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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외국인들에 분풀이? 경제위기 후 강압수사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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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닷컴]개방적인 분위기 사라져 경미한 경제사범도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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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에만 가혹" 불만 사
프랑스인 기업가 에르베 자베르(Jaubert·53)는 얼마 전까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호화 잠수함을 만들어 팔던 사업가였다. 그러나 지금은 지명수배자다. 두바이 국영회사의 투자를 받아 운영하던 사업이 작년 경제위기 때 손실이 나자, 두바이 당국이 공금 횡령 혐의를 뒤집어씌웠다. 기소 위기에 몰린 그는 최근 야음(夜陰)을 틈타 해상 탈출을 감행해, 인도를 거쳐 처자식이 있는 미국 플로리다에 도착했다. 요즘은 '두바이 탈출기'란 책을 집필하고 있다.
그는 10일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결백을 주장하며, 두바이에서 몰래 녹음했다는 수사관들의 협박 음성을 공개했다. 이 녹음 내용에는 국가보안요원이라는 두바이 수사관들이 "우린 경찰이나 판사보다 위에 있다" "바늘을 코에 쑤셔넣고 후벼주겠다" "두바이는 프랑스가 아니다. 민주주의도 없다" "지하 300m 동굴에 가두겠다"고 소리치는 내용이 담겼다.
그의 결백 여부는 논외(論外)로 치더라도, 두바이에서 외국인을 겨냥한 표적 수사가 부쩍 늘어난 것만은 사실이다. 호황일 땐 전혀 문제 삼지 않던 경범죄나 경미한 경제사범에 대해 구속 수사를 고집하며 각종 가혹행위와 협박을 일삼고 있다는 증언이 잇따른다. 외국인 투자와 노동력 덕에 일군 경제 번영을 대대적으로 선전해온 두바이가 글로벌 경제한파에 휘청대자, 그 화풀이를 외국인들에게 쏟아내는 것이다.
원래 개방적인 이슬람 국가를 표방해온 두바이는 주변 아랍국들보다 음주(飮酒)나 여성들의 사회활동에 관대한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그러나 경제위기 이후 분위기가 삭막해지며 체포·투옥되는 외국인들이 급증한다. 불황의 여파 속에 수표 부도 등의 이유로 철창에 갇히는 외국인들도 증가하고 있다고, UAE 현지 영어신문인 더 내셔널은 지난 5일 보도했다.
두바이 당국에 억류된 외국인의 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각국 대사관들이 밝힌 자료를 종합하면 수천명으로 추정된다. 미국의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는 워싱턴포스트에 "그 수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두바이의 사법체계가 너무 불투명하고 변덕스러운 데다, 절차를 무시하는 일이 다반사란 점이다. 기소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개월 감금하는 것은 비일비재하고, 잠을 안 재우고 굶기고 협박하는 등의 강압수사가 판을 친다.
두바이 국영 부동산 개발사인 나킬이 발주한 대형 토목공사에 관여했던 호주인 2명은 지난 1월 사기 혐의로 체포됐지만, 지난달 정식 기소될 때까지 반년을 감옥에서 보냈다. 이 중 7주는 독방에 갇혔다. 그러나 정작 두바이 현지인들은 같은 혐의를 받더라도 투옥되는 일이 극히 드물다고 한다.
한창 경제가 잘 나갈 때 두바이는 상주인구의 90%, 민간 분야 노동력의 99%가 외국인일 정도로 외국인에 문호를 활짝 열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전엔 (범죄자마저) 두바이로 도망을 쳤지, 두바이에서 도망을 가진 않았다"며 "경제불황이 그런 흐름을 뒤집었다"고 보도했다
출처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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