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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닷컴 사설] 文 대통령 앞장선 규제혁신, 이 길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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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입력 2018.08.09 03:20
문재인 대통령이 은산(銀産)분리 규제 완화를 스타트로 적극적인 규제혁신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지분 소유 규제를 풀기로 한 데 이어 빅데이터 규제를 두 번째 타깃 삼아 현장
행보에 나선다고 한다. 규제혁신에 '올인'할 것이란 말이 청와대에서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휴가 복
귀 첫날 "경제 활력을 찾기 위한 실사구시적인 실천"을 주문했었다. 은산분리 규제완화 등에 반대했던
더불어민주당도 당론을 바꿔 8월 중 국회에서 규제완화 법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친(親)노동·반(反)기
업 국정 기조를 친기업 규제개혁 쪽으로 틀겠다는 것이다.
늦었지만 환영할 일이다. 지난 1년여 동안 세계 경제가 호황인데 우리만 성장률이 떨어지고 주력 산업
이 흔들리고 있다. 일자리 사정은 외환위기 후 최악이고, 자영업 경기와 서민경제는 차갑게 얼어붙었
다. 심각한 경제 현실 앞에서 문 대통령도 더 이상 반기업, 친노동만 고수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지금까지 정부의 경제운영은 수많은 선진국에서 입증된 확실한 성공 공식과 거꾸로 갔다. 규제를 풀고
기업 활력을 살리는 글로벌 모델과 반대로 세금으로 성장하고 일자리도 만든다는 역주행 노선을 달렸
다. 온 부처가 총동원돼 반기업 드라이브를 걸었다. 노동개혁은 없던 일로 제쳐 놓았고 기업의 비용 부
담을 늘려 경쟁력을 떨어트리는 식의 정책 자해(自害)가 한둘이 아니었다. 그런 경제 실험으로 1년여를
보낸 끝에 결국 규제혁신의 정공법으로 돌아온 셈이다. 이제라도 제대로 방향을 잡는다면 다행이다.
그러나 규제혁신은 어려운 일이다. 규제로 이득을 얻는 많은 기득권 세력이 있다. 문 대통령 지지층인
좌파세력에도 이런 기득권이 많이 있다. 당장 은산분리 완화를 놓고도 좌파들 사이에서 반대론이 나오
고 있다. 문 대통령은 스스로 인정했듯 같은 진영의 비판엔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규제혁신
의 어려운 길을 끝까지 갈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도 적지 않다.
문 대통령이 '실사구시'를 말하면서 또다시 운동권 출신들을 대거 청와대 비서실에 앉힌 것도 시장(市
場)에 헷갈리는 신호다. 이념형 참모들이 장악한 청와대가 규제혁신의 사령탑 역할을 할 수 있나. 경제
부총리의 삼성 방문에 '구걸' 논란을 일으키며 제동을 건 것도 청와대였다. 노동·시민단체 진영과 여당
내 일부 의원의 규제혁신 반발도 여전하다. 문 대통령이 지지 기반의 저항을 돌파하겠다는 확고한 의지
를 보여주지 못하면 규제혁신은 곧바로 좌초한다.
무엇보다 경제 현상에 자의적인 '정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과 같은 정치 논리가 그대로다. 검찰·공정위
를 비롯한 권력기관은 여전히 대기업 사정(司正)과 규제의 칼을 휘두르고 있다. 관료사회는 복지부동에
빠져 있다. 규제개혁과 혁신성장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의지가 국정 전체의 실용화로 이어졌으면 한다.
그때 우리 경제에도 새로운 기운이 돌기 시작할 것이다.
출처;조선닷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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