정평가와 달리 향후 그가 가질 파급이나 그가 몸 담을 친노신당의 장래에 대해서는 회의적 전망이 대세를 이뤘다. 특히 보수성향사의 기자들은 그런 경향을 더욱 뚜렷이 표했다.
<독립신문> K 기자는 유 전 장관을 "유시민 전 장관은 리틀 노무현이고, 럭비공 같은 분"이라고 규정한 뒤, 향후 전망에 대해 "정치적 소신은 노 전 대통령과 닮았고 또 그의 유업을 잇고자 할 것이지만 지금 정치에서 자신만의 정치색이나 소신을 갖지 않고서는 일장춘몽으로 끝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친노신당도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 등 각 계파가 나뉘어져 있고, 친노중 기득권세력인 이해찬 전 총리 등이 얼마나 유시민 전 장관을 지원해 줄지도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함께 내일로 사무처장 신윤철, "높은 지지는 반사 이익일 뿐"
▲ 친노신당 창당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과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
여론기관「포스커뮤니케이션」이경헌 대표 역시 밝지 않은 전망의 측면에서 여타의 기자들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 대표는 유 전 장관의 경쟁력의 이유를, 노 전 대통령 타계후 급부상하게 된 '노무현 서거 효과'를 우선 언급한 뒤, "유 전 장관의 개인적 장점보다는 노 전 대통령 서거와 그 후 유 전 장관의 친노세력으로의 확실한 편입 등 전체적 구도가 크게 작용했고, 거기에 야권유력후보의 부재 등 반사적 이익도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대부분의 기자들과 다른 점은 유 전 장관의 높은 지지도가 그의 개인적 장점과 연관성이 작다고 본 정도가 된다. 그리고 신당참여에 대해서는 "친노 그룹의 리더로서 스탠스를 확실히 취하는 측면이 있는데 유 전 장관이 신당에 합류한다고 해도 그 성공가능성을 점칠 근거가 아직은 없다"고 진단했다. 역시 대부분의 기자들과 마찬가지로 '아직 판단이 어렵지만 회의적 전망'이라는 태도를 보인 것이다.
한편 유 전 장관과 관련해 한나라당 의원모임 신윤철 사무처장은 현직기자들과는 다소 차이를 가진 이채로운 의견을 피력했다. 신 처장은 유 전 장관의 높은 지지율에 대해 "유 전 장관이 현직 정치인이나 장관 재임시절 뚜렷한 철학을 보였거나 탄탄한 지지기반을 확보했던 것은 아니다"며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지금의 지지는 유 전 장관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아니라 현재 여야 극한 대립 등으로 인한 정치권전반에 대한 환멸의 반사적 이익의 성격이 크다"고 분석했다. 의견들 중 유 전 장관에 가장 박한 평가다.
그리고 친노신당의 관건으로 "노 전 대통령 서거후 동정여론이나 그 후광에서 벗어나 일반적 정당과 마찬가지로 기존 정치권과 다른, 체감할 수 있는 참신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반사적 이익이든, 독자적 역량이든 지금 유 전 장관은 정가뿐 아니라 많은 이들의 눈과 귀를 잡고 있다. 그가 참여할 친노신당도 마찬가지다. 일차적으로는 경남 양산에서 친노 송인배 후보의 선전 여부가 이들의 가능성을 점쳐볼 계기가 됐다. 유시민 전 장관,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 김두관 전 장관 등 유력 친노 정치인들이 모두 10.28을 앞두고 양산에 결집했기 때문이다. 변방에서 국민에게 강하게 어필하고 있는 유 전 장관, 중앙무대에 선 그에 대한 냉혹한 평가의 시간이 멀지 않았다.
출 처 투데이포커스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