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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에만 없는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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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기 사회정책부 기자
입력 : 2017.10.18 03:14
홍준기 사회정책부 기자
"자가용 항공기란 말 대신 비즈니스 제트(Business Jet)나 비즈니스 항공기라고 써주면 좋겠어요."
얼마 전 김포공항에 있는 비즈니스 항공기 전용 터미널인 비즈니스항공센터(SGBAC)와 관련된 취재를 할 때 한국공항공사 담당자로부터 들은 말이다. '자가용 항공기'가 '개인·기업 등이 주로 소유하고 이용하는 항공기'라는 뜻을 좀 더 쉽게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이 관계자는 "국민 정서상 자가용 항공기라고 하면 '왜 공기업이 보통 국민은 이용하지 못하는 시설을 운영하느냐'는 말이 나올 것 같다"며 걱정했다.
지난해 6월부터 올해 8월까지 SGBAC 이용률은 53% 수준이다. 편리한 동선과 프라이버시 보호 등 장점이 있는데도 비즈니스 항공기로 한국을 찾는 해외 유명 연예인이나 사업가 등의 절반 정도만 SGBAC를 이용한 것이다. 김포공항을 오가는 비즈니스 항공기는 2013년 918편에서 작년 1753편으로 크게 늘었다. 이 때문에 국토교통부 등 정부 내에서도 "한국공항공사가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정작 한국공항공사는 국내외 홍보를 강화해 시설 활용도를 높이기보다 '국민 정서'를 우려해 눈치를 보는 것이다.
내년에 문을 여는 인천공항 2터미널에 퍼스트·비즈니스 승객을 위한 비즈니스 패스트트랙을 운용하는 사업도 '국민 정서'에 가로막혀 있다. 이번엔 국토부가 일반 국민과 위화감 조성 등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2터미널에는 비즈니스 패스트트랙이 만들어져 있지만 사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천공항 1터미널의 경우 10여년 전에도 비즈니스 패스트트랙 설치가 추진됐지만 여태 실행되지 못하고 있다.
국제선 여객 기준으로 세계 20위권 공항 중 인천공항(2016년 7위)만 유일하게 공항 내에 비즈니스 패스트트랙이 없다. 2017년 스카이트랙스 항공사 순위에서 아시아나항공은 20위, 대한항공은 34위에 올랐다. 항공업계에선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국적사들의 '기지' 역할을 하는 국내 공항에 비즈니스 패스트트랙이 없다 보니 입·출국 수속 편의(便宜)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소위 '차별화된 서비스' 도입은 누군가에게 특혜를 주고, 누군가를 차별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국내 항공 서비스 수준을 높이고 다양화하는 동시에 여기서 나온 이득을 다른 이용객들에게도 돌아가게 하자는 취지다. 예를 들어 비즈니스 패스트트랙 이용자에게 해외 공항처럼 5000원가량의 별도 요금을 받아서 이를 장애인·노약자를 위한 전동 카트 서비스 도입 등에 쓸 수 있다. SGBAC를 통해 공항 수익이 늘면 일반 이용객들을 위한 터미널 시설 개선 등에도 투자할 수 있다. 공기업이 운영하는 코레일 KTX 등에 '특실'이 있는 것처럼 비즈니스 패스트트랙 등을 고객 요구에 맞추는 다양한 서비스 제공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가 됐다.
출처 :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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