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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제보방 관리자 ‘탈퇴’...직원연대 내부 균열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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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U 연대 제안 거부감...민주노총 등 외부단체 연계에도 온도 차
구성원들간 의견차 부각...갈등 해소 여부 주목
2018-06-08 11:38
이홍석 기자(redstone@dailian.co.kr)
KPU 연대 제안 거부감...민주노총 등 외부단체 연계에도 온도 차
구성원들간 의견차 부각...갈등 해소 여부 주목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오너 일가에 대한 제보가 이뤄진 대한항공 갑질 불법비리 제보방(단톡방) 관
리자가 활동을 중단하고 방을 나갔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KPU)와의 연대에 대해 이견을 보인 것이
원인으로 직원연대 내부의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대한항공 직원연대는 8일 박창진 공동대표 명의로 낸 공지글을 통해 “그간 직원연대 내에서 활동을 했
던 관리자님이 활동을 그만 두기로 결정했다”며 “직원연대의 구성원들이 간곡히 만류했지만 관리자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안타깝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단톡방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로 마련된 것으로 조 회장 일가에 대한 갑질을
폭로하고 제보하는 사랑방 역할을 했다. 각종 제보와 함께 촛불집회 등을 공지하며 직원들간 소통과 정
보 교류의 장이었다.
하지만 관리자가 돌연 방을 떠나면서 KPU와 민주노총 등과의 연대에 대한 거부감의 표현이라는 분석
이 나오고 있다. 직원연대 공동대표인 박창진 사무장은 7일 KPU와의 연대를 제의했고 촛불집회의 동력
을 살리기 위해 민주노총 등 외부단체와의 연대 이야기도 솔솔 나오는 상황이었다.
당초 단톡방에서는 외부세력뿐만 아니라 노조의 개입도 원천 봉쇄하는 등 직원들의 목소리가 왜곡되지
않게 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해 왔다. 하지만 당초 관리자의 의도와 달리 직원연대가 외부세력과 손을
잡으려는 시도에 대한 회의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관리자가 떠나면서 단톡방에는 관리자의 행방을 묻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으며 추가 이탈자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어디까지 커질지 주목되고 있다.
박창진 공동대표도 이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박 대표는 공지글에서 관리자가 활동을 그만두게 된 첫 번
째 이유로 7일에 직원연대 공동대표의 명의로 나간 사과성명서의 내용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관리자가 KPU에 사과할 뜻이 없다는 의견을 회의에서 여러 차례 했고 회의에 참석한 구성원은 이
의견을 존중해 직원연대의 이름으로 사과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관리자님은 ‘직원연대의 출범 초창기에 KPU를 폄훼했던 사실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드
립니다.’라는 문구가 관리자님이 사과한 것으로 비춰질 여지가 있어 자신의 뜻이 아님을 밝혔다”고 설
명했다.
박 대표는 “사과성명을 내는 것은 회의를 통해 같이 결정한 사항이지만 그 내용을 정할 때 관리자님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고 사전에 관리자님과 공유하지 못한 상황에서 공동대표의 이름으로 공개가 됐
다”며 “직원연대의 잘못”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제까지 직원연대 구성원들 사이에서 몇 가지 부분에서 의견 차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관리자가 처
음 제보방을 개설할 때 약속했던 노조와 정치, 외부 단체에 대한 이야기 금지는 꼭 지켜나가고 싶어 했
고 좀 더 천천히 내부의 힘을 키워나가자고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의견이 내부에서 의견이 충분히 존중 받지 못했다고 느끼면서 활동을 그만두게 된 주요
한 이유 중 하나로 작용했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이다.
박 대표는 “관리자님은 특히 단톡방에서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직원연대와 선을 긋고 연대를 하려 했었
고 그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며 “그 와중에 직원연대에서 의견 조율 없이 올린 사과문이 대화방에 있는
직원들에게 혼란을 가져오게 된 점 역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박 대표가 공지를 통해 상당히 완곡한 표현을 사용했지만 KPU와 민주노총 등과의 연대에 대해 관리자
와 직원연대간 의견 차가 있는 상황에서 사전에 충분히 의견 공유와 조율 과정을 거치지 못한 채 연대
제안이 나오면서 불협화음이 커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러한 불협화음에 배경에는 직원연대의 초조감이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직원연대가
지난달 4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 퇴진을 요구하며 개최한 첫 촛불집회 참가자는 약 500명(이하
경찰 추산)이었으나 지난달 26일 4차 촛불집회 참가자는 약 300명으로 집회신고 인원 500명에도 못 미
치며 참여도가 높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지난달 매주 총 4차례 열렸던 집회는 마지막이었던 26일 4차 집회 이후 후속 일정을 잡지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촛불집회 대신 갑질근절 게릴라 캠페인으로 전환하긴 했지만 이마저도 촛불집회
참여도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집회의 동력과 관심을 높이기 위해서 노조와 외부단체와의 연대를 추진했고 이 과정
에서 외부단체 개입을 철저히 금기시했던 초창기 구성원들과의 갈등이 불거질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
다.
한편 대한항공 조종사노조(KPU)는 8일 오후 5시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필수공익사업장 지정
해지 및 조씨 일가와 현 경영층 퇴진을 위한 집회’를 진행할 계획이어서 연대를 제안한 직원연대의 참
여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데일리안 = 이홍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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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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