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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노조, 임금 2년째 동결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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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분담은 공염불?...민간은 2년째 삭감 당하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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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일, solbeeya@todayfocus.kr
기획재정부는 28일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공무원 보수를 동결한다고 밝혔다. 여전히 어려운 경제여건과 민간에의 파급효과 등을 고려해 공직사회가 경제위기 극복에 동참하고 고통을 분담하자는 솔선수범의 취지라는 설명이었다.
공무원 보수가 2년 연속 동결되기는 1998~99년 외환위기 이후 10년 만인데다, 행정안전부가 표준생계비와 물가상승률을 감안, 최대 5%까지 인상하는 안을 검토했던 것이 알려지고, 물가상승률이 지난해 4.7% 상승에 이어 올해도 3%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임금 동결은 실질임금 삭감이라는 반발이 공무원 사회에 확산되고 있다. 이번에 통합출범한 민주노총 산하의 공무원노조 뿐 아니라 한국노총 산하의 공무원노조까지 가세한 대규모 노정관계가 연출될 조짐도 보인다.
하지만 이미 2년 연속 임금삭감에다 대규모 구조조정 및 연봉제 실시 압박 등 전방위 압박을 받고 있는 민간부문에서 공무원 사회의 그러한 조직적인 반발을 보는 눈은 결코 곱지 않다.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고사하고 무슨 등 따습고 배부른 소리냐는 비아냥이 흘러나오면서 또 다른 노정관계, 전국적인 수준의 노노갈등이 시작된다면 사회통합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번 공무원임금동결 조치와 관련, 일부 공무원들은 과거 외환위기와 비교할 때 이번 경제위기는 비교적 조기에 '선방'했다는 분위기에 편승하여 더 이상 공무원을 희생시키지 말고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오히려 보수를 현실화 시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 중앙부처 공무원은 "사기진작 차원에서라도 일정수준의 임금인상은 필요하다. 내년에도 임금을 동결한다고 하니 맥이 풀린다"고 말했다.
최근 기존 3개 공무원노조(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법원공무원노동조합)가 11만5000여명의 단일공무원노조로 통합하여 민주노총에 가입한 것도 사실상 임금동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던 차여서 통합공무원노조에 힘을 실어 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들 통합공무원노조 윤진원 부대변인은 “2년째 물가상승 대비 임금인상이 전혀 없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 공무원 임금 동결이 민간분야 임금삭감을 위해 전략적으로 이용되는 측면이 있다”고 비판하며 투쟁을 선언했다.
한국노총 산하 공무원노조인 공노총 정의용 사무총장도 “공무원노조법 8조에 따라 임금을 합의하기로 해놓고 일방적으로 정부가 결정을 내렸다”며 투쟁을 예고했다. 이미 민주노총 산하조직이 돼버린 통합공무원노조야 그렇다치고, 한국노총 산하인 공무원노조총연맹(공노총)·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전국체신노조·전국시·도교육청공무원노조·전국광역자치단체공무원노조연합 등 5개 단체(30만명)로 결성된 ‘공무원 보수 관련 공동대책위원회’까지 나서서 공동성명서를 발표하고 재정부 등에 항의 방문키로 하면서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통합공무원노조가 출범하자마자 삐걱거릴 것으로 알았는데, 오히려 순항하는 것이 아니냐는 기우 아닌 기우도 해야 할 상황까지 되어 버렸다.
이처럼 국가재정과 경제난 극복을 이유로 공무원 임금이 2년 연속 동결되면서 후폭풍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공무원들의 사기 등을 감안한 소폭 인상의 불가피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공무원노조가 임금 현실화를 강조하면서 보수 동결과 관련 대규모 저지 투쟁 움직임을 보일 경우 파급효과가 클 것이다.
하지만 공무원 사회의 이러한 조직적 반발은 가뜩이나 볼멘 국민들의 심기를 잔뜩 흐려놓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임금 자진반납 등이 잇단 상태라 공무원들의 임금 동결에 대한 불만이 크다는 것을 모르지는 않지만 이렇게 공무원 노조가 민주노총이든 한국노총이든 소속 총연맹에 따라 좌고우면함이 없이, 정치적 조합주의든 경제적 조합주의든 표방하는 이념을 불문하고 한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한 국민적 반감, 그 후폭풍을 걱정해야 할 것이다.
공무원 사회와 공무원 노조의 임금동결 반발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더라도 동결보다 더한 삭감과 구조조정, 연봉제실시 등 전면적인 압박으로 질식사 위기에 처해있는 민간부문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은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그만두고 공복 된 자세가 아니며, 고통을 분담하겠다는 자세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공무원 보수가 2년 연속 동결된 것은 1998~1999년 외환위기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지만, 공무원 처우개선율을 보면 각각 -4.1%, -0.9%를 기록했던 1998년과 1999년 이후 2000년 9.7%로 반전된 이래 임금이 동결된 2008년에도 처우 개선률이 2.5% 상승했다는 점에서 고통이라고 말 할 수조차 없다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는 것을 볼 때 임금동결을 내세운 정부나 그것에 반대하는 공무원 사회의 진정성도 사실 의심스럽다.
공무원 임금 인상률이 공기업 등 공공기관 내지는 민간부문의 임금수준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려운 경제여건과 민간 파급효과 등을 고려해 공직사회가 경제위기 극복에 동참하는데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취지로 정부가 공무원 임금동결을 내걸었다면 사태인식에 2% 부족해 보인다. 고통을 분담하겠다면 공무원도 공기업처럼 임금삭감과 구조조정을 먼저 했어야 하고 연봉제 도입, 공무원연금제도 개혁도 민간부문에 앞서 추진했어야 한다.
지금 시중에서는 한국은행이 시중은행과 함께 임금삭감 대열에 동참하고 있고, 금융공기업 중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등은 임금 5% 삭감안을 놓고 노조 측과 비공식적인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금융감독원도 성과급 체계 등 보수체계의 개편을 통해 임금을 5% 정도 삭감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노조와의 갈등이 고조되어 있다. 그런 와중에 임금동결을 이유로 불만을 터뜨린다니 철부지도 아니고 어처구니가 없다. 공무원 노조에 대해 정부가 추진하는 공기업 및 노사관계 선진화 로드맵의 선도자가 되겠다는 기특한 생각을 바라지는 않겠지만, 노동계의 반정부투쟁에 기름을 붓기 위함이 아니라면 억울해도 참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게 고통분담이고 노블리스 오블리제며 공복으로서의 도리를 다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이기적인 임금동결 반대 투쟁이 민간부문의 ‘추투(秋鬪)’와 조우할 경우, 그것이 맞바람을 일으키는 것이든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것이든 하반기 노사관계의 흐름 자체를 예측할 수 없게 만들 것이라는 점에서 공무원노조가 지금 정부 내의 트로이목마가 된 셈이다. 그게 정치적 조합주의가 아니라 경제적 조합주의에 의한 투쟁이라 한들 노사관계의 한 당사자이자 심판이기도 한 정부의 당사자로서 은인자중할 때라는 필자의 생각이 틀렸는가? 그럼에도 얼굴에 스스로 개칠을 하는 그런 자충수를 두고 있는 망나니들을 어찌 가상타, 장하다 칭찬할 수 있겠는가?
출처 투데이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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