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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유언 둘러싼 민주당의 막장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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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훈정치? 배울 게 없어 그 짓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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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일, solbeeya@todayfocus.kr
고 김대중 대통령 측근들 사이에서 'DJ 유언(遺言)'의 진위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벌어져 보는 사람들을 씁쓸하게 만들고 있다. DJ 사망 직후인 지난 달 25일 DJ 입장을 대변해온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민주당은 정 대표를 중심으로 단결하여 야 4당과 단합하고 민주시민사회와 연합하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주장한 것이 발단이었다.
DJ의 정치적 후계 문제로 민감한 상황에서 돌출된 박 의원의 발언은 그 진위 여부를 떠나 큰 파장을 가져왔다. 정세균 의원에 막혀 민주당 복당 추진에 난항을 격고 있던 정동영 의원의 지지모임 '정통들'의 대표 홍성룡이 방송 인터뷰에서 박 의원이 지어낸 말이라고 주장해서 파문이 일긴 했지만, 민주당내에서는 의외로 조용히 봉합되는 듯했다.
물론 민주당 내에서도 반발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당장 비주류를 중심으로 "박 의원이 DJ 국장(國葬)을 거치면서 '유언정치'를 남용한다"는 반발이 나왔고, 권노갑 한화갑 한광옥 전 의원 등 동교동 가신그룹에서도 박 의원에 대해 못 마땅해 하는 목소리들이 나왔으나 "서거 이후 바로 갈등이 표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자제하는 분위기였을 뿐이다.
봉합되는 듯 하던 문제를 다시 부각시킨 것은 동교동 측근 그룹의 막내 격인 장성민 전 의원이었다. 지난 1일 장 전 의원은 DJ유언 내용에 대해 "믿을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리고 나섰다. 이날 라디오에 출연한 그는 "DJ는 정치인 중에 거짓말하는 사람을 제일 싫어했다. DJ의 유지를 이어가는 일에 사심이 개입돼선 안 된다"고 강펀치를 날린 데 이어 조선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도 "(박 의원이 전한 얘기는) DJ가 남긴 유언치고는 평소 정치철학과 생각에도 맞지 않는다"며 유언의 진위(眞僞)까지 문제 삼았다.
DJ유언을 둘러싼 측근들의 갈등은 민주당 정세균 대표 체제를 둘러싼 야권(野圈) 재편 움직임과 연결된 부분이 적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현재 박 의원은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서로 필요에 의해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있고, 그 연합전선이 동교동계와는 대척점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정 대표에 의해 복당(復黨) 순위에서 친노(親盧)세력보다도 밀린 정동영 의원이 최근 동교동계와의 관계 복원을 위해 접촉을 늘리면서 DJ유언을 둘러싼 논란은 민주당내에서는 DJ파와 노무현파 간에, 그리고 당내의 정세균 대표와 당외의 정동영 전 대표 간에 대규모 이합집산 움직임에 나비효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정동영 의원의 복당에 대해 친노세력과 손잡은 정 대표의 견제가 만만치 않은 만큼, 정 의원으로서는 친노와 정 대표 체제에 비판적인 동교동계와 손잡을 공산이 크다. 동교동계 역시 '정세균·박지원 및 친노세력' 연합구도의 진전 여부를 지켜보면서 당외의 정동영과 당내 중립세력이라 할 수 있는 손학규 등을 연결하는 큰 틀에서의 선택을 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장 전 의원이 "동교동계 민주화 선배들도 우려하고 있다. 지금 민주당으론 재집권이 어렵다. 정동영, 한화갑 등 모든 세력에게 당의 문호를 개방하고 경쟁해야 한다"고 정동영 의원을 염두에 둔 민감한 문제까지 건드리자, 동교동측에서 "장 전 의원의 발언 내용에는 동감하지만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 젊어서 분을 참지 못한 것 같다"는 논평을 한 것이나, 이에 대해 당사자인 박지원 의원이 "그런 일에 대꾸하고 싶지 않다"고 침묵모드로 전환한 것으로부터 그런 흐름을 충분히 읽어낼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시기적 문제일 뿐 내용상으로는 공감한다는 동교동계의 입장에서 더 큰 소요를 앞둔 정중동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지방선거를 전후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정세균, 정동영, 손학규 등 야권 주주(株主)들 간의 주도권 대결의 전초전이 DJ사후 유언의 진위 여부를 둘러싼 공방전일 것이다. DJ 유언을 놓고 표면화된 박지원 의원과 동교동 가신그룹 간의 진위여부 공방은 그 직전인 노무현 사후 친노세력의 신당추진설의 연장선상이라고도 해석될 수 있는 ‘B급 유훈정치의 추억’일 것이다.
노무현-DJ 등 구심점을 잃고 방황하는 야권 재편의 전주곡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그것은 정치권을 기웃거리는 논객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아주 평이한 관찰기록일 뿐이다. 북한이나 구소련, 중국 등 민심과 괴리된 채 신적인 존재에 의해 이끌려 다니는 집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B급 유훈정치를 민주당을 위시한 야권에서 본다는 것은 지극히 불유쾌한 경험이다.
배울 게 얼마나 많은데, 그런 후진적이고 피비린내 나는 좌파적 세습통치기법을 학습하고 있는 것인지, 그러고도 ‘자칭 진보 타칭 좌파’라는 말에는 게거품을 무는 것이 가능한지, 어떤 뇌파, 어떤 DNA가 그들을 그렇게 이끌어가는 것인지 그 요상하다 못해 요설 맞은 뇌구조 생리구조를 해부해보고 싶다.
출처 투데이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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