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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닷컴 사설] '법관 탄핵' 요구를 탄핵하라는 어느 판사의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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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입력 2018.11.24 03:08
울산지법 김태규 부장판사가 23일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 관련 판사들의 탄핵을 국회에 촉구한 전국법관
대표회의를 탄핵해야 한다는 글을 법원 내부 통신망에 올렸다. 지난 19일 '탄핵 촉구' 의결을 둘러싸고 법
원 내에선 사실관계도 명확지 않은 상황에서 법관대표회의가 국회를 끌어들여 사법 독립을 훼손했고, 논
의·의결 과정이 온당했느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판사 혼자만의 주장이 아니라 많은 판사가 공감하
는 문제라는 것이다. 김 판사는 "탄핵 (촉구) 의결은 내용, 절차, 성격 그 어느 것에서도 정당성을 갖지 못
하는 다분히 정치적인 행위"라고 했다.
판사 탄핵 촉구안은 법관대표회의가 열리기 불과 일주일 전에 몇몇 판사가 요구해 긴급 안건으로 채택됐
다. 일선 판사들의 의견 수렴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한다. 회의에서 두 시간 남짓 논의 끝에 표결이 진행
됐다. 일부 법관 대표는 소속 법원 판사 다수가 '탄핵 반대'라는 걸 파악했으면서도 개인적 소신이라며 탄
핵 찬성표를 던졌다고 한다. 그랬는데도 찬성(53표)과 반대·기권(52표)이 단 한 표 차이였다. 법관 대표들
이 의결한 바로 다음 날 여당은 "탄핵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처음부터 방향을 정해놓고 밀어붙였
을 수 있다. 김 판사는 "이를 두고 항간에는 '탄핵 거래'라는 표현도 나오고 있다"고 했다.
법관대표회의 의결 이후 이른바 '탄핵 대상 판사들'에 대한 인민재판식 창피 주기가 계속되고 있다. 법원
행정처 출신 판사 13명 이름이 그제 일부 언론에 공개됐다. 무슨 잘못을 했다는 것인지 사실관계도 불확
실하고, 징계받은 것도 아닌데 마치 범죄자인 양 취급당하고 있다. 사회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면 막아야
할 법원에서 더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출처 : 조선닷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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