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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디 암살', 음모론의 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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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석 논설위원
입력 : 2017.10.28 03:06 | 수정 : 2017.10.28 07:58
'케 大統領(대통령) 急逝(급서), 全世界(전세계)에 큰 衝擊(충격).' 1963년 케네디 미국 대통령 암살을 보도한 조선일보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미국의 꿈은 죽었다. 방방곡곡에서 비탄의 통곡'이라는 제목도 보인다. 46세 젊은 대통령을 비명에 보낸 미국인들의 슬픔 못지않게 세계 최강대국 대통령이 암살됐다는 뉴스는 우리에게도 충격이었다. 케네디는 미국의 '젊음'과 '꿈'을 상징하는 인물이었다.
▶케네디 암살은 그 자체로 희대의 뉴스였을 뿐 아니라 그후에도 두고두고 긴 꼬리를 남겼다. 50년이 더 흘렀지만 아직도 의혹과 음모론이 넘쳐난다. 마피아 배후설, 미국 중앙정보국(CIA), 미국 연방수사국(FBI),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소련 정보기관 KGB, 유태인 금융 자본, 린든 B 존슨 부통령 관련설…. 그동안 등장한 음모론이 100가지쯤 된다고 한다. 심지어 외계인이 배후라는 주장까지 있다.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이 어제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 관련 문서 2891건을 새로 공개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범인 오즈월드가 암살 사건 두 달 전 KGB 요원과 통화했다는 사실이다. 멕시코 주재 소련 대사관의 영사 신분이던 KGB 요원의 전화를 도청한 CIA의 기록이다. 공개된 문건 중에는 'KGB가 존슨 부통령이 암살 배후라는 자료를 갖고 있다'는 미확인 첩보도 있다. 암살 사건 25분 전에 영국의 한 신문사로 "무언가 큰일이 미국에서 벌어질 것"이라는 미스터리한 전화가 걸려왔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공개된 가짓수는 많은데 시원하게 '이거다' 싶을 만큼 결정적인 것인지는 의문이다.
▶게다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기록 공개 막판에 주요 문서 수백 건에 대해서는 비공개를 결정했다. 기밀 해제된 문서 가운데 완전히 새로 공개된 것은 53건뿐이고 나머지는 이전에 일부라도 공개된 적이 있는 문서라고 미국 뉴욕타임스지는 분석했다. 뭔가 더 있을 것 같다는 의혹을 잠재우긴 어려워 보인다.
▶케네디는 미국의 주류인 백인·앵글로색슨·프로테스탄트를 뜻하는 '와스프(WASP·White Anglo-saxon Protestant) 출신이 아닌 첫 번째 대통령이었다. 아일랜드계였고, 가톨릭 신자였다. 여성과 흑인의 대통령이라는 말을 들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국가가 나에게 무엇을 해줄 것인가 묻지 말고, 내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물으라"고 했다. 54년 전 암살의 진실을 찾는 북새통에 대해서는 무슨 말을 하고 싶을까.
출처;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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