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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성장 스토리'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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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현철 경제부 차장
입력 2019.02.27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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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현철 경제부 차장
지난 13일 1월 실업자 수가 19년 만에 최악이란 통계가 나오자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예정에 없던 경제
장관회의를 소집했다. 그날 대책은 공공기관 채용을 2000명 더 늘리는 게 골자였다. 며칠 후 작년 4분
기(10~12월) 소득 분배가 역대 최악이란 통계가 나오자 홍 부총리는 다시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정부 예산을 저소득층에게 더 풀겠다고 했다.
홍 부총리는 분주하지만, 국민의 갑갑한 마음은 풀리지 않는다. 장관들 모아 놓고 '정부 돈 써서 막겠
다'는 '정책 공식(公式)'을 읊조리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여당도 '소득 주도 성장'이란 빛바랜 구호가 옳
다는 말만 되뇌고 있다.
아베 일본 총리는 2013년 초 '아베노믹스'를 설명하려고 '세 화살' 비유를 꺼냈다. '세 화살' 고사는 일
본인이면 모를 리 없다. 16세기 일본 야마구치 지방의 영주였던 모리 모토나리가 세 아들에게 "화살 하
나는 두 개보다 부러지기 쉽지만, 화살 세 개가 모이면 쉽게 부러지지 않는다"는 말을 남겼다는 이야기
에서 비롯됐다. 과감한 금융 완화, 적극적 재정 풀기, 민간 투자를 끌어낼 성장 전략이란 3대 경제 전략
이 함께 가야 한다며 이런 비유를 꺼냈다. 무미건조했던 아베노믹스의 성장론은 세 화살 비유를 만나
국민의 관심을 끌어냈고, 성장 스토리로 발전할 수 있었다.
'공급 측 구조 개혁' 정책을 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4년 '새 두 마리' 이론을 꺼냈다. 이를 '등
롱환조 봉황열반(騰籠換鳥 鳳凰涅槃)'이라고 요약했는데, '새장을 비우고 새로운 새를 채워 넣는다(등
롱환조)'와 '봉황이 부활한다(봉황열반)'는 뜻이다. 낡은 산업을 혁신 산업으로 바꾸는 구조 개혁을 해
야만 저성장을 극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은 여기에 더해 인터넷 쇼핑, 공유 자전거, 모바일 결제,
고속철 등 '중국의 4대 신(新)발명품'이란 이야기를 만들어 혁신이 성장을 이끈다는 스토리를 입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3년 '1219 끝이 시작이다'란 책에서 "경제성장 전략 없이 국가를 책임질 순 없다.
보수 진영보다 더 뛰어난 경제성장 전략을 가지고 있어야 국가 경영을 맡을 수 있다"고 썼다. 그러나 1
년 8개월여 동안 경제를 이끌면서 성장 스토리는커녕 '일자리 참사' '분배 참사'란 결과를 낳았다.
'경제는 심리'라고 한다. 국민이 신명 나야 경제가 펄떡펄떡 뛴다는 얘기다. 정부는 '소득 주도 성장' 구
호 따위는 버려도 좋다는 생각으로 경제 활력을 되찾을 방법을 내야 한다. 일본의 소프트뱅크나 중국의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같이 혁신 기업이 커가는 모습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 구호가 아니
라 성장 스토리가 필요하다.
출처;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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