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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에 대한 올바른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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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안 칼럼] [김대중x-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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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장 기간 중 이 나라의 언론매체들과 정당들은 마치 ‘김대중 찬양 캠페인’이라도 전개하는 것처럼 DJ를 ‘현대 한국정치사의 거목’이요, ‘한국 민주주의의 상징’이며, ‘남북한 화해의 상징’이라고 추켜세웠다.
국장 기간 중의 이러한 ‘DJ 찬양 캠페인’은 국장이 종료된 후에도 부분적으로 지속되고 있다. 며칠 전에는 어느 대학의 교수가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승만, 박정희, 김일성을 뛰어넘는 민족 지도자’라는 글을 발표했다. 그런가 하면, 광주와 전남 지역에서는 학교에서의 김대중 추모 수업 실시, 기념관과 동상 건립 등 ‘우상화 캠페인’까지 시작되었다.
성공한 자와 사망한 자에 대해 관후하게 평가하는 것이 우리 문화의 한 특징이기는 하다. 그리고 DJ는 대통령이 되고자 했던 자기의 꿈을 실현한 성공한 정치인이었고, 많은 추종자들을 거느린 가운데 사망했기 때문에 그러한 문화적 특징이 중첩적으로 작용될 수 있는 대상이기는 하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장례 기간 중에 이 나라 언론매체들과 정당들이 DJ를 찬양하고, 장례식 종료 후 그의 추종자들이 DJ 찬양을 지속하는 것은 관찰자로 하여금 심하다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고인의 사망에 대한 인간적인 애도 표시와 고인의 사회적 활동에 대한 평가는 구별되어야 한다. 애도는 정중하게, 그리고 다소 과도하게 표해도 되지만 고인의 사회적 활동에 대한 평가는 그의 생존 시 행장에 부합하게 올바르게 평가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고인의 사회적 활동에 대한 평가는 국민교육적 효과를 가지기 때문이다.
고인의 사회적 활동에 대한 찬양은 국민에게 고인과 같은 인생을 살라고 권유하는 효과를 가지며, 고인의 사회적 활동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국민에게 고인과 같은 인생을 살지 말라고 권유하는 효과를 가지게 된다.
DJ 국장 기간 중, 그리고 장례식 종료 후에 진행된 DJ 찬양 캠페인을 보면, DJ야말로 우리나라의 정치인들과 국민들이 본받아야 할 더 없이 훌륭한 인물이며, 이 나라의 부모들이 자기 자식들을 교육할 때 ‘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가르쳐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처럼 훌륭한 인물을 본받지 않은 것은 훌륭한 정치인이 되기를 포기하는 것이고, 그런 훌륭한 인물의 삶을 본받지 않는 어린이는 훌륭한 인생을 살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말로 DJ는 이 나라 정치인과 국민들이 본받아야 할 인물이며, 이 나라 국민들이 자식을 교육할 때 DJ처럼 인생을 살라고 가르쳐야 할 것인가? 필자의 추측에는 이 나라 국민의 대부분은 정치인들에게 DJ와 같은 정치인이 되지 말라고 주문할 것 같고, DJ의 추종자들마저도 자기 자식들에게 DJ처럼 인생을 살라고 가르치지는 않을 것 같다.
지금 DJ와 같은 정치인이 한 사람만 더 있어도 이 나라 정치는 매우 시끄러울 것이고, 장차 이 나라에 DJ와 같은 인물들이 많이 생긴다면 이 나라 장래가 결코 순탄치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DJ는 장례 기간 중에 언론매체나 정당들이 행한 것처럼, 그리고 장례가 끝난 후까지 그의 추종세력들이 하고 있는 것처럼 거품을 잔뜩 집어넣어서 찬양 일변도로 평가되어서는 안 된다. 그의 행장에 객관적으로 부합하도록 올바르게 평가해야 할 것이며, 그가 이 나라에 끼친 공과 과를 균형있게 평가해야 할 것이다.
DJ는 수 십 년 동안을 야당의 지도자로 활동했고 4차례나 도전한 끝에 마침내 대통령이 되는데 성공했으며, 대통령 퇴임 후에도 상당한 추종세력을 거느렸던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현대 한국 정치사의 거목’ 중의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그가 정치인으로서 성공한 과정에서 보여준 무신(無信)과 여러 가지 적절치 못한 행동 등은 그 거목의 모습을 아름답게는 만들어주지 못한다.
따라서 DJ는 현대 정치사의 거목이기는 했어도 정치인들이 본받을 ‘아름다운 거목’은 아니었다는 점이 분명하게 지적되어야 한다.
DJ는 역대 독재정권들과 줄기차게 싸웠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는 ‘한국 민주주의의 상징’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그러나 그가 자기의 집권을 위해서,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체제에 대해 반대하는 혁명운동을 전개해온 세력과 제휴했고, 그 혁명운동권 인사들을 명확하게 전향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제도권으로 끌어들여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체제 유지역량을 약화시키고 국가적 정체성을 훼손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DJ가 ‘한국 민주주의의 상징’이라는 평가는 대폭 절하되지 않으면 안 된다. DJ는 이 나라의 민주주의 회복에 기여했지만, 동시에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를 위태롭게 할 요인을 조성해 놓기도 했던 것이다.
DJ가 대통령 재임기간 중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켰고, 남북한 간의 대화와 교류를 활성화시켰다는 점에서 그는 ‘남북한 화해의 상징’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그렇지만 그와 김정일 간의 정상회담은 5억 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액수의 뇌물을 김정일에게 갖다 바치고 성사시킨 것이었으며, 그 동안의 남북한 간 대화와 교류가 북한의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에 소요되는 엄청난 액수의 현금과 물자와 시간을 제공해준 셈이 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러한 평가 또한 크게 절하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가 성사시킨 남북화해는 북한정권과 남한 내 종북-친북세력에게는 크게 도움이 되는 화해였지만, 대한민국의 국가안보와 자유민주주의체제에는 피해를 주는 화해였던 것이다.
DJ의 정치인생이 가지는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균형있게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긍정적인 측면만을 과대평가하여 DJ를 ‘현대 한국정치사의 거목’이요, ‘한국 민주주의의 상징’이며, ‘남북한 화해의 상징’이라고 찬양하기만 하는 것은 이 나라 국민과 정치인의 의식을 오도하는 일이며, DJ가 이 나라에 끼친 피해에 대한 국민적·정치적 반성을 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이 나라의 장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점을 관계 당사자들과 일반 국민은 명확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http://blog.daum.net/pre-agora
출처 인사이더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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