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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닷컴 사설] 입시 정책 혼란 경솔, 학생 학부모 어떡하란 말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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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4.03 03:18
교육부 차관이 주요 대학 입학처장에게 전화해 고2 학생들이 치르는 2020년 대입에서 정시 모집을 확대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지난 10여년간 수시 모집은 확대하고 정시는 줄여왔다. 학교 교육과정도 이에 맞춰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교육부에서 정반대 지시를 한 것이다. 대학에 자율권을 준다던 교육부가 전화로 중대한 입시제도를 바꾸도록 한 것 자체가 부적절했다. 정부 예산 지원을 받아야 하는 대학은 교육부 지침을 따를 수밖에 없다. 당장 연세대가 정시 비율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문제는 교육부의 이번 조치로 교육부가 그간 말해 왔던 '입시 3년 예고제'가 무너졌다는 점이다. 교육 당국은 입시가 갑자기 바뀌어 학생들이 피해 보는 일이 없도록 입시를 개편하더라도 3년 이상 시간을 두고 하겠다고 해왔다. 현행법에도 입학 전형은 입시 2년 6개월 전(고1학년 8월)까지 발표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정시를 늘리는 입시 전형의 큰 틀을 해당자들이 고2가 돼서야 내놓은 것이다. 수시 전형에 주력해 왔던 학생들에겐 혼란과 불안이 불가피하다.
지난 몇년간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등이 확대되면서 입시 공정성을 문제 삼는 불만이 많았다. '정시 확대'를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에도 8만4000명이 동의했다. 지방선거를 앞둔 정부가 이런 여론에 놀라 대학을 압박해 갑자기 제도를 바꾸려 한 것 아닌가. 이렇게 되면 현 고2, 고1, 중3 학생들은 매년 다른 입시를 치를 가능성이 커졌다. 오는 8월 교육부는 현 중3에게 적용될 2022학년 입시안을 최종 발표한다. 이때 수능·내신의 절대평가화 방침이 논의될 것이다. 수능이 절대평가로 되면 대학들은 변별력이 떨어져 정시 모집을 줄일 것이다. 현 고2에게 적용될 정시 확대와는 정반대가 된다. 가운데 끼인 2021년 입시는 정시 확대가 될지, 정시 축소가 될지 아무도 감(感)을 못 잡는다. 입시에서 누구나 만족할 정책과 제도를 만들기는 쉽지 않다. 그렇더라도 정책의 일관성, 예측 가능성은 유지해야 한다. 이 정부의 입시도 점점 미로(迷路)로 빠져들고 있다.
출처 ;조선닷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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