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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의 ‘집단 히스테리’ 증상을 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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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용우 칼럼] 이성은 마비되고 감성에만 휩쓸리는 집단주의가 나라 망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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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라는 짐승은 사냥꾼의 총소리에 혼비백산해서 맹렬히 달아나다가도 갑자기 우뚝 우뚝 서서 두리번거리는 버릇이 있다고 한다.
자신이 지금 왜 뛰고 있는 건지 그 ‘까닭)’(원인)을 깜빡 잊어버릴 만큼 기억력이 나쁘기 때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살로 생을 마감한 순간부터 검은 돈을 챙긴 ‘죄인’에서 갑자기‘영웅’으로 백팔십도 이미지개선을 하는 이적을 행한 순교자(?)처럼 변모했다. 그의 죽음을 슬퍼하는 500만의 애도의 물결하며, 장례이후 그의 자살을 현 정부와 검찰의 압박수사 탓으로 몰고 가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공식사과까지 요구하는 친노 세력들의 줄기찬 압력행사를 보면서 우리 국민은 이성적인 판단력과는 거리가 멀고 뜨거운 감성에만 휩쓸리는 민족성을 가진 국민임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 사람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대통령 재임중 6백40만 달러나 되는 거액의 검은 돈을 받은 뇌물수수행위에 대해서는 노루정신처럼 까맣게 잊고 그의 죽음이 검찰의 표적수사와 현 정권의 ‘정치적 압박’ 때문으로 몰아붙이며 제2의 촛불시위를 시도했다. 그들은 법질서를 근간부터 부정하려드는 자세로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주의주장과 논리가 맞는다면 그럼 나라의 법은 대체 무엇에 쓰려고 존재하는지 묻고 싶다.
일반 공무원들은 단돈 100만원의 뇌물만 받아도 파면당하고 형사처벌을 면치 못하게 되는 데 공무원의 최고 우두머리인 대통령은 수백만 달러의 거액뇌물을 받았어도 이를 눈감아주자는 말인가. ‘노사모’들에게 거듭 묻는다. 결국 거물급에는 고무줄 법망을 쓰고 힘없는 무기력한 잔챙이급에는 강철 법망을 쓰자는 것이나 같은 말인데 그것은 ‘법은 만민 앞에 평등하다’는 민주주의의 정신을 정면으로 거부하자는 것이 아닌가.
또 하나의 말도 안 되는 어불성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사과해야 한다는 요구다. 이 요구에는 정세균 한나라당 대표, 강기갑 민노당 대표등 야당은 물론, 시민단체와 일단의 대학교수들까지 한 목소리를 내고있다. 전직 대통령의 자살을 ‘국면전환용’으로,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야당의 속셈은 이해할만 하다. 하지만 대학교수들까지 이러한 억지 요구에 동참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이들이 과연 양심적인 지식인이 맞는지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자살’이란 말 자체가 말해주듯 어디까지나 한 개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행위이다. 절대로 타인이 개입할 수없는 자해행위인 것이다. 심리학적 분석에 따르면 자살에는 1.‘절망적 현실로 부터의 도피수단으로서의 자살, 2.심리적 고통의 출구로서의 자살, 3.수치심을 못 이긴 데서 빚어진 자살, 4.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자살, 5.우울증으로 인한 자살, 6.염세주의 자살 등으로 크게 분류된다고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은 이중 1, 2, 3번의 경우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개연성이 크다고 보면 무리가 없을 것이다.
자신의 결백을 주장한 이후에도 미국의 아파트 구매와 관련된 새로운 의혹이 불거진 것을 비롯해서 권양숙 여사에 대한 검찰의 재소환 움직임,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과 정상문 전 청와대 비서관, 이광재 민주당 의원 등 심복들이 줄줄이 구속을 면키 어렵게 됐다는 심리적 압박감이 작용했을 것이고, 무엇보다도 명예와 권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추락해버린 현실상황에서 내 한몸 던지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현실로부터의 도피수단으로 극한선택을 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한 관측이다.
문제는 전직 대통령의 자살을 놓고 필요이상으로 과잉해석을 농단함으로써 의도적으로 사회혼란의 분위기를 부채질 하고 있는 일부 불손한 정치인, 시민단체, 대학교수, 종교 세력들의 철면피한 작태다. 이들의 마각은 지난 10일 야당과 좌파단체들이 주도한 6.10 범국민대회장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에 대한 책임일 따지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를 필두로 4대강 살리기공사 중단, 강남 ‘부자정책’의 중단 등 좌파근성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동시에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새총과 염산병까지 난무하고 경찰을 포위한 채 마구 구타하는 등 무정부상태를 빚어 도시치안이 마비됐었다. 이들은 100일만에 간신히 꺼진 ‘촛불시위’의 불꽃을 다시 재점화하려는 기세가 분명했다. 이들은 한 마디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이 현 정부를 뒤엎는 절호의 찬스로 몰고 가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반헌법 반법치주의 작태가 아닐 수 없다. 우리 사회가 선진국의 문턱에서 한 발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이유는 일부 시민과 단체들의 무분별한 동조현상 때문이다. 즉 개인의 의사가 다수의 의사속에 매몰되는 현상을 말한다.
다수의 집단히스테리적 행동에 개인의 의사는 맥을 못 쓰고 휩쓸려 버리는 벌떼속성 아래서는 민주주의가 꽃을 피우기도 정상적인 국가발전 역시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다. 거액뇌물 죄인이 하루 아침에 영웅으로 변해 다수국민의 애도의 물결을 일궈내는 것도 그런 동조현상 때문인 것이다.
http://newsandpeople.com
ㅁ 시사문제연구소 고문, 전 경향신문 논설실장
출처 인사이더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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