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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와 국민의당 앞에 놓인 '2중대'와 '제3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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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8.04 03:18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3일 8·27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안 전 대표는 "국민의당이 무너지면 거대 양당의 기득권 정치는 빠르게 부활할 것"이라며 "북핵과 미사일 위기, 부동산 폭등, 불안정한 에너지 정책 같은 문제를 두고는 분명히 야당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안 전 대표는 대선 실패와 제보 조작 사건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본인은 제보 조작 사건에서 무혐의가 됐으나 그 측근은 줄줄이 구속돼 있다. 자숙 시간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민의당 의원 13명이 어제 출마 재고 요구 성명을 낸 것도 그 때문이다. 일부 탈당 움직임도 있다.
그러나 지금 국민의당은 안 전 대표가 대표가 되느냐 마느냐 하는 차원을 넘는 존폐 기로에 봉착해 있다. 지난 총선·대선에서 양 극단 세력에 염증을 느낀 많은 사람이 국민의당과 안 전 대표에게 지지를 보냈다. 그런데 요즘 국민의당은 겉은 야당이고 속은 여당이란 느낌을 주고 있다. 일관된 노선이나 명분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인사청문회, 추경(追更), 공무원 증원 등 중요 사안마다 처음엔 요란하게 반대하더니 끝에 가서는 뒤로 슬그머니 여당에 협조하는 일이 반복됐다. 다른 야당과 공조를 깬 것도 번번이 국민의당이었다. '민주당 2중대'라고 해도 틀리는 말이라 하기 어렵다.
국민의당이 이러는 것은 지역 기반이 철저히 호남이기 때문이다. 호남 지역 지지는 집권한 민주당으로 넘어가고 있다 한다. 이 위기에서 새 활로를 찾지 못하면 국민의당은 지속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안 전 대표든, 누구든 국민 앞에 국민의당이 무엇을 위해 왜 존재하는지를 분명히 보여주지 못하면 내년 지방선거를 넘기기 쉽지 않을 것이다.
'신보수' '제3의 길'을 기치로 내건 바른정당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자유한국당과 허망한 보수 적통 경쟁을 하기보다는 존재 이유를 성찰해야 한다..
출처 : 조선닷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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