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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核에 심드렁했던 시민들 "주변 대피소 위치 처음 찾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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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림 여론조사전문기자 이준우 기자 양승주 기자
입력 : 2017.09.09 03:02 | 수정 : 2017.09.09 06:22
[달라진 북핵 인식]
6차 핵실험 이후 강경론 커지고 불안감도 확산
"북한 핵실험, 한반도 평화에 위협적" 모든 연령대서 70% 넘어
"北이 전쟁 일으킬 가능성 있다" 진보성향 20대가 42%로 최고
"북한의 핵위협 피부로 느껴… 한반도 초토화 될까 위기감"
"北지원 끊고 완전히 고립시켜야… 우리를 지키려면 결국 핵 필요"
與의원 "지역구에 내려가면 사드·전술핵 문의 빗발쳐 진땀"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우리 국민들이 느끼는 북핵 위협의 강도가 과거와 달라지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잇따르고 위협이 현실화되면서 고연령층이나 보수층뿐 아니라 그동안
상대적으로 북한에 포용적이거나 관심이 덜했던 20~30대와 진보층에도 대북 강경 여론이 퍼지고 있
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8일 "여러 달 동안 북한 도발과 위기에 관한 뉴스가 전해지고, 북한 김정은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스타일까지 겹쳐지며 국민 인식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심드렁하던 국민 바꾼 6차 핵실험
북·미 간에 말 폭탄이 오가던 지난달 초까지 국민 대다수는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미국 로스앤젤레
스타임스(LAT)는 지난달 이런 분위기를 "놀라울 정도로 심드렁한(surprisingly blase) 한국인들"이란 말
로 전했다. 그러나 6차 핵실험 후 북핵 위협을 피부로 느낀다는 국민이 늘어났다. 경남 창원시의 초등
학
교 교사 김혜란(34)씨는 "생전 처음 집 주변 대피장소를 인터넷으로 찾아봤다"며 "이번 핵실험으로 핵
무기 완성 단계에 이른 것 같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경기도 수원에서 음식점을 하는 김영성(48)씨는
"손님들이 '진짜 전쟁 나는 것 아니냐'고 많이 얘기한다"며 "북한이 핵실험을 계속하니 '한반도가 초토
화
될 수도 있겠다'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가희(25)씨는 "대북 지원을 끊는 것은 당연하고 북
한을 완전 고립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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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서울역 안 TV 앞에 모인 시민들이 북한의 6차 핵실험 소식을 전하는 뉴스를 보고 있다. 8일
갤
럽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후 우리 국민의 북핵 위기감이 고조되고 강경론에 대한 찬성 비
율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일 서울역 안 TV 앞에 모인 시민들이 북한의 6차 핵실험 소식을 전하는 뉴스를 보고 있다. 8일
갤
럽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후 우리 국민의 북핵 위기감이 고조되고 강경론에 대한 찬성 비
율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김연정 객원기자
위기감과 함께 높아진 것이 핵 보유가 필요하다는 인식이다. 회계사 김상일(32)씨는 "사드를 배치했지
만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우리를 방어하는 가장 좋은 수단은 핵무기"라고 말했다. 대구광역시 자영업자
정동국(43)씨는 "북한이 '배 째라'식인 것은 핵이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를 지키려면 결국 핵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취업 준비생 김규범(28)씨는 "한시적 전술핵 배치 등을 카드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고
말했다.
대북 선제공격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대학원생 이민주(28)씨는 "북핵을 성공적으로 없앨 수만
있다면 선제공격도 필요하다"고 했다. 대학생 김여솔(24)씨도 "북한의 요구를 들어줄 단계는 지난 것
같
고 무력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경기 고양시의 주부 장영선(34)씨는 "선제공격은 우리에게도
위험할 것 같아 반대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신재규(25)씨도 "대북 선제공격은 전쟁으로 이어져 남·북
한이 모두 죽는 길"이라고 말했다.
◇20~30대 '대북 위협 인식' 상승
이런 분위기는 여론조사 수치로도 나타난다. 이날 발표된 갤럽 조사에서는 연령·이념층을 가리지 않고
북핵 위기감을 느끼며 강경론에 찬성한다는 여론이 높아졌다. 북한의 6차 핵실험이 '한반도 평화에 위
협적'이란 응답은 20대 77%, 30대 70%, 40대 74%, 50대 74%, 60대 이상 82% 등 모든 연령층에서
70%를 넘었다. 특히 북한의 4차 핵실험 직후인 지난해 1월 갤럽 조사와 비교하면 20대(62→77%)와
30대(53→70%)에서도 북핵이 위협적이란 인식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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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모든 대북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강경론에 '찬성한
다'(65%)는 응답도 갤럽의 2013년 이후 조사에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견해는 보수층 82%, 중도
층 65%, 진보층 52% 등 각 이념층에서 모두 다수를 차지했다. '북한이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
다'란
응답은 37%로 절반에 못 미쳤지만, 진보 성향이 강한 20대에서는 42%로 모든 연령층 중 가장 높았다.
다음은 60대 이상(40%), 50대(37%), 40대(33%), 30대(31%) 등이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6차 핵
실험 이후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은 것으로 보는 국민이 많아져 대북 강경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했다.
◇국회에도 안보 대책 요구 쏟아져
달라진 인식은 국회에 대한 안보 대책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의 한 충청권 의원은 "지역구에 내
려가면 사드, 전술핵에 대해 묻는 사람들이 많아 진땀을 빼고 있다"고 말했다. 한 수도권 의원은 "북한
의 계속되는 도발로 국민들이 불안해지니, 핵무장 등 더 높은 자위력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
아진 것 같다"고 했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자유한국당 이철우 최고위원은 "지역 주민들이 과거와는 다
르게 북핵에 대한 불안감을 크게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은 "전술핵 재배치 등
에 대해 국회가 더 강력히 얘기해서 북한을 압박해 달라는 분이 많이 있다. 국회가 국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북한에 대해 상대적으로 포용적 입장이던 민주당 의원들도 연일 '비보도'를 전제로 전술핵 도입 검토
의
견을 기자들에게 말하고 있다. "이제는 북핵 문제를 과거처럼 다루면 안 된다는 여론이 많다" "우리도
이제 핵을 가져야 한다고 국민들께 솔직히 얘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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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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