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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사설]안보·경제 위기에 4강·통상 外交 무너진 참담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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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국 사이에 끼인 지정학적 운명, 무역 의존도가 클 수밖에 없는 경제 현실을 감안하면 대한민국은 외교
(外交)에 국가 운명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4강국 및 통상을 담당하는 외교가 크게 흔들
리고 있다. ‘붕괴’라는 표현이 무리하지 않을 지경까지 왔다. 북한 핵 폐기는 요원하고, 통상 환경은 미·중
무역 전쟁 등으로 급격히 악화하는 상황에서 외교부는 존재감을 잃었고, 경제 외교의 최전선인 통상교섭
본부는 조직 공백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통상교섭본부 1급 고위공직자 4명 중 3명이 최근 떠났거나 사표를 제출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
정 의정서가 발효되긴 했지만 철강 수출 쿼터 축소 문제와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와 쿼터 축소,
중국의 한국산 반도체 반독점 조사 예고, 일본의 조선업 정부 지원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 현
안이 산더미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담당자까지 연말 사표를 냈다.
4강 외교의 허점은 더욱 참담하다.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의 임명으로 주중 대사는 공석이고, 우윤근 주
러시아 대사는 김태우 전 수사관이 폭로한 1000만 원 수수설로 검찰에 고발돼 있는 데다 내년 총선 출마
를 계획하고 있다. 현 정부 들어 외교부의 대미·대일 베테랑 외교관들을 적폐 취급하면서 인적 네트워크도
무너졌다. 미국과 방위비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고,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과 레이더 분쟁에서 보듯이 일
본과는 사상 최악이다. 일본 공관 근무 지원 외교관은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 이래선 국익도 안보도 지킬
수 없다.
출처;문화일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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