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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사막 뺨치는 유럽… 포르투갈 47도, 산타클로스 마을 32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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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파리=손진석 특파원
입력 2018.08.06 03:00
역대 유럽 최고기온 1도차 접근
스페인 중남부, 45도 넘나들어
4일(현지 시각) 포르투갈의 낮 최고 기온이 섭씨 47도까지 올라간 것을 비롯해 유럽 전체가 불볕더위에
시달렸다. 47도는 사하라사막의 한여름 기온이다. 포르투갈 국립해양대기연구소(IPMA)에 따르면, 이날
포르투갈 중부 도시 알베가의 최고 기온이 47도까지 오른 것을 비롯해 전국 96개 관측소 중 16곳에서
45도 이상의 폭염을 기록했다. 수도 리스본이 1981년 측정된 기존 최고 기온(43도)을 깨뜨리고 44도에
이르는 등 96개 관측소 중 26곳에서 이날 무더기로 역대 최고 기온 신기록을 작성했다.
스페인에서도 세비야, 후엘바, 코르도바 등 중남부 도시 대부분이 45도를 넘나드는 불볕더위를 겪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 기상 당국은 5일 일부 지역에서 최고 기온이 47~48도에 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
보했다. 48도는 1977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측정된 역대 유럽 최고 기온 기록이다. AP통신은 기상 전문
가들을 인용해 "스페인, 포르투갈의 기록적인 무더위는 아프리카에서 먼지를 잔뜩 머금은 채 밀려 올라
온 뜨겁고 거대한 공기 덩어리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4일(현지 시각) 핀란드 수도 헬싱키 식료품점에서 가족으로 보이는 어른과 아이가 냉장식품 판매대 옆
에 취침용 깔개를 펴고 누워 있다.
핀란드… 식료품점에서 피서 - 4일(현지 시각) 핀란드 수도 헬싱키 식료품점에서 가족으로 보이는 어
른과 아이가 냉장식품 판매대 옆에 취침용 깔개를 펴고 누워 있다. 주인은 동네 주민들에게 가게를 폭
염 쉼터로 제공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AP 연합뉴스
포르투갈·스페인뿐 아니라 폭염으로 유럽 전역이 몸살을 앓고 있다. 유럽 최북단 국가 노르웨이와 핀란
드는 7월부터 낮 최고 기온이 32도에 이르고 있다. 예년보다 10도가량 높은 기록적인 더위다. 산타클로
스 마을로 유명한 핀란드 북부 로바니에미에서는 사슴 떼가 더위를 식히려고 강물에 뛰어드는 광경이
벌어지고 있다. 노르웨이에서는 더위를 피하려는 순록 떼가 터널로 몰려들고 있어 경찰이 운전자들에
게 주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벨기에 브뤼셀에서는 도시교통공사(STIB) 소속 버스 기사들이 근무 중 반바지를 입지 못하게 한 규정을
고치지 않을 경우 치마를 입고 운전하겠다며 사측에 항의하고 나섰다. 대부분의 벨기에 버스에는 에어
컨이 없다. 독일 하노버에서는 불볕더위로 활주로가 갈라지고 뒤틀리는 바람에 비행기가 제때 이착륙
하지 못해 승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국영전력공사(EDF)가 론강 주변 원자력 발전소 두 곳의 원자로 가동을 중단시켰다. 기온
이 오른다고 해서 원전이 위험해지는 일은 없다. 다만 무더위로 발전 과정에서 사용하고 강물로 내보내
는 냉각수 온도가 지나치게 높아져 하천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가동을 중단시킨
것이다. EDF는 냉각수 온도가 28도를 넘으면 가동을 줄이는 규정을 갖추고 있다. 같은 이유로 스웨덴
과 독일의 원전도 가동을 줄이고 있다.
유럽 각지에서는 탈수 증세 등 온열(溫熱)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들로 병원이 넘쳐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영국 의회에는 2050년까지 매년 여름 38.5도에 달하는 더위가 계속될 경우 열사
병 등으로 매년 7000명이 사망할 우려가 있다는 전문가 그룹의 보고서가 최근 올라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지난달 23일부터 옮아 붙기 시작한 산불이 아직 완전히 진화되지 않고 있다.
4일까지 여의도 면적의 190배인 13만4000에이커(542㎢)가 불탔다. 주민과 소방관 등 6명이 숨졌고,
주택만 1000채 넘게 잿더미가 됐다. CNN은 "40도가 넘는 폭염 속에 뜨겁고 건조한 바람을 타고 불씨가
빨리 번졌다"며 "산불과 가뭄 피해로 레몬 등 캘리포니아산 농산물 가격이 폭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
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출처 :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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